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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연봉협상 완료 키움, 예비 FA 선수들의 씁쓸한 미래 전략

스포츠/2021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1. 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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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서 중요한 일은 다음 시즌을 함께 할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이다. 구단들은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 협상을 마무리하고 시즌 준비를 원활히 하려 한다. 하지만 연봉 협상 과정은 구단의 생각과 달리 난관에 부딪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시즌 활약이 뛰어났던 선수들의 인상폭에서 삭감 대상 선수들의 삭감폭에서 구단과 이견을 보이고 연봉협상이 길어진다. 선수 에이전트 제도가 본격화되면서 협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도 빠르게 협상을 마무리한 구단도 있다. 키움이 그중 한 구단이다. 키움은 연봉협상에서 활약도에 따라 그 차이가 분명했다. 이번 연봉 협상에서도 키움은 입단 4년 차인 외야수 이정후에게 41% 인상된 5억 5천만 원의 연봉을 안기며 그의 가치를 분명히 했다. 입단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한 이정후는 그 활약이 더해질수록 연봉도 수직 상승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후 외에도 키움은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들에 대해 높은 연봉 인상폭을 보였다. 

하지만 2021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협상 결과는 큰 온도차가 있었다. 키움은 팀 중심타자인 박병호와 지난 시즌 보다 5억 원 삭감된 15억 원에 주전 2루수 서건창과는 1억 2천5백만 원이 삭감된 2억 2천5백만 원에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와는 동결된 2억 9천만 원에 계약을 했다. 이들은 키움의 주력 선수들이고 그만큼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 FA 프리미엄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구단의 냉정한 판단이 적용한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이 순순히 삭감과 동결을 받아들렸다는 점이 이채롭다.

 



구단으로서는 효율적인 연봉 계약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키움이 웃을 수 없다. 특히, 서건창의 연봉 삭감은 선수가 구단의 삭감폭 이상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그 의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 0.277 타율에 134개의 안타, 5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올 시즌 연봉 3억 5천만 원에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성적이었다. 주 포지션인 2루수보다 지명타자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그의 삭감폭은 예상 이상이었다. 4할에 가까운 출루율에 안타수는 지나 시즌보다 늘었고 그의 지명타자 기용은 선수 자원이 풍부한 키움 내야진 운영상 전략적인 면도 있었다.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더 큰 삭감을 감수하며 FA 시장에서 그의 입지를 보다 넓히는 방법을 택했다. 서건창의 연봉은 시즌 후 그를 FA B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게 한다. B 등급 선수는 보상 선수 규정에서 20인이 아닌 25인 보호선수 규정을 적용받고 보상금 역시 보상 선수 포함 선수 연봉의 200%, 보상금만 받을 경우 선수 연봉의 300%가 아닌 선수 포함 100%, 보상금만 받을 경우 선수 연봉의 200%로 보상 규모가 줄어든다. 

이는 서건창에 관심이 있는 타 구단의 보상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 창출을 고려할 과감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서건창은 30대 중반의 나이가 부담이지만, 우투좌타의 공격력을 갖춘 2루수 자원이다. 경험도 풍부하고 건강하다면 3할 이상의 타율과 4할대 출루율이 가능하다. 테이블 세터로 가치가 크다. 또한, 2014 시즌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정규 시즌 200안타를 달성한 이력도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수비에 약점이 있다고 하지만, 공격력 만큼은 매력적이다. 

서건창은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헐거워진 키움 내야 사정으로 올 시즌 2루수 출전하는 경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만약, 2루수 수비에서도 평균 이상을 해낸다면 공격력을 갖춘 내야수가 필요한 팀에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보상 선수를 내준다 해도 25일 보호선수라면 출혈이 적고 보상금도 최대 5억 원 선이다. 보상 규정에서 한층 자유로워진 서건창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는 키움이 그를 지키기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서건창은 철저히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이번 연봉 협상을 했다 할 수 있다. 

키움의 간판타자 박병호 역시 올 시즌 부진으로 큰 폭의 연봉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부진은 부상이 큰 원인이었다. 부상만 극복한다면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 박병호는 93경기에만 나섰음에도 2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여전한 파워를 과시했다. 그가 잠재력을 폭발시킨 2012 시즌부터 평균 4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박병호는 거포가 필요한 팀이 탐낼만한 선수다. 

1986년 생으로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가 부담이지만, 1983년 생으로 지난 시즌 타율왕에 오른 최형우의 사례를 대입하면 3~4년 정도는 충분히 거포로서의 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나이에 따라 박병호는 FA C 등급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보상 선수 규정에 적용받지 않는다. 만약, 타구단에서 박병호를 영입하려 한다면 전년도 연봉의 150%, 22억 5천만 원을 지급하면 된다. 박병호가 이번 시즌 거포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금액이다. 박병호가 큰 폭의 연봉 삭감을 받아들인 건 의도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전천후 투수 한현희는 20대 FA 선수라는 장점이 있다. 사이드암으로 140킬로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제구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탈삼진 능력도 뛰어나다. 올 시즌 7승 9패 방어율 4.98로 다소 주춤했지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는 부분도 있었다. 한현희는 선발 투수로 10승 이상, 불펜 투수로는 30홀드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가 FA 자격을 얻는다면 서건창, 박병호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한현희는 연봉 동결과 함께 FA B 등급으로 보상 규정도 완화되어 적용받는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에 헌신한 한현희가 연봉 협상에서 인상을 주장할 수 있었음에도 순순히 동결에 합의한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렇게 키움의 예비 FA 선수들은 큰 잡음 없이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고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은 큰 동기부여 요소다. 이는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키움이 우승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들 선수들의 시즌 후 시선이 밖으로 향하는 듯한 모습은 키움에게는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키움은 그동은 FA 시장에서 내부 FA 선수들을 지키지 못하고 내보내기만 했다. 보상의 대부분은 현금으로 받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키움은 홀드왕 출신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의 FA 협상에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싸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그를 SK로 떠나보냈다. 대신 키움은 현금 3억 원과 신인 지명권을 받았다. 

이는 빈약한 구단 재정상황으로 불가피한 면도 있었다. 과거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된 시기 주력 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해 구단을 운영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구단 사정상 자체적인 수익 창출을 해야 하는 구단의 숙명일 수도 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프로야구단으로 그 위치를 확고히 한 키움이지만, 그 과정에서 보인 구단 운영의 난맥상은 여전히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지나 시즌에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낸 장정석 감독의 해임과 손혁 감독의 영입 과정이 석연치 않았고 손혁 감독 역시 자진 사퇴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질되는 파생적 모습이 있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아직 신임 감독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래된 구단 경영권에 대한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팀 레전드라 이택근의 은퇴 과정도 석연치 않았고 그는 구단과 강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이택근으로부터 구단의 팬 사찰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KBO 징계를 받기도 했다. 

구단의 누적된 문제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구단에 대한 선수들의 반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FA 예정 선수들의 연봉협상 결과는 또 다른 선수 유출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선수들의 면면은 팀 주력 선수들이고 팀 역사와 함께 하는 선수들로 이들과의 이별은 팀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는 구단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마케팅적인 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 팬들의 외면도 가속화될 수 있다. 

키움 구단은 서울 연고에 국내 유일한 돔 구장을 인프라로 갖추고 있다. 스타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전력에 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키움 구단이 여전히 비인기 구단에 머물고 있다. 이번 키움의 연봉협상 결과는 키움의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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