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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시즌부터 외부로부터의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KIA가 시즌 초반 2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첫 번째는 선발 투수 자원인 이민우와 백업 외야 자원인 이진영을 한화에 내주고 한화 유망주 투수 김도현을 영입한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는 잇따른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 유지에 어려움이 커진 한화가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 선발 투수감인 이민우를 영입한 결과였다. KIA는 이를 통해 마운드의 미래 자원을 확보했고 불펜진의 뎁스를 보강했다. 

진짜 큰 트레이드는 그다음이었다. KIA는 시즌 전부터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던 키움의 포수 박동원을 영입하며 시즌 초반부터 KIA를 고민하게 했던 포지션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20개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파워 있는 배팅 능력에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포수의 영입으로 KIA는 타선 강화와 마운드 안정을 함께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박동원의 KIA 행은 여러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KIA는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큰 김민식, 한승택의 포수진이 걱정이었다. 김민식은 2017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돼 그 해 KIA 우승 포수로 활약했지만, 이후 기량이 정체되면서 주전의 입지가 흔들렸다. 우투좌타의 장점에 경험도 풍부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부족함이 항상 보였다. 한승택은 유망주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타격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주전 포수로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KIA는 점점 포수의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올 시즌 KIA는 6년간 150억원을 투자한 나성범과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양현종까지 대형 FA 계약 두 건을 성사시키며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프런트와 감독 경험을 두루 했던 장정석 단장에 팀 프랜차이즈 출신 김종국 감독의 조합으로 팀 안정과 변화를 함께 꽤 하기도 했다. KIA는 팀 체질 개선과 성적을 모두 잡고자 했고 이는 적극적인 외부 영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즌 초반 KIA는 여전히 전력 곳곳에 부족함이 보였다. 특히, 우려했던 포수 부분의 약점이 나아지지 않았다. 김민식,  한승택의 반등을 기대했지만,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KIA는 다시 포수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애초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키움의 주전 포수 박동원과 강하게 연결됐다. 두 팀의 트레이드를 놓고 벌인 줄다리기 결과 KIA는 현금 10억원에 20대 군필 내야수 김태진, 내년 시즌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놓고 박동원에게 KIA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이 트레이드를 두고 비판 여론이 있었다. 현금이 들어간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키움이 과거 선수 장사를 통해 팀 운영비를 충당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이도 있었다. 실제 키움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주력 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하면서 팀을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실제 계약과 다른 뒷돈이 오고 간 정황도 발견되고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키움의 현금 트레이드에 대해 KBO는 더 염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박동원의 트레이드와 관련해 KBO는 그 적절성에 대해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KBO의 승인이 이루어지면서 박동원은 KIA 선수로 등록됐다. 4월 26일 경기에 선발 포수로 출전한 박동원은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KIA는 박동원의 영입을 통해 시즌 초반 주춤하는 타선에 힘을 더할 수 있게 됐다. 현재 KIA 타선은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3할대 타자가 나성범, 김선빈 정도에 불과하고 팀 타율도 하위권이다. 지난 시즌 타선의 약세로 고전했던 기억을 재현하고 있다. 전체적인 타선의 부진은 나성범 영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주력 타자인 베테랑 최형우가 깊은 부진에 빠져있고 기대했던 신인 김도영과 김석환 등의 젊은 타자들도 아직 1군에서 적응기가 필요한 모습이다. 최근 류지혁이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돋보이기 했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분위기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KIA는 타선에 힘을 실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박동원은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파워가 있다. 지난 시즌에는 22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파워히터가 라인업에 포함되는 건 상대 팀에 주는 압박감이 크다. 외국이 타자 소크라테스마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성범에 대한 견제를 완화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박동원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박동원이 주전 포수로 20 홈런을 날려줄 수 있다면 KIA 타선이 한층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박동원은 당장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수 있고 주력 타자들이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하위 타선에서 또 다른 중심 타자로서의 역할도 가능하다. 공수를 겸비한 확실한 주전 포수의 존재는 신예 포수들을 과감히 1군에 올려 백업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건도 만들 수 있다.

또한, 박동원은 장정석 단장과 오랜 세월 키움에서 함께 해 상호 이해의 폭이 깊다. 그의 KIA 행에 장정석 단장의 역할을 컸을 가능성이 크다. 박동원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KIA는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후반기 그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향후 4년간 포수 걱정을 덜 수 있다. 올 시즌 투자에 대한 성과가 필요한 KIA로서는 그 반대급부가 크긴 했지만, 큰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박동원을 떠나보낸 키움은 확실한 실리와 미래도 챙겼다. 당장 현금 10억원이 확보됐고 주전 내야수로도 손색이 없는 김태진을 라인업에 포함했다. 여기에 내년 신인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더했다. 올 시즌 후 FA가 되는 박동원을 잔류시키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키움으로서는 그를 활용해 최대한의 이익을 본 셈이다. FA 박동원이라면 보상금과 25인 보호 선수 외 보상 선수를 얻을 수 있다. 이번 트레이드로 키움은 그보다 많은 보상금과 보상 선수 여기에 신인 선수 지명권을 더 얻었다. 

 

 


하지만 매 시즌 팀 주력 선수가 떠나가는 현실이 키움 팬들에게는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키움은 지난 시즌 후 팀의 역사라 할 수 있는 간판타자 박병호가 FA 풀리자 사실상 그를 잡지 않았다. 박병호가 에이징 커브 조짐을 보인다고 하지만, 여전히 시즌 20홈런 이상의 가능한 그에게 키움은 연평균 10억원의 연봉을 제시한 KT의 조건 이상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키움은 박병호에 대한 20억 원이 넘는 보상금을 챙겼다. 이를 두고 키움 팬들의 비판이 상당했다. 이전에도 키움은 팀 주력 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났다.

모 기업이 없는 팀 특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그동안 파행적인 구단 운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 불가피성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이번 트레이드 역시 이지영이라는 주전 포수가 있긴 하지만, 그가 30대 후반의 나이임을 고려하면 팀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30대 초반의 아직 포수로서 전성기에 있는 박동원의 트레이드는 키움에 아쉬움이 크다. 올 시즌 팀 타율 최하위로 공격력의 약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장타력 있는 타자가 떠난 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키움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박동원은 새로운 팀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게 됐다. 키움은 그에게 지명타자 역할을 병행하게 하면서 타격에서의 장점을 극대화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포수로서의 가치 평가를 저하시키는 일이 될 수 있었다. KIA에서 박동원은 포수로 그 역할이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명타자 자리는 최형우의 자리가 확고하고 기존 주전 선수들의 로테이션도 필요하다. KIA는 포수 박동원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는 박동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동원의 영입이 KIA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되는 될 수 있다. KIA는 양현종이 에이스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선발 마운드가 유지되고 있고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으로 연결되는 강력한 필승 불펜진이 있다. 리드하는 경기에서 승리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문제는 타격 생산력이었다. 박동원은 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로 인한 시너스 효과도 기대된다.

2017 시즌 KIA는 과감한 트레이드 영입으로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었던 경험도 있다. KIA가 과연 그들의 원하는 박동원 효과로 상위권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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