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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붙는 별명은 보살팬이다. 한화 팬들은 한화의 성적과 상관없이 매 시즌 뜨거운 응원을 보내기 때문이다. 한화 팬들이 경기 후반 외치는 '최강 한화'라는 육성 응원은 KBO 리그의 대표적 응원의 풍경이다. 한화팬들에게 한화는 최강 팀이기도 하고 '최강 한화'라는 말속에는 한화가 최강팀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도 가득 담겨있다. 

하지만 이런 한화 팬들의 마음과 달리 한화는 최근 10 시즌 동안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최하위를 기록한 대표적인 약 팀이다. 2022 시즌에도 한화의 성적은 가장 아래에 있었다. 그에 더해 2020 시즌부터 3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도 더해졌다. 프로야구 초창기 대표적 약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정규리그 최다 연패인 18연패로 동률을 이루는 연패 기록도 있었다. 3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는 동안 승률은 4할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당연히 투. 타의 각종 팀 기록 지표도 최하위권이었다. 총체적 난국이 계속된 한화였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한화는 김응용과 김성근,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레전드 감독들을 영입해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모 기업의 큰 지원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수의 FA 선수 영입을 하기도 했다. 2군 육성을 위한 시스템도 정비했고 구단 인프라도 개선했다. 구단 프런트를 쇄신하기도 했다. 심지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고 다수의 외국인 코치진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2018 시즌 정규리그 3위의 성과도 있었지만, 잠깐의 바람이었다. 이후 한화에게 포스트시즌 너무나 낯선 무대였다. 이에 한화는 확실한 리빌딩을 통한 팀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KBO 리그에서는 파격적인 성적을 고려하지 않은 리빌딩이 이어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 드래프트 순위를 높이기 위해 탱킹, 고의로 전력을 약화시켜 순위를 하락시키는 구단들이 있다.

 

 

 



한화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팀 베테랑 선수들의 대거 방출하고 그 자리를 젊은 선수들로 채웠다. 한화의 유망주 선수들은 1군에서 타 팀과 달리 상대적으로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다. 2020 시즌 부임한 수베로 감독은 외국인 감독에게 요구되는 성적보다는 팀 리빌딩에 필요한 인물로 한화에 영입됐다. 한화는 유망주들이 충분한 기회와 국내 지도자와 다른 빅 리그 지도자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길 기대했다.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신선한 시도이기도 했다. 문제는 성적을 사실상 포기한 리빌딩이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화는 3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며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그 속에서 문동주와 김서현 등 대형 투수로 성장할 유망주 투수들을 영입해 팀 마운드 미래를 밝게 했지만, 단기간에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요소가 보이지 않았다. 유망주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했고 팀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리빌딩이었지만, 한화는 퇴보하는 모습이었다. 2021 시즌 승률이 개선되는 듯 보였지만, 2022 시즌 다시 승률이 곤두박질쳤다. 

이에 인내심이 그 어느 팀보다 강한 한화팬들 역시 팀 상황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3년의 리빌딩에도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화의 상황에 팬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 리빌딩을 하면서 FA 시장에서 충실한 전력 보강을 할 기회도 있었지만, 이를 외면한 구단의 처사도 비난의 또 다른 이유였다. 

2023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마침내 외부 전력 보강을 시도하며 전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시적으로 보였다. 우선 FA 시장에서 한화는 LG의 중심 타자 채은성을 영입했고 전천후 내야수 오선진,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베테랑 투수 이태양을 영입했다. 오선진과 이태양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다시 FA 계약으로 한화에 인연을 이어가는 이어가게 됐다.

한화는 수년간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면도 있었지만, 지방 구단이라는 지리적 불리함에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팀 상황 속에 선수들이 선호하지 않는 구단이었다. 그 불리함을 이겨내기 위해 더 많은 금액의 베팅이 필요했지만, 한화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채은성 영입을 위해 ㅎ한화는 오버페이라 해도 될 만큼의 베팅을 했다. 

채은성은 넓은 잠실 홈구장을 쓰는 LG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과 80타점 이상의 타점 생산이 가능한 우타자다. 주 포지션은 외야지만, 2022 시즌 채은성은 1루수로도 안정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멀티 포지션 소화도 가능함을 입증했다.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로 그 활약을 이어갈 여력이 있고 보다 타자에 유리한 한화의 홈구장에서 장타력이 더 나아질 여지도 있다. 

