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018년이 끝나기 전 외국인 선수 엔트리 3명을 확정했다. 선발 원투펀치를 이룰 외국인 투수는 2019년 5번째 KBO 리그 시즌을 맞이하는 좌완 레일리와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으로 젊고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우완 톰슨이 확정됐다. 선택이 시간이 길었던 타자 부분은 내야 자원인 아수아헤가 영입됐다.
아수아헤 영입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언론이나 야구 커뮤니티 등에서 그 소식을 전했지만, 롯데는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40인 선수 명단에 들어가 있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이적 협상이 필요했고 협상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롯데는 아수아헤를 타 구단의 외국인 선수보다 낮은 규모의 계약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하는 이적료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 계약 상한액인 100만달러에 포함되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아수아혜의 몫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수아헤로서는 당장 연봉이 크지 않더라도 불투명해진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해외 리그로 눈을 돌렸고 KBO 리그 롯데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친 롯데의 영입은 긍정적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수아헤는 지난 시즌까지 2년간 롯데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번즈를 대체하는 성격이 강하다. 번즈는 2017 시즌 영입되어 수비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번즈가 2루수로서 센터 라인을 단단히 지켜준 탓인지 롯데는 2017 시즌 최소 실책과 함께 가장 높은 수비율의 팀으로 거듭났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한 팀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결과였다. 번즈는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후반기 리그에 적응하면서 만만치 않은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2018 시즌 번즈는 공. 수 양면에서 실망스러웠다. 타격에서는 향상된 홈런 생산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삼진이 긍정적 요소를 뒤덮어 버렸다. 시즌 후반기 극심한 타격 부진은 그에 대한 평가에 있어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여기에 그의 장점인 수비에서도 22개의 실책으로 안정감을 잃어버렸다. 번즈의 가치를 높여주는 최대의 요소는 수비였지만, 수비마저 흔들리면서 번즈는 세 번째 KBO 리그 도전의 기회도 잃었다.
번즈의 떨어진 경기력은 2018 시즌 롯데가 2017 시즌과는 정반대로 가장 많은 실책과 가장 낮은 수비율의 팀이 되도록 하는 데 있어 주요한 원인이 됐다. 롯데의 수비 불안은 팀 성적 하락과도 큰 연관이 있었다. 롯데는 내야 수비에 대한 보강이 절실했고 다시 외국인 선수에 눈을 돌렸다.
아수아헤는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2루수로 경기에 많이 나섰다. 롯데가 주목한 건 그의 수비 능력이었다. 높은 수비율과 함께 좀처럼 실책을 하지 않는 그의 안정감은 롯데 내야진에 꼭 필요한 요소다. 우투좌타의 선수라는 점은 주전 라인업에 부족한 좌타 라인을 보강하는 의미도 있다.
아수아헤가 2루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롯데는 유격수 신본기, 3루수는 올 시즌 후반기 가능성을 확인한 내야수 전병우와 신인 한동희의 경쟁 체제, 1루수는 베테랑 이대호, 채태인 수비 부담을 나눠 부담하는 형태로 내야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백업 자원의 부족함이 아쉽지만, 베테랑 문규현이 순조롭게 부상 재할을 마치고 복귀한다면 나름 경쟁력 있는 내야진 구성이 가능하다.
물론, 롯데 구상의 성공 여부는 다른 외국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아수아혜의 리그 적응이다. 롯데는 아수아헤가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일정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수아헤는 우투좌타의 장점이 있고 상당한 기동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아스아혜는 메이저리그 선수로서는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마이너리그에는 3할의 타율과 함께 중거리 타자로서 괜찮은 활약을 했다. 리그 수준이 메이저리그보다 떨어진다 할 수 있는 KBO 리그에서 그의 타격 능력이 더 발휘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 마이너리그 시절 아수아헤는 좌. 우중간을 잘 뚫어내는 타자였다. 그의 기동력은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진 롯데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은 KBO 리그에서 이를 대체할 능력이 필요하다. 아수아헤가 기존 번즈처럼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떨어지는 공을 참아내지 못하고 삼진을 연발한다면 영입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위 떨공삼(떨어지는 공에 삼진)을 얼마나 줄일 수 있고 기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출루율을 높일 수 있을지가 아수아헤의 공격 기여도를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수비에서는 이대호가 1루수로 나섰을 경우 1, 2루간에서 1루수의 수비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이 또한 요구된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의 기본 역할인 폭발적인 장타력과 중심 타자로서의 무게감 대신 안정된 내야수비에 더 중점을 두고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3년 연속 같은 선택이다. 그만큼 내야의 수비 안정이 롯데에 중요하다. 이대호를 중심으로 한 중심 타선이 경쟁력이 있는 판단도 깔려있다. 아수아헤가 아직 20대의 젊은 선수로 동기 부여가 잘 되어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자신의 실정에 맞는 외국인 타자를 선택했다. 롯데의 선택이 지난 2년간 롯데에서 활약한 번즈에 대한 아쉬움을 지워내는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내야 수비와 안정은 물론이고 타선의 짜임새까지 더해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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