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시즌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서 정규리그 7위로 추락한 성적은 롯데에게 큰 아쉬움이었다. 성적 하락은 3년 재계약에 성공했던 조원우 감독의 하차를 불러왔고 양상문 감독 체제로의 변화로 이어졌다. 롯데는 양상문 감독 체제 속에서 외부 영입을 하지 않고 기존 선수들의 조합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롯데는 좌완 레일리와 5시즌을 함께할 재계약을 체결했고 젊고 유망한 우완 투수 톰슨을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진을 정비했다. 외국인 타자는 팀의 약점이 내야진의 수비 능력과 하위 타선 강화를 위한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이미 특정 선수가 언급되기도 했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3인의 재구성을 마치면 내년 시즌을 위한 선수 구성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다. 이는 내년 시즌 롯데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 시즌을 함께 했던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롯데 외야수 전준우는 올 시즌이 특별했다. 전준우는 144경기 전경기 출전을 달성했고 0.342의 타율에 33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을 돌파했고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했다. 다른 타격 지표도 최고의 시즌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0안타에 118득점, 0.592의 장타율에 4할의 출루율 0.379의 득점권 타율까지 전준우는 타격에서 다재다능함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올 시즌 그가 주로 1번 타자로 많은 경기를 나섰다는 점에서 전준우는 파워와 클러치 능력까지 겸비한 리드오프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타격에서의 활약과 함께 수비에서도 이전의 불안감을 많이 덜어낸 시즌이었다.
전준우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FA 자격을 얻는 2019시즌 더 큰 활약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전준우는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고 FA라는 강한 동기부여 요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야수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귀한 우타자 외야수라는 점에서 가치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내년 시즌까지 기대하게 하는 전준우지만, 2018 시즌 시작은 밝은 전망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전준우는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자리한 2010시즌 이후 주전 외야수로 그 입지가 단단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매 시즌 왠지 모를 아쉬움을 남기는 선수였다. 여기에 2014시즌 종료 후 조금은 늦게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2년간의 공백기도 있었다. 퓨처스리그 경찰청에서 2년간 경기 감각을 유지하긴 했지만, 1군과 비교해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고 전성기에 이를 나이에 맞이한 2년의 공백은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제대 후 본격적으로 1군에 복귀한 2017 시즌 0.321의 타율에 18홈런, 69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시즌 기록을 경신하며 롯데의 중견수로서 자기 자리를 되찾았다. 이제 과거와 같이 롯데 중견수 전준우로 계속 머무를 것 같았지만, 변수가 등장했다.
롯데는 2018 시즌을 앞두고 FA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했다. 상대적으로 외야수 라인업에 여유가 있었던 롯데로서는 예상치 못한 행보였다. 이를 두고 프랜차이즈 FA 포수 강민호를 삼성으로 떠나보낸 후 직면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준비하지 않은 영입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이런 우려에도 롯데는 내부 FA 손아섭과 함께 민병헌 영입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전준우의 입지는 흔들렸다.
전준우는 주 포지션인 중견수 자리를 민병헌에 내줘야 했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수비 능력이 있는 민병헌에게 외야 포지션의 우선권이 있는 건 당연했다. 이미 우익수 자리는 손아섭의 입지가 단단했고 전준우는 좌익수로 이동해야 했다. 코너 외야수로 경험이 많지 않았던 전준우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좌익수 자리는 상당한 후보군이 있었다.
3할 타자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좌타자 김문호에 베테랑 좌타자 이병규는 전준우에게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 대한 적응까지 고려하면 전준우에게는 상당한 도전의 시즌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외부로부터의 위기를 긍정 효과로 승화했다. 흔들릴 수 있었던 입지를 더 공고히 했다.
전준우가 좌익수에 안착하면서 롯데는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로 이어지는 강력한 외야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었다. 롯데는 이들 3인에 대타로서 효용 가치가 높은 베테랑 좌타자 이병규, 공. 수 능력을 겸비한 좌타자 외야수 김문호, 대주자로서 스페셜리스트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나경민까지 다양한 외야수 구성이 가능했다. 내년 시즌에도 이 라인업을 변화가 없다. 최초 외야진만큼의 큰 걱정이 없는 롯데다. 단단한 외야진은 외국인 타자 선택에 있어 내야수로 그 범위를 한정할 수 있도록 했다.
2019시즌 전준우는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하다. FA 자격을 얻기 직전 시즌이니 만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나다. 지난 2년간의 성과를 3년차에도 재현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 가치는 상당히 높아진다. 이는 뒤늦게 찾아왔던 2년간의 군 공백의 아쉬움까지 덜어낼 수 있다.
2018 시즌 전준우는 롯데의 성적과 상관없이 긍정의 결과물이었다. 전준우가 이 긍정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올겨울과 스프링캠프가 그에게 중요해졌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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