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 가능성과 맞바꾼 패배. 6월 29일 롯데 대 삼성

롯데는 삼성과의 맞대결을 위해 투수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좌완 장원준 선수를 먼저 등판시켜면서 삼성의 좌타자에 대비했습니다. 주말 LG전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었습니다. 그만큼 장원준 선수의 구위가 좋았고 순위를 끌어올리려는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6 : 1 완패였습니다. 이번 패배로 롯데는 3위 추격에 제동이 걸렸고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여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믿었던 장원준 선수의 부진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장워준 선수는 같은 좌완인 삼성 장원삼 선수의 좌완 에이스 대결에서 완패했습니다. 컨디션 조절의 실패인지 모르지만 장워준 선수의 구위는 기대에 훨씬 못 미쳤습니다. 3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6실점하면서 경기 흐름을 삼성에 넘겨주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삼성, LG 와의 중요한 일정이 이어지는 이번 주, 장원준 선수는 2번의 등판을 해야합니다. 그에 대한 코칭스탭의 기대가 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지만 화요일 경기 투구를 실망스러웠습니다. 장원준 선수에게 항상 지적되는 기복이 심한 피칭이 다시 한번 그와 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번 조기 강판이 일요일 경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초반 6 : 0으로 벌어진 경기는 삼성의 우세가 예상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원삼 선수의 투구 내용도 좋았고 삼성의 강력한 불펜을 감안하면 추격하기 힘든 점수차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다만 롯데의 강력한 타선이 있기에 일말의 기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휴식 후 롯데 타선은 무기력했습니다. 9회까지 4안타의 빈공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없었습니다.

 

이대호 선수의 솔로 홈런 하나가 위안이 되었을 뿐입니다. 롯데는 장원삼 선수에게 7이닝 3안타로 묶이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경기당 4~5점은 쉽게 뽑아내던 그런 타선이 아니었습니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이 선수들 사기에 나쁘게 작용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된 롯데의 화요일 부진이 재현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무기력한 패배속에서 롯데는 한 가지 희망을 발견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장원준 선수를 이어 던진 김수완 선수의 호투가 그것이었습니다. 고교를 졸업하고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김수완 선수는 오랜 2군 생활끝에 올 시즌 1군 등판 기회를 잡았습니다. 롯데 선발진의 부상과 불펜진의 부진이 그에게 기회로 다가온 것입니다.

첫 등판에서 김수완 선수는 자신감 없는 투구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경험 부족이 그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좋은 구위가 있었지만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1번의 등판 실패로 1군 무대 경험은 1경기로 끝날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SK전 선발 등판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비로 무산되긴 했지만 그에 대한 팀의 기대감을 나타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경기에서 김수완 선수는 무산된 선발 등판 기회를 보상받으려는 듯 위력적인 구위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비록 점수차가 벌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진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첫번째 등판과는 전혀 다른 투구 내용이었습니다. 왜 김수완 선수가 1군의 부름을 받았는지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4이닝 동안 12타자를 상대한 김수완 선수는 삼진 8개를 잡아내며 퍼펙트 투구를 했습니다. 삼성 타자들은 김수완 선수의 구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불안한 불펜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롯데에게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발견했단 할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가지고 던질 수 있으냐 하는 과제는 남아있지만 확실한 불펜 카드로서의 가능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패배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가 화요일 경기 같은 투구 내용을 이어간다면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이재곤 선수와 더불어 또 하나의 히트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인 김수완 선수의 호투와 함께 롯데 불펜진은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깔끔한 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최근 다시 안정된 불펜의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이런 안정감이 박빙의 승부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만약, 김수완이라는 가능성의 현실이 되고 불펜이 다시 정상 가동된다면 화요일 패배는 가치 있는 패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롯데는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한 한 주의 첫 경기를 너무 쉽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비로 인해 경기가 순연되면서 최상의 투수 로테이션을 구축했지만 결과는 예상을 빚나가고 말았습니다. 3위 추격 이전에 4위 수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롯데는 추격해오는 LG의 기세가 만만친 않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KIA의 침체가 계속된다는 점이 다행(?)이라 해야할까요?

LG와의 주말 3연전이 예정된 롯데로서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의 결과가 중요합니다. 그 성적표가 좋지 못하다면 어렵게 올라선 4위 자리마저 위태로울 것입니다.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이 원할하지 않다는 점이 남은 2경기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사도스키, 송승준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제 몫을 다해준다면 위닝 시리즈도 가능할 것입니다.

장마라는 변수가 경기 일정이 계속 변경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롯데의 무기력한 화요일 경기는 이것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열해지는 순위 싸움속에 좀 더 세밀한 선수단 관리와 선수 스스로 컨디션 유지에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남은 삼성전에서 롯데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지 관심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