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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시즌 정규리그 2위, 하지만 2022 시즌 정규리그 7위, 극과 극의 2년을 보낸 프로야구 삼성의 2023 시즌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삼성은 지난 시즌 2021 시즌 팀을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까지 이끌었던 허삼영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하고 프로야구 레전드 유격수 출신 박진만 2군 감독을 감독 대행으로 임명해 시즌을 마무리했다.

삼성은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에서 높은 승률을 유지했고 전반기 부진을 벗어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기도 했다. 비록 정규리그 7위에 머물렀지만, 후반기 경기력은 상위권 팀 못지않았다. 이는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일이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박진만 감독은 대행에서 벗어나 정식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나은 성적을 위한 전력 보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롯데와 두산, 한화는 FA 시장에서 활발히 선수를 영입했고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주전 유격수 노진혁을 FA 시장에서 떠나보낸 NC는 전력 약화를 FA 포수 박세혁 영입과 내부 FA였던 주전 2루수 박민우와의 장기 계약, 좌완 에이스 구창모와의 비 FA 다년 계약을 하며 추가 전력 유출을 막았다. 

삼성은 주변의 분위기와 달리 잠잠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오히려 팀 FA 내야수 오선진의 한화행을 지켜봤고 또 다른 FA 선수였던 팀 프랜차이즈 선수 김상수의 KT행도 막지 못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비워진 전력을 메우지 못했다. 보통 신임 감독이 선임되면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FA 영입 등 전력 보강을 하는 게 보통인데 삼성은 그러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약해진 전력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삼성의 최대 강점은 외국인 선수들이다. 삼성의 선발 원투 펀치 뷰캐넌과 수아레즈는 리그 최고 선발 투수들이다. 뷰캐넌은 2020 시즌부터 2022 시즌까지 3시즌 연속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뷰캐넌은 매 시즌 16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뛰어난 삼진 대 볼넷 비율 등 안정감 있는 투구가 장점이다. 2022 시즌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는 삼성의 전력 약화로 인한 영향이 있었다. 뷰캐넌은 이제 삼성에서 4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수아레즈는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파워피처다. 그는 2022 시즌 30경기 마운드에 올라 6승 8패를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2.49로 준수했다. 퀄리티스타트는 19번이었고 높은 삼진 비율을 보였다. 그의 승수가 6승에 머문 건 타선의 지원 부재와 불펜 난조 등 지독한 불운의 결과였다. 투구 내용만 본다면 뷰캐넌 이상의 능력치를 보였다. 삼성이 그와 재계약에 나선 건 당연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타자 피렐라는 KBO 리그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연 선수다. 피렐라는 2022 시즌 타격 각 부분에서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와 타이틀 경쟁을 치열하게 했다. 피렐라는 시즌 내내 삼성 타선을 이끌며 꾸준함을 유지했다. 0.342의 타율과 28홈런, 109타점, 192 안타를 기록한 피렐라는 삼성이 타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재계약할 선수였다. 

삼성은 해외 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었던 이들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외국인 선수 연봉 샐러리캡을 가득 채웠다. 삼성은 이를 통해 전력의 중요한 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들이 삼성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뷰캐넌은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한을 이해하고 연봉을 삭감하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팀이 다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은 이와 전혀 상관없는 팀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만으로 상위권 성적을 기록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 팀은 대부분 단단한 국내 선수 라인업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해도 이를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선수 뎁스가 있었다. 삼성은 그와 달리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만약,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한다면 전력 약화가 분명하다는 점이 삼성의 큰 불안요소다.

삼성으로서는 국내 선수들의 분전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시즌 주춤했던 중심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타선에서는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던 구자욱의 반등이 있어야 한다. 구자욱은 2022 시즌을 앞두고 5년간 최대 120억원의 대형 계약을 했다. 구자욱은 2022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삼성은 그전에 구자욱을 장기 계약으로 묶었다.

구자욱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이승엽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능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선수였다. 좌타자로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겸비했다. 또한, 빠른 스피드와 공을 보는 눈까지 다재다능한 선수가 구자욱이다. 하지만 2022 시즌 구자욱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했다. 타율은 3할에 미치지 못했고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당연히 타점 생산력도 떨어졌다. 99경기 출전에 그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구자욱에 대한 장기 계약 첫 시즌을 실패로 귀결되고 말았다.

