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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프로야구 역사에서 팬들에 의해 지어진 많은 신조어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신조어 중 하나가 엘롯라시코다. 사실 이 말의 어원은 LG와 롯데가 주인공인 엘꼴라시코다. 과거 두 팀의 하위권의 동반자로 구단의 흑역사를 써가던 시절, 양 팀 팬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던 이후 고유명사가 된 불명에 명칭이었다. 당시 두 팀은 대결하면서 접전을 펼치는 일이 많았지만, 경기 내용은 실책이 난무하고 투수들이 볼넷을 양산하는 졸전이 많았다. 전형적인 하위팀들의 그들만의 리그였고 양 팀 팬들을 한숨짓게 하는 경기들이 주류를 이뤘다. 

이런 더비의 명칭인 축구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의 대결을 일 컷 게 되지만, 엘롯라시코, 엘꼴라시코는 두 팀의 과거 어두운 과거를  상징하는 말이었다. 순화된 표현으로 엘롯라시코라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과거 부진했던 구단의 역사가 담겨 있다. 최근 수년간 엘롯라시코는 사용되기 어려웠다. LG는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강팀이 됐지만, 롯데는 하위권을 전전했기 때문이다. 양 팀 전력에 격차가 있었고 LG는 지난 시즌에도 롯데와의 상대 전적에서 큰 강점이 보였다. 더비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웠다. 

2022 시즌 두 팀의 첫 3연전은 상황은 달랐다. 시즌 초반 롯데가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LG는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롯데에 대한 시즌 전 평가를 부정적이었다. 전력 보강은 없었고 전력 곳곳에 불안 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롯데는 강해진 마운드를 바탕으로 타선이 경기를 치를수록  살아나면서 투. 타의 균형을 이루는 팀이 됐다. 그 결과 5할 승률을 넘어 승패 마진에서 플러스를 더 쌓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주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고 그 길목에서 LG를 원정 구장인 잠실에서 만났다. 롯데는 상승세를 지속해야 했고 LG는 주춤하는 분위기를 반전해야 했다.

 

 

한동희

 


상위권 팀으로 만난 두 팀의 대결은 진정한 엘롯라시코였다. 상위권 팀의 대결은 흥행에도 훈풍을 불게 했다. 그동안 계속된 부진으로 롯데를 외면했던 롯데 팬들이 경기장을 대거 찾았다. 응원 열기는 타 구단 못지않은 LG 팬들과의 응원 대결이 이루어졌다. 큰 잠실 구장에 빈자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잠실 야구장이 메워졌다. 모처럼 야구장에 양 팀 응원단의 응원 함성이 가득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 프로야구 열기가 그대로 재현됐다. 코로나 이후에도 각종 악재가 겹치며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던 프로야구였지만, 지난 주말 롯데와 LG의 경기는 그런 걱정을 덜어내는 뜨거운 분위기였다. 응원단의 열기에 선수들의 한층 더 집중했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강대 강의 대결에서 롯데는 주말 3연전을 스윕 하며 그들의 상승세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금요일 경기가 2연전의 분위기를 좌우했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초반 상대 선발 투수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4 : 0 리드를 잡았지만, LG가 반격하며 4 : 4 동점이 됐다. LG는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가동해 승리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 역시 필승 불펜진을 가동해 이에 맞섰다. 

팽팽한 승부를 홈런포 2방으로 승패가 엇갈렸다. 경기 후반 롯데는 하위 타선의 지시완이 깜짝 2점 홈런으로 6 : 4 리드를 잡았고 시즌 초반 몬스터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한동희의 쐐기 3점포를 더해 9 : 4로 승리했다. LG로서는 아픈 패배였다. 롯데는 초반 4 : 0 리드를 지키고 못하고 역전당할 위기를 나균안 등의 불펜 투수들이 버텨내며 고비를 넘겼고 후반 뒷심에서 앞서며 소중한 승리를 가져왔다. 

이 승리로 탄력을 받은 롯데는 토요일 이인복의 7이닝 무실점, 일요일 김진욱의 6이닝 무실점 투구까지 선발 투수들이 LG 선발 투수들을 압도하는 호투를 앞세워 2경기 연속 승리를 가져왔다. 롯데는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버텼고 타선이 초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리드를 잡았다. 그 리드를 불펜진이 굳건히 지키며 승리했다. 롯데는 금요일 홈런포로 승리를 가져왔고 주말 2경기는 짜임새 있는 공격과 지키는 야구를 하며 시리즈를 모두 승리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 불펜진은 철벽이었고 불안하던 수비마저 수차례 호수비로 투수들을 어깨를 가볍게 했다. 말 그대로 투. 타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강팀의 모습을 시리즈 내내 재현했다. 

LG와의 주말 3연전 전승으로 롯데는 SSG, LG까지 상위권 두 팀과의 연이은 3연전을 4승 1무, 1패의 호성적으로 마무리하면서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롯데에 시리즈를 모두 내준 LG는 5위로 순위가 밀렸다. 흥행에 웃음 지은 양 팀이었지만, 그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롯데는 지난주 성과를 바탕으로 상승세가 가속도를 더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선발 마운드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이 아직 이닝 소화에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반즈와 박세웅, 이인복, 김진욱 까지 좌. 우 투수들이 조화를 이루는 로테이션이 위력을 더하고 있다. 불펜진은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나균이 가세하고 마무리 김원중이 건강하게 전력에 가세하면서 더 상대팀을 더 답답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나균안, 김유영, 구승민, 최준영의 필승조에 김원중까지 롯데는 6회부터 강력한 필승조 가동이 가능해졌다. 추격조 역시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한 불펜 투수 김도규가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베테랑 김대우, 문경찬과 조화를 이루게 됐다. 추격조 불펜 투수들의 최근 투구 내용도 필승조 못지않다.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롯데는 필승 불펜진의 과부하 우려가 있었지만, 추격조 불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고 김원중이 적절히 복귀하면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런 마운드의 강점은 이기는 초반 리그가 곳 승리라는 공식을 매 경기 적용하게 하고 있다. 실제 올 시즌 롯데는 초반 리드 시 대부분 경기를 승리했다. 그만큼 불펜진의 힘이 강해졌다. 

