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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가 얼마 전 코치진 개편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7위에 머물렀지만, 발전된 경기력을 보였던 롯데는 2020 시즌의 코치진을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1군 투수, 주루 파트 코치가 팀을 떠나면서 그 공백을 메워야 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 2군에서 활약했던 이용훈 투수코치와 임경완 불펜코치가 1군으로 자리를 옮겼고 강영식 투수 코치가 2군 투수 코치가 됐다. 또한, 지나 시즌 플레잉 코치였던 나경민 코치가 1군 주루 코치로 선임됐다. 기존의 외국이 타격 코치 라이언 롱과 베터리 코치 행크 콩거(최현) 코치는 유임됐다. 허문회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박종호 코치, 윤재국 작전, 주루 코치도 팀과 함께 하게 됐다. 데이터 야구 강화를 위해 지나 시즌 신설한 퀄리티 컨트롤 코치 2명이 올 시즌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2군에는 지나 시즌 함께 했던 외국인 감독 레리 서튼을 중심으로 강영식 투수, 문규현 수비, 김주현 타격, 정호진 배터리 코치가 함께 하고 외국인 브랜드맨 피칭 코디네이터를 영입해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인 투수진 육성 시스템을 강화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후 롯데에서 은퇴한 김동한 코치가 더해졌다. 올 시즌 플레잉 코치로 선임된 베테랑 투수 송승준도 2군 코치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번 개편을 통해 코치진의 보다 젊어지고 그 규모는 슬림화 했다. 롯데의 코치진은 대부분 40대 젊은 코치들이다. 롯데는 1군 투수코치로 명망 있는 외부 인사 영입도 고려했지만, 지난 시즌 2군 투수 육성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용훈 코치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한, 2군에서 코치들을 승격하면서 코치진 역시 내부 육성을 하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롯데는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을 토대로 한 야구에 이해가 깊은 코치진을 통해 시스템 야구를 기조를 유지했다. 


이런 롯데에서 주목되는 두 인물이 있다. 1군 투수 코치 이용훈과 2군 작전, 주루 타격 파트를 겸직하는 김동한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롯데에서 은퇴한 선수로 롯데에서 지도자 이력을 쌓고 있고 쌓게 됐다. 또한,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는 공통점과 함께 선수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공유하고 있다. 

이용훈 코치는 선수 시절 강력한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구사하는 파워피처로 명성을 얻었지만, 계속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불운의 투수였다. 그는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SK를 거쳐 트레이드로 2003시즌부터 롯데와 함께 했다. 

롯데에서 이용훈은 선발 투수진에서 활약하며 부활을 가능성을 보였지만,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시점에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하지만 이용훈은 강한 의지로 이를 극복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2011 시즌에는 퓨처스 리그였지만, 우리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이용훈은 미스터 퍼펙트라는 별명을 롯데 팬들로부터 얻기도 했다. 그의 수려한 외모는 그에게 용간지를 별명도 얻게 했다. 이용훈은 롯데 팬들에게는 기대감을 주는 선수였다. 계속되는 부상과 재활이 반복되는 그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2012 시즌 이용훈은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01.1 이닝을 투구했고 8승 5패 1세이브 1홀드 방어율 3.01을 기록하며 드디어 진가를 발휘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어깨 부상이 재발하면서 이용훈은 이후 더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재활을 지속했지만, 더 이상의 기회를 없었다. 2014 시즌 후 이용훈은 조용히 은퇴했다. 이후 그는 재활군 코치를 시작으로 롯데에서 코치 이력을 쌓았다. 긴 재활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후 불펜 코치와 투구 코치로 주로 2군에서 활약했다. 

그는 데이터 야구에 대한 이해가 높고 첨단 장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활용 의지를 보이는 등 롯데가 추구하는 야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지도자였다. 성민규 단장에게는 이용훈 코치가 긍정적으로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2군 투수코치로 있으면서 이승헌, 최준용 등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낸 실적도 있다. 롯데에서 오랜 기간 코치로 일하면서 팀에 대한 이해도도 깊다. 롯데는 안정 속에 변화를 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이용훈 코치가 적격이었다. 이용훈 코치는 1군에서 첫 메인 투수코치로 나서는 부담이 있지만, 충분히 준비된 지도자라 할 수 있다. 

김동한 2군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1군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롯데는 군에서 경험을 쌓은 내야 유망주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다. 이에 지난 시즌 1군에서 활약했던 백업 선수 다수가 팀을 떠났다. 김동한도 그에 포함됐다. 아직 30대 초반 나이인 그에게는 선수 생활 연장의 의지가 강했지만, 방출 선수들에 대한 타 구단들의 수요가 거의 없었다. 롯데는 그에게 코치직을 제의했고 김동한은 은퇴를 택했다. 

김동한 코치는 2군에서 작전, 주루와 타격 파트까지 겸직해야 한다. 초보 코치로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지만, 롯데는 그의 선수 시절 보여준 성실함과 지도자로서의 자질에 주목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부터 팀 은퇴 선수들을 코치로 선임해 코치진 육성을 함께하고 있다. 외국인 래리 서튼 감독의 선임은 선진 야구를 그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효과도 겸하고 있다. 김동한 선수 시절 오프시즌 기간 자비로 해외로 나가 개인 레슨을 받을 정도로 야구를 잘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 김동한이었다. 

김동한 코치는 2012 시즌 두산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했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아니었다. 두산의 두꺼운 선수층에 그는 주로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다. 상무에서 큰 복무를 하는 공백기도 있었다. 2016 시즌 롯데로 트레이드 된 김동한은 보다 많은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뭔가 한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김동한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로 남았다. 

하지만 김동한은 성실한 플레이로 나름 팀에 필요한 역할을 했다. 내야와 외야를 겸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좌투수 전문 타자로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2020 시즌에는 대주자 전문 요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한정적이었다. 선수로서 김동한은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런 쓰라린 경험이 그에게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특히, 1군 진입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2군 선수들에 대한 김동한 코치의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는 코치다. 스타 출신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가 된다는 공식은 이제 깨지고 있다. 점점 코치진의 나이도 젊어지고 있다. 롯데는 그의 지도로서의 자질에 주목했고 기회를 줬다. 

앞으로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코치의 역할은 선수들에게 우월한 존재인 지도자가 아니 선수들과 공감하고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조력자로 그 역할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시스템이 보편화되는 프로야구에서 코치들은 역할 변화의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의 코치진 개편은 이런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용훈, 김동한 코치의 역할은 이런 롯데의 코치진 개편의 결과에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선수로서 아쉬움이 있었던 두 코치가 올 시즌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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