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꽃 같았던 양준혁 선수의 은퇴경기가 있었던 일요일, 한 레전드는 그의 야구인생을 마무리 했지만 롯데는 또 다른 시즌은 포스트 시즌을 준비를 위한 경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4강 확정 이후 포스트 시즌 대비체제로 들어선 롯데는 주전들의 체력안배와 최고의 선수 구성을 위한 시도를 거듭했고 한화전에서 그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났습니다.
일요일 경기, 7 : 1 대승도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주말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 컨디션이 상승세 있음을 확인한 것이 더 큰 수확이었습니다. 팀의 중심을 이루는 조성환, 이대호 선수가 부상을 안고 뛰는 와중에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고 강민호 선수 역시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력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타격은 짜임새가 더 좋아졌고 더 많은 공격 옵션을 더하면서 다양성을 더했습니다. 시즌 중 잘 사용하지 않았던 보내기 번트와 치고 달리기 같은 작전 수행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단조로운 득점 루트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롯데 타선에 있어 부족한 2% 였던 기동력도 김주찬 선수와 함께 전준우, 황재균 선수 등이 가세하면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김주찬 선수는 도루를 차곡차곡 쌓아서 도루왕에 한 층 더 다가섰고 황재균 선수 역시 타격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팀 기동력에 가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준우 선수는 20-20 클럽 가입을 노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홍성흔 선수가 그 페이스를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복귀 후 타구에 제대로 힘을 실지 못하면서 긴 공백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되었지만 점차 중심에 맞는 타구를 계속 양산하면서 감각을 회복시켰고 일요일 경기에서는 안타를 기록하면서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롯데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포스트 시즌 경험을 가지고 있는 홍성흔 선수의 존재는 그가 건강하게 라인업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 된 타격은 물론이고 그의 활기찬 플레이와 포스트 시즌 노하우는 눈에 보이는 전력과 함께 팀 사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런 홍성흔 선수가 다시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은 주말 한화전의 큰 성과였습니다.
이 외에도 주전들을 뒷받침할 선수들의 활약도 포스트 시즌 전망을 밝혀주었습니다. 주말 경기에서 전천후 내야수로 경기에 임한 문규현 선수는 수 차례 호수비로 믿을만한 내야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이대호 선수의 3루수 기용을 천명한 로이스터 감독의 구상이 실현된다면서 문규현 선수는 백업 내야수로 포스트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규현 선수가 좋은 수비를 계속 한다면 수비 강화가 필요한 경기 후반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외야를 오간 정보명 선수의 재 발견도 큰 수확입니다. 날카로운 타격이 살아난 것도 긍정적이지만 수비가 약하다는 약점을 무색하게 한 안정된 수비는 팀의 선수 기용폭을 넓힐수 있게 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타격 부진으로 고심하던 이승화 선수까지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된 수비와 장타력을 겸비한 박종윤 선수와 함께 부족했던 롯데의 좌타자 옵션을 늘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야수들의 기용폭을 넓힌 것과 함께 선발진의 안정감을 찾은 것과 필승 불펜진의 완성된 것도 큰 성과입니다. 부상 이후 부진했던 장원준 선수는 토요일 경기에서 100개가 넘는 투구를 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해냈습니다. 그에 대한 의구심을 씻어내는 내용이었습니다. 두산전 최고의 선발 카드로 꼽히던 이재곤 선수도 이전 경기의 부진을 털어내는 투구를 하면서 믿음을 주었습니다. 주무기 싱커의 날카로움이 회복되었고 약점이었던 우타자 몸쪽 승부구가 잘 통하면서 타자와의 승부에 더 한층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김사율, 강영식, 김일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자리를 잡았다는 점도 롯데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로이스트 감독은 이 세 선수를 이기는 경기에 연속을 등판하면서 그 가능성을 실험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공의 구위나 제구에 있어 믿음을 주었다는 사실은 불펜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긍정적 요소들과 함께 불안감을 주는 요소들도 있었습니다. 시즌 후반 선발의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팀의 4강행에 큰 힘이 되었던 김수완 선수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금요일 경기에서 5회 이후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면서 난타당한 점은 김수완 선수의 약점이었던 체력문제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체력 부담으로 잦은 등판이 필수인 불펜 활용이 쉽지 않은 김수완 선수의 포스트 시즌 기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듯 합니다. 여기에 베테랑 불펜요원인 이정훈, 임경완 선수의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3루수로 기용될 이대호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불안한 부분입니다. 또한 포스트 시즌을 대비해야할 중심타자 가르시아 선수가 오랜 경기 공백을 가진다는 점도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원하는 전력을 모두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도 롯데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4강행을 이루어냈고 선수들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여기에 경기에 좀 더 개입하는 전략가서로서의 로이스터 감독의 변화가 조화되면서 토, 일요일 경기 완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최상의 전력으로 한화가 맞선 것은 아니지만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이제 포스트 시즌을 위한 준비는 사실상 끝났습니다. 남은 두 경기는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경기감각을 포스트 시즌에서도 이어간다면 지난 두번의 무기력한 패배가 반복될 가능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성공적인 포스트 시즌 리허설을 마친 롯데가 그 경기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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