2023 시즌 구자욱은 외국인 타자 피렐라, 주전 1루수 겸 중심 타자 오재일과 함께 삼성 중심 타선에 서야 할 선수다. 구자욱은 반등한다면 삼성은 최소한 중심 타선에서는 어느 팀 못지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피렐라는 리그 정상급 타자고, 오재일은 지난 시즌 21홈런 94타점으로 중심 타자의 능력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구자욱이 반등한다 해도 삼성은 여전히 타선에서 고민이 있다. 중심 타선에 서야 할 포수 강민호는 나이에 따른 타격 능력 저하가 분명하다. 삼성은 김태군과 김재성까지 공격력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두 포수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내야진에서는 베테랑 이원석, 강한울 외에 지난 시즌 출전 경기 수를 늘린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박진만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주전으로 올라선 김지찬을 포함해 1차 지명 신인 이재현이 더 성장해야 한다. 

외야진은 지난 시즌 부진했던 베테랑 김헌곤과 김동엽의 반등이 필요하다. 김헌곤은 지난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후 FA가 될 수 있었지만, 1할대 빈타에 FA 권리 행사를 포기해야 했다. 김동엽 역시 키움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하는 포수 이지영을 내주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타 거포지만,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부진했고 1군에서도 밀려나는 모습이었다. 2023 시즌 두 선수는 생존을 위해 반등이 필요하다. 두 선수가 기량을 회복한다면 삼성의 야수진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야수진은 물론이고 마운드도 기존 선수들의 반등이 있어야 한다. 외국인 원투 펀치에 이어 WBC 대표 선수로 선발된 원태인까지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한 삼성이지만, 4, 5선발 투수 자리는 허전함이 있다. 4선발 투수 역할을 해야 할 베테랑 좌완 백정현의 역할이 중요하다. 백정현은 FA 계약을 체결한 첫 시즌인 2022 시즌 4승 13패 방어율 5.27의 부진을 보였다. 2021 시즌 14승 5패 방어율 2.63의 기록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특별한 부상도 없었다. 그의 부진은 선발 로테이션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백정현은 좌완 투수로 강한 구위보다는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하는 투수다. 2021 시즌 백정현은 그 제구력을 바탕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30살을 훌쩍 넘어선 나이에 이룬 성과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결과로 백정현은 FA 다년 계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2 시즌 백정현의 투구 패턴이 읽혔고 타자들의 대응이 잘 이루어지면서 백정현은 고전했다. 다만, 후반기 투구 패턴의 변화 등으로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삼성은 다수의 젊은 투수 유망주들이 있지만, 그들이 자리를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올 시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백정현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버텨줘야 마운드 운영이 수월해질 수 있다. 

불펜진은 40살을 넘긴 마무리 오승환을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한 삼성이다. 추신수와 함께 KBO 리그에 활약하는 마지막 82년생 선수인 오승환은 구위 저하가 분명한 상황에서도 2022 시즌 31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블론세이브가 7번이나 있었다. 한때 컨디션 조절 차원이었지만, 마무리 투수 자리를 잠시 내려놓기도 했다.

 

 

 



삼성은 오승환을 이어갈 강력한 마무리 투수가 필요하다. 그전에는 당분간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불펜진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때까지 오승환을 포함해 우규민 등 경험 많은 불펜 투수들이 버텨줘야 한다. 이와 함께 필승 불펜진을 구성할 수 있는 추가 자원도 필요하다. 이에 삼성은 여유가 있는 포수 자원을 활용한 트레이드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결국,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기존 불펜 투수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이렇게 삼성은 전력 강화 요인 없이 2023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 육성과 이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건 모든 구단이 꿈꾸는 일이고 그에 성공한 구단들도 있다. 하지만, 필요한 전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건 전력을 강하게 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강팀들 역시 내부 육성과 선수 영입을 함께 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내부 육성은 일종의 어음이지만, 외부 선수 영입은 현금이라 할 수 있다.

성적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면 외부 선수 영입에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삼성은 그렇지 않다. 삼성은 리그 최강의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들이 언제까지 팀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외국인 선수들이 있을 때 좋은 성적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삼성은 외국인 선수들은 전력을 유지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가 현상 유지를 위한 방편이 된다면 어려운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서는 국내 선수들의 극적인 반등이 있지 않다면 고전하는 2023 시즌이 될 수 있다. 이는 어렵게 상위권 팀으로 올라선 삼성이 다시 하위권 팀으로 전락함을 의미한다. 과연 삼성이 2023 시즌 국내 선수들의 존재감을 높이며 2021 시즌 정규리그 2위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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