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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세상일의 변화가 심한 것을 뜻한다. 2022 시즌 봄 롯데 자이언츠의 모습이다. 4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롯데는 5할 승률을 훌쩍 넘어섰고 당당히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세부지표도 우수하다. 롯데는 팀 타율 1위에 팀 방어율도 2,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초반 레이스를 이끌어가는 SSG, LG 등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롯데에게 뼈아픈 봄에만 야구를 잘한다는 봄데라는 말이 다시 한번 나올 수도 있지만, 4월의 롯데는 분명 지난 시즌 롯데와는 크게 다르다. 지난 시즌 이맘때 롯데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투. 타의 균형이 무너졌고 팀 내 내분 조짐도 있었다. 팀 개혁 드라이브를 주도하는 단장과 그와 가치관을 달리하는 감독 간의 불화가 표면화됐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팀 내분은 더 심화될 수 있었다. 그 사이  팀 성적은 최하위로 쳐졌다.

롯데는 결단을 내렸다.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2군 감독이던 서튼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서튼 감독 체제에서 롯데는 팀 컬러를 변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후반기 롯데는 팀을 정비하고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한때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따라 잃었던 승수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

2022 시즌 롯데는 서튼 감독 체제로 시즌을 준비했다. 롯데의 변화 프로세스가 제대로 시험대로 오르는 시즌이기도 했다. 롯데는 수년간의 변화에 대한 성과가 필요했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팀 시스템 전반에 대한 회의감이 생길 수 있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을 흔드는 목소리도 다수 있었다.

 

 


롯데는 우직하게 변화를 지속했다. 팀 내실을 다지고 젊은 선수들을 전력화 하는데 주력했다. FA 시장에서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간판타자 손아섭과의 협상에서 오버 페이를 하지 않고 그를 떠나 보내는 결정을 했다. 또한, 팀 상황에 맞게 홈구장을 새롭게 하고 외국인 선구 교체도 단행했다. 하지만 롯데의 변화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다. 전력 약세가 분명한 상황에서 시즌 성적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다수를 이뤘다. 실제 롯데는 큰 전력 보강 요소가 없었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4월 롯데는 꾸준히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 자리를 지켰고 4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주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롯데는 시즌 초반 최강팀 SSG와의 3연전에서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SSG가 폰트, 김광현, 노경은까지 1, 2, 3선발 투수를 모두 마운드에 올린 시리즈에서 이룬 성과였다. SSG는 지난 시즌 롯데가 크게 약세를 보였고 유통 라이벌이라는 상징성까지 가지고 있는 팀으로 대결에 대한 의미가 컸다. 이 대결에서 대응한 경기를 하면서 롯데는 지금의 상승세가 잠깐의 바람이 아님을 보여줬다.

롯데는 4월 한 달 기대했던 마운드가 확실한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미 리그를 평정할 기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수 반즈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이 기대되는 박세웅 원투 펀치에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 이인복, 김진욱 등의 선발진이 5인 로테이션을 무리 없이 돌리고 있다. 불펜진은 마무리 김원중의 부상 공백에서 마무리 최준용을 중심으로 구승민, 김유영, 나균안 등이 확실한 필승 불펜진을 구성했다. 이기는 경기에서 이를 지킬 수 있는 힘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우려했던 타선도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한동희가 중심 타선을 이끌고 그의 롤 모델인 이대호는 꾸준히 안타와 타점을 생산하며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의 후계자를 마침내 찾았고 한동희와 이대호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모습을 보이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전준우, 안치홍, 정훈이 베테랑답게 꾸준히 제 역할을 하면서 중심 타선을 구성하고 있다.

