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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는 LG의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끝났지만, 야구 국가 대항전은 끝나지 않았다.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상당 기간 열리지 못했지만, 올해 다시 열렸다. 

이 대회는 대회 참가 연령을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차 이후로 제한하고 있다. 프로야구 리그가 있는 아시아 지역 4개국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함께 도모하려는 대회 취지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야구 국가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수를 구성해 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야구 국가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은 지난 가을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멤버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그동안의 국제경기에서 부진했던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기 위해 일부 와일드카드 선수들을 제외하고 출전 선수 연령을 스스로 제한했고 대회 중 리그 중단도 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국가 대표팀은 역대 아시안게임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와 첫 경기 패배의 충격을 이겨내고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향후 야구 국가 대표팀의 세대교체 성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가능하게 했고 젊은 선수들이 보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실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활약했던 선수 다수는 리그에 복귀한 이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젊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쟁하는 2023 아시안 프로야구 챔피언십


이번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은 아시안 게임 멤버들이 대부분 포함돼 팀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고, 아시안게임보다 훨씬 더 강한 전력의 대만, 일본 야구 대표팀과 대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대표팀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 나서는 대표팀은 완벽한 전력이라 할 수 없다.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던 LG와 KT 선수들이 리그 일정이 늦어지면서 함께 할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 멤버였던 내야수 문보경과 외야수 강백호 불펜 투수 박영현 등이 포함될 수 없었다. 이들은 모두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었다. 

대신 대표팀은 그들을 대신해 KIA 내야수 김도영, 롯데 나승엽과 한화 외야수 문현빈, 투수로는 KIA 정해영과 이의리, 롯데 최준용, SSG 오원석, 두산 최성용, NC 신민혁 등이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 역시 모두 젊은 선수들로 이번 대회는 대표팀의 뎁스를 더 넓힐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도 시험하는 대회라 할 수 있다. 

이런 대표팀의 첫 상대는 호주였다. 호주는 올해 초 열린 야구 A매치라 할 수 있는 WBC 1라운드에서 대표팀에 아픈 패배를 안긴 팀이다. 대표팀과 호주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경기 후반 결정적인 홈런포가 호주에서 나오면서 경기 승패를 엇갈리게 했다. 이 패배 후 대표팀은 일본전에서 완패했고 조 2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호주전 패배는 그동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팀에 당한 패배라는 점에서 큰 충격이었고 우리 프로야구 수준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게 할 정도였다. 결국, 호주전 패배는 대표팀의 세대교체 필요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2023 APBC에 출전하는 대표팀으로서는 선수 구성에 차이가 있지만, 다시 이번 시즌 두 번째 만나는 호주전 승리로 전력의 우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호주는 지난 WBC와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았다. WBC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고 경기력 또한 대표팀에 밀리지 않았다. 타자들은 언제든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힘이 있어 대표팀 투수들이 보다 조심스러운 투구를 해야 했고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은 빠르게 교체하는 마운드 운영은 대표팀 타자들의 호주 마운드 공략을 까다롭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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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 이어 역시 만만치 않았던 첫 경기 상대 호주 


경기 시작은 매끄럽지 않았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문동주는 지난 아시안게임 결승전 등판 이후 긴 경기 공백이 있었다. 힘은 남아 있지만, 제구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1회 초 문동주는 폭투로 주자 진루를 허용했고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했다. 대표팀의 구상은 문동주가 가능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었지만, 그 구상이 흔들릴 수 있었다.

다행히 문동주는 이후 컨디션을 회복했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아시안게임 가장 강한 상대였던 대만전에서 2번의 선발 등판을 하며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문동주는 1회 흔들림이 있었지만, 1선발 투수 다운 모습을 회복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대표팀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많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 과정에는 상대 내야수의 잇따른 실책으로 인한 공짜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득점에 필요한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2회 말 1득점으로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이후 잔루만을 계속 쌓아가는 대표팀 타선이었다. 같은 동점이었지만, 대표팀이 훨씬 더 답답한 경기 흐름이었다. 마치 지난 WBC 호주전의 재현 같았다. 

득점 기회를 수차례 놓치면서 쌓여가는 우려는 6회 초 결과로 나타났다. 대표팀은 투구 수 80개를 넘긴 문동주를 6회 초 수비에서도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가 매일 열리는 대회 일정상 1차전 선발 등판 이후 대회에서 더는 선발 등판이 어려운 문동주를 가능한 더 길게 가져가려는 전략이었다. 대표팀은 문동주가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주길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문동주는 첫 타자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6회를 다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다소 아쉬운 교체 타이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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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표팀은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역전의 희망을 계속 유지했다. 이에 맞선 호주는 한 템포 빠른 투구 교체로 대표팀의 공격 흐름을 잘 끊어가며 1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뭔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마음이 선수단 내에 가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답답함은 8회 말 동점으로 조금은 덜어질 수 있었다. 대표팀은 김도영의 2루타 출루 이후 후속 타자들의  거듭된 범타로 또다시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 보였지만, 김주원의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2 : 2 동점에 성공했다.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동점이었다. 

이후 경기는 9회 초 말 무득점과 함께 대회 규정대로 연장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 승부치기는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진행되도록 하고 있다. 대표팀은 10회 무사 1, 2루 수비를 먼저 했다. 여기서 대표팀에 큰 행운이 찾아왔다.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투구를 했던 정해영은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후속 타자의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3루수 쪽으로 향했다. 

이 타구는 김도영의 몸을 맞고 떨어졌고 이는 3루와 2루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연결됐다. 그대로 잡았다면 2사 1, 2루의 위기가 지속될 수 있었지만, 타구를 잡지 못한 게 최상의 결과가 됐다. 

 

 




치열한 접전의 끝 짜릿한 연장 승부치기 승 


경기 후반 대표팀으로 향하는 행운의 기운은 10회 말 그대로 이어졌다. 10회 말 승부치기에 나선 대표팀은 무사 1, 2루 상황에서 대표팀에서 가장 타격감이 뛰어난 4번 타자 노시환이 타석에 설 수 있었다. 대표팀으로서는 1점이 필요한 작전보다는 4번 타자의 클러치 능력을 믿었고 노시환은 KBO 리그 타점왕 답게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렇게 치열했던 승부는 대표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내용은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득점 기회가 있었고 보다 여유 있는 경기도 가능했다. 하지만 필요한 한방이 아쉬웠고 타순의 연결도 매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도 마운드와 수비가 흔들리지 않았다. 수차례 실책과 어설픈 수비로 위기를 자초한 호주와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다만, 타자들이 낯선 투수들의 공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세심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상대할 일본, 대만전 투수들이 더 수준 높은 공을 던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기에서 타선의 분전이 있어야 할 대표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쉬움에도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은 소중한 승리의 경험을 더 쌓았다. 앞으로 있을 일본, 대만전에서 부담을 덜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자칫 이번에도 패했다면 앞으로 야구 국가대항전 호주전 징크스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사진 : KBO,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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