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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운동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성적이 내림세로 접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프로야구에서도 베테랑 선수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점점 전력에서 멀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과거의 영광은 묻히고 상당수 베테랑들은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계속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것 것 같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하는 선수도 있다. 롯데 이대호는 롯데를 떠나 우리 프로야구를 상징하는 선수다. 이대호는 KBO 리그에서 타격 부분 7관왕을 차지한 이력이 있는 최고 타자였고 일본과 미국 리그 경험까지 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국가대표로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멤버였고 국제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이대호가 외국 생활을 마치고 2017 시즌 롯데로 복귀했을 때 팬들의 반영은 환영 일색이었다. 4년간 총액 15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지만, 과하다는 반응은 많지 않았다. 이대호는 더 좋은 조건의 일본 리그 팀의 제안을 거절했고 그만큼의 커리어와 함께 최고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호는 2017 시즌과 2018 시즌 3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4번 타자로서 기대를 충족했다. 그로 인한 마케팅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롯데는 이대호의 복귀가 팀이 다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활약에도 롯데의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9 시즌에는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사이 감독이 2번 교체되었고 단장도 교체되었다. 

팀 성적 부진의 화살은 이대호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팀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은 분명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은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이대호에 대한 팬들의 절대 지지 분위기도 바꿔놓았다. 2019 시즌 이대호가 선수협 회장을 겸하면서 이전 시즌보다 확연한 내림세를 보이자 그에 대한 부정 여론은 더 커졌다. 선수 평가에 있어 현재의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이대호에 대한 평가도 냉정해졌다. 

2019 시즌 이대호는 타율이 2할대로 떨어졌고 홈런 개수도 16개로 줄었다. 타점 생산도 100타점을 넘지 못하고 88타점에 머물렀다. 시즌 중 팬심 무마용의 성격도 있었지만, 시즌 중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진 점과  30대 후반에 이르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절대 평가절하할 성적은 아니었다. 

팬들은 이런 점 보다는 이대호가 25억 원의 최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라는 점에 더 주목했다. 팬들은 그가 받는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했는지를 더 중요시했다. 타자로서 훌륭하지만, 떨어지는 기동력은 작전 수행에 제약을 생기게 하는 점과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점 등이 더 부각된 지난 시즌이었다. 최하위로 쳐진 팀 분위기와 이대호에 대한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팀의 레전드 이대호에게도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최근 트렌드 속에서 냉정한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롯데에서 그의 절대적인 위치는 냉정한 평가의 또 다른 요인이었다. 

자신에 대한 달라진 평가를 확연히 느끼면서 이대호는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로서는 자신에 대해 늘어난 부정적 이미지 반전시키고 또 한 번의 FA 선수로서의 가치 평가를 위해 반등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대호는 올 시즌 롯데 타선에서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보강을 했지만, 이대호는 중심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롯데는 외야수 전준우를 1루수로 전환하며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주로 활용하려 하지만, 이대호의 적응 여부에 따라 1루수 이대호의 역할이 일정 필요할 수 있다. 타순도 4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변화 속에 시즌을 준비 중인 롯데지만, 이대호의 팀 내 비중과 역할은 변화가 없을 것을 보인다. 

아름다운 선수 생활 마무리를 고려할 시점이 된 이대호 역시 올 시즌 성적표는 중요하다. 이대호는 그의 동기 김태균이 FA 협상에서 긴 진통 끝에 1년 계약으로 계약한 사실을 알고 있다. 올 시즌 후 또 한 번의 FA 자격을 얻는 이대로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성적표가 필요하다. 계속된 내림세를 보인다면 그 역시 냉정한 평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리그 상위권 타자로서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이대호라는 이름이 타석에도 주는 위압감도 여전하다. 올 시즌 롯데가 공격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이대호에 대한 집중 견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이대호에게 긍정적이다. 이런 긍정 분위기 속에서 이대호가 FA 4년 차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이대호는 이대호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을지 세월의 무게에 휩쓸리는 보통의 선수가 될지 그의 활약은 롯데의 올 시즌 성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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