이런 마운드의 힘은 타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타자들은 득점권에서 큰 욕심을 내지 않고 팀 배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가 원하는 한 점을 중시하는 스몰볼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일요일 경기에서 롯데는 득점 기회에서 3번의 희생 플라이로 3득점하며 승리를 가는 길을 열었다. 기존 롯데 야구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시즌 초반 득점권에서 움츠러들었던 타선이었지만, 최근 롯데 타선은 필요한 득점을 하고 있다. 많은 리드가 아니어도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여기에 더해 장타 생산력도 결코 타 팀에 밀리지 않는 롯데다. 롯데는 투수 친화 구장으로 변모한 홈구장의 상황에도 팀 홈런 2위의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동희가 있다. 한동희는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과 홈런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은 4할을 훌쩍 넘어섰고 홈런은 7개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시즌 홈런 30개를 크에 웃도는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이대호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지만, 한 단 계 더 올라서지 못했던  한동희였다. 올 시즌에는 완전히 타격에 눈을 뜬 모습이다. 이대호가 은퇴 시즌을 치르는 시점에 한동희가 그의 다음을 이어갈 거포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한동희가 이끄는 롯데 타선은 베테랑들이 한동희를 뒷받침하고 백업 선수들까지 활약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대호, 전준우, 정훈, 안치홍은 꾸준하고 하위 타선을 구성하는 이학주, 지시완, 고승민, 조세진도 필요할 때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이 아니면 수비에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내야 백업 자원 김민수, 박승욱은 드문드문 이어지는 출전 기회에서 공. 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일요일 경기 승리의 주역은 안치홍을 대신해 선발 2루수로 출전한 박승욱이었다. 서튼 감독은 좌타선에 힘을 더하고 좌타자가 많은 LG 타자들의 타구가 2루로 많은 향하는 점을 고려해 그를 선발 출전토록 했고 박승욱은 수차례 호수비와 결정적인 안타 출루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했다. 말 그대로 뭘 해도 되는 팀의 전형을 보여준 롯데였다. 

롯데는 원투 펀치 반즈, 박세웅이 없었음에도 3, 4, 5선발 투수들로 시리지를 모두 승리하며 다음 일정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LG 역시 플럿코와 켈리 두 원투 펀치 없이 3, 4, 5 선발 투수로 맞섰지만, 선발 투수의 힘에서 밀리며 아쉬운 패배를 거듭했다. 선발 투수들의 초반 실점은 결과적으로 패전의 큰 원인이 됐다. 여기에 금요일 활발하던 팀 타선이 토요일과 일요일 롯데 마운드에 완벽히 막히며 경기를 의도대로 풀어갈 수 없었다. LG로서는 선발 투수의 보강이 절실함을 그대로 느끼는 3연전이었다. 

이런 롯데의 상승세는 프로야구 흥행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롯데 팬들은 타 구단  팬들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LG와의 주말 3연전의 열기를 롯데  팬들이 주도했다. 잠실 야구장에서 롯데팬들의 응원가로 채워졌고 이는 LG 팬들의 응원 열기로 이어졌다. 육성 응원이 오가는 열띤 경기장 분위기는 2시즌 동안 볼 수 없었던 분위기였다.

 

 

김원중

 


그동안 롯데의 부진으로 비난마저 끊고 무관심의 그늘에 있었던 롯데 팬들이 깨어나면서 프로야구 전체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전국적인 인기 구단인 KIA의 팬들의 열기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했던 롯데, LG, KIA 일명 엘롯기가 함께 선전하면서 흥행을 이끌어가는 초반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직 롯데가 있다. 

롯데의 선전은 분명 의미가 있다. 수년간 롯데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변화를 지속했다. 여러 우려에도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이와 관련해 비판 여론도 있었고 안팎에서 이런 시도를 흔드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변화를 주도하는 성민규 단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며 변화를 지속하게 했다. 그 긍정적인 결과가 시즌 초반 나타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의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야구가 아닌 엔트리 모든 선수가 활약하는 토털 야구, 1군과 2군의 선순환, 한동희의 폭발과 함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한 세대교체, 마운드 중심의 스몰볼 등 승리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않은 팀으로 가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현재 롯데의 마운드를 고려하면 쉽게 연패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리그를 씹어먹을 기세의 에이스 반즈가 있고 김원중까지 가세한 강력한 불펜진이 있다. 한동희라는 새로운 구심점이 생긴 타선도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고 있다. 서튼 감독의 야구도 자리를 잡았고 2군에서의 예비 전력도 확보됐다. 여기에 승리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도 활력을 더하고 있다. 롯데의 고민거리였던 외국인 타자 피터스까지 선수단에 퍼진 긍정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으면서 공수에서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다.

이렇게 첫 엘롯라시코 3연승 효과는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화려했던 4월을 보낸 롯데가 그 흐름을 5월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롯데에 또 다른 별칭인 봄데의 징크스마저 극복하며 지속 가능한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미래를 알 수 없지만, 현재 롯데의 기세는 분명 리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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