채은성을 영입하면서 한화는 기존의 노시환, 정은원, 최재훈의 주력 타자에 힘을 더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장타력이 돋보이는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를 더하면서 중심 타선에 힘이 실렸다. 분명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는 한화 타선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던 노시환과 정은원 두 젊은 주력 타자들의 반등이 전제되어야 하고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그동안 충분한 기회를 주며 육성했던 야수 자원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 문제는 수년간 기회를 주고 육성한 야수 자원 중 풀타임을 완벽히 소화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화가 FA 시장에서 FA 포수 최재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양의지에게 거액을 베팅하며 영입을 시도한 건 포수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어느 팀에서도 4번 타자로 설 수 있는 공격력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지난 시즌 팀 타율은 물론이고 팀 홈런, 팀 타점 등 공격 생산력에서 리그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채은성의 영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타격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 부분은 스프링캠프 기간 한화에게는 큰 과제다. 1군에서 경쟁력을 가진 선수 뎁스를 두껍게 하지 못한다면 FA 영입 효과는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마운드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문동주와 김서현이라는 역대급 재능의 영건에 그동안 다수의 유망주 투수들을 신인 드래프트 우선순위를 활용해 수집했다. 이제는 그 투수들을 전력화해야 한다.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2명에 FA 투수 이태양, 지난 시즌 뒤늦게 선발 투수로 존재감을 보인 장민재, 지난 시즌 주춤했지만, 국내 선발 투수로서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던 김민우, 본격적으로 1군 선발 투수에 도전하는 문동주까지 5인 로테이션 구색이 갖춰졌다. 트레이드로 영입된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 한승혁도 선발 투수 경쟁에 들어올 수 있다. 

불펜진은 기존의 주력 불펜 투수진 강재민과 베테랑 정우람과 장시환, 지난 시즌 27홀드를 기록하며 좌완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민수, 필승 불펜진을 형성하고 150킬로 후반의 강속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을 겸비한 신인 김서현 또한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 주춤했던 주력 불펜 강재민이 반등해야 하고 내림세가 뚜렷한 전 마무리 정우람도 힘을 내야 한다. 여기에 다수의 유망주들이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신인 김서현이 불펜진 운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바꿔 말하면 신인 투수를 전력의 상수로 꼽아야 한다는 점은 한화 마운드 역시 불안전성을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3 시즌 한화는 다른 팀처럼 우승, 또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목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전력을 보강했다고 하지만, 현재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만으로 정규리그 5할 이상의 승률을 장담할 수 없다. 신인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라는 플러스 요소가 전력을 강하게 할 수 있지만, 이는 모든 팀들이 기대하는 플러스 요소다. 기존 선수들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고 육성의 성과가 더해져야 한다. 3시즌 연속 최하위를 하면서 지속한 리빌딩의 결과가 함께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한화의 목표는 탈 꼴찌다. 2023 시즌 한화는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삼성, NC 등과 함께 하위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앞서 언급한 두 팀보다 한화가 나은 전력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자칫 4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최악의 상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는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위안을 받기에는 참혹할 결과다. 리빌딩과 팀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영입한 수베로 감독 체제의 실패이기도 하다. 이는 또 한 번 한화를 큰 변화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부족한 선수층에도 팀 리빌딩을 비교적 잘 이끌어왔지만, 함께 일하던 정민철 단장이 임기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났고 외국인 코치진 중 일부도 팀을 떠났다. 그의 임기도 2023 시즌이 마지막 한화는 수베로 감독과의 계약 기간은 지키기로 했지만, 재계약은 다른 문제다. 리빌딩 중이라 하지만, 임기였던 3시즌 모두 최하위를 기록한 팀의 감독과 재계약을 고려하기는 어렵다. 

분명 기대가 되는 시즌이지만, 더 나은 성적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한화의 2023 시즌이다. 하지만 더 이상은 리빌딩을 핑계로 대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의 과정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 당장의 성적이 될 수도 있고 눈에 보이는 가능성이 될 수도 있다. 우선은 꼴찌팀의 굴레를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과연 한화는 과정에 있는 팀이 아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을지 그들의 2023 시즌이 궁금하다.



사진 : 한화이글스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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