롯데 타선의 약점인 상. 하위 타선의 생산력 역시 크게 개선됐다. 삼성에서 트레이드 영입된 이학주는 높은 타율을 아니지만, 기습 번트 등 이전 롯데에 없었던 공격 옵션과 빠른 발로 새로운 공격 루트가 되고 있다. 포수 지시완은 장타력을 선보이며 같은 1군의 정보근과 주전 경쟁에서 점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천후 백업 내야수 김민수는 수비에서 아쉬움이 가끔 보이지만, 타격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하며 타선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밖에 신인으로 전격적으로 1군 엔트리에 발탁된 조세진과 외야의 새 얼굴 고승민도 점점 그 존재감을 높여가는 중이다. 롯데 타선은 애초 기대했던 기동력 야구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동희가 몬스터 모드를 선보이며 홈런 생산력을 끌어올렸고 상. 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하면서 약점이던 득점권 타율마저 최근 끌어올렸다. 마운드에 비해 약세가 예상되던 타선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투. 타의 균형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런 롯데에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외국인 타자 피터스의 활약도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스는 롯데가 부족한 장타 생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영입한 거포형 타자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파워를 인정받는 선수였다. 다만, 선구안과 정확도에서 문제가 있었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그의 파워에 주목했다. 한 단계 레벨이 낮은 리그에서 더 나은 타격 정확도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했다. 여기에 넓어진 홈구장의 외야를 책임질 수 있는 뛰어난 외야 수비 능력도 그를 영입한 이유였다. 롯데는 이를 위해 롯데 내야진의 핵심이었던 유격수 마차도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팀 공격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큰 고민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피터스였지만, 4월 현재 그는 롯데를 고민하게 하고 있다. 피터스는 4월 29일 현재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격 정확도가 떨어지고 삼진이 너무 많다. 그는 29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8개에 불과하다. 3개의 홈런포로 맞으면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공을 맞히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있다.

특히, 직구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우려된다. 상대  팀을 피터스에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몸 쪽 직구 승부로 상대하는 패턴을 자주 사용한다. 그의 스윙이 직구를 때려내지 못한다는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피터스는 이에 나름 대비하는 타격을 하고 성과도 있었지만, 타격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2미터가 넘은 키가 오히려 몸 쪽 대응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거구에도 뛰어난 운동능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타격에서 문제를 노출하면서 중심 타자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는 롯데가 그를 영입하면서 그린 그림이 아니다. 롯데는 피터스가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길 원했다. 이를 위해 내야 수비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위험도 감수한 롯데였다. 현재 피터스는 하위 타순을 전전하고 있다. 롯데는 그의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2번 타순에 기용하는 등의 처방을 하고 있지만, 그는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 타자들을 피하고 그를 상대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만약, 그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롯데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피터스는 매우 성실하고 팀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나다. 아직 20대 젊은 나이로 발전의 여지도 있다. 하지만 그는 육성 과정에 있는 선수가 나이고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외국인 선수다. 마침 롯데는 시즌 초반 상위권에 자리하면서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른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리그 실정에서 외국인 선수의 교체는 전력 강화를 위한 단기 처방으로 유용하다. 이이 몇몇 구단들은 부진한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대안 모색을 할 조짐이다. 롯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롯데의 외야는 고질적인 수비 문제를 안고 있다. 피터스가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를 수비형 외국인 선수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는 자원의 낭비다. 외국인 타자가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게 롯데는 최상이다. 이는 한동희를 포함해 다수의 베테랑 타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문제는 피터스가 수비에서도 아주 우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타격 부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수비 능력과 파워 있는 타격 능력을 갖춘 외야수가 필요하다. 그런 외국인 타자가 KBO 리그로 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실적인 대안은 수비 능력에 콘택트 능력을 갖춘 외야수로 할 수도 있다. 롯데에 부족한 좌타자라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물론, 최상의 그림은 피터스가 공. 수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팀의 상승세와 타선이 상승세가 함께 하는 시점에 피터스의 부진을 가려지고 있지만, 그 사이클의 떨어지는 시점에 피터스의 부진은 다시 이슈가 될 수 있다. 피터스로서는 지금 페이스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롯데 역시 심사숙고해 영입한 외국인 타자의 부활이 절실하다. 과연 피터스가 한층 좁아진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는 롯데의 4월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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