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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의 문이 거의 닫혀가고 미 계약 FA 선수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예상치 못한 계약 소식이 들렸다. FA 시장에 남아 있던 A등급 투수였던 키움 한현희가 롯데와 계약하며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한현희와 최대 4년 4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음을 발표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장의 무관심과 원 소속팀 키움마저 계약에 미온적이었던 상황에서 한현희는 극적으로 소속팀을 찾게 됐다. 

계약 내용은 다소 복잡하다. 계약 기간은 총 4년이지만, 한현희가 옵션 조건을 달성하면 3년 후 옵트아웃, 자유계약 자격을 얻을 수 있다. 40억원의 총 계약금은 보장금액이 계약금 포함 18억원이고 나머지 22억원은 구단이 설정한 옵션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롯데는 옵션을 보장 금액 이상으로 넣어 실패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고 한현희는 큰 동기부여 요인이 발생했다. 한현희로서는 많은 옵션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자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차가운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대신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임을 고려하면 3년 후 더 큰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한현희의 영입으로 롯데는 마운드의 무게감을 더했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하다. 140킬로 후반의 속구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라는 희소성은 큰 장점이다. 선발 투수로 정규 시즌 두 자릿 후 이상의 승수, 불펜 투수로 키움의 불펜진에서 큰 활약을 한 이력도 있다. 키움에서 많은 경기 경험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금메달 멤버가 되는 등 국제 대회 경험도 있다. 

 

 

 



이런 경험과 이력은 롯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현희는 스프링 캠프 상황에 따라 외국인 투구 원투 펀치, 스트레일리와 반즈, 박세웅에 이후 4, 5선발 투수 경쟁에 나설 수 있고 필승 불펜조에 포함될 수 있다. 롯데 선발진은 4, 5 선발 투수가 확실하지 않다.

2022 시즌 선발 투수로 9승을 기록한 이인복과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을 확인한 나균안이 앞서가고 있지만, 롯데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좌완 김진욱과 언더핸드 강속구 투수 서준원의 영건들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인복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 타임 시즌을 소화했고 나머지 선발 투수 경쟁군에 있는 선수들 역시 온전히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들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 경험 있는 선발 투수 자원의 필요성이 있었고 FA 시장에 남아있던 한현희가 롯데와 연결됐다. 

불펜진 역시 마무리 김원중이 든든히 불펜을 지키고 리그 상위권의 필승 불펜 구승민과 최준용, 김도규를 포함해 강력한 구위를 지니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 있지만, 풀 타임 내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젊은 투수들이 다수였던 롯데 불펜진은 2022 시즌 기복이 있었다. 안정감을 더해줘야 할 베테랑 불펜 투수들 역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타 팀에서 방출된 다수의 베테랑 투수들을 스토브리그 기간 영입했다. 그 과정에서 리그 최고 좌완 투수로 활약했던 차우찬과 두산 불펜진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윤명준, 마무리 투수 경력의 김상수, 까다로운 구질의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 등이 불펜진에 더해졌다. 하지만 이들 투수들은 기량이 내림세에 접어든 상황이고 시즌 내내 그 활약을 지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한현희는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검증된 불펜 자원이다. 

한현희가 정상 컨디션이라면 필승 불펜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롯데가 기대하는 유망주 투수들의 병역 의무 이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현희는 마운드에 생기는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롯데는 FA FA A등급으로 보호 선수 20인 외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는 조건에서 과감히 한현희를 영입했다. 유망주 선수를 지키기보다는 2023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표를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남은 건 한현희의 반등 여부다. 한현희는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이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던 선발투수이기도 했지만, 선발과 불펜은 오가는 무리한 등판을 지속하다 2015 시즌 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투수와 불펜 투수로 활약했지만, 부상 이력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여기에 최근 시즌에서 기량이 내림세에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모습이었다. 2020 시즌부터 방어율이 높아졌고 구위도 떨어졌다. 2021 시즌에는 심야 숙소 이탈과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으로 중징계를 받고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마침, 2021 시즌은 한현희가 기량을 회복하고 최고의 시즌을 만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또한, 한현희는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고, 때맞춰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기량 회복과 국가대표 선발,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한현희는 주목받는 FA 자격 선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순간의 실수가 중요한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 이전에도 한현희는 일각에서 급격한 체중 증가 속에 자기 관리에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었다. 그의 실수는 자신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일이었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가치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일이기도 했다. 

이후 다시 복귀한 한현희는 반등을 기대했지만, 2022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한현희는 21경기 마운드에 올라 6승 4패 방어율 4.75를 기록했다. 중간에 부상과 부진으로 2군행을 겪기도 했고 키움이 큰 주목을 받았던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 심지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이는 FA 시장에서 그에 대한 평가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결과였다. 

한현희는 30대 초반으로 젊은 나이고 그동안 주목할 만한 실적도 있었지만, 2021 시즌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반등하지 못한 시즌 결과, 여기에 보상 선수 부담이 큰 A 등급 선수라는 조건이 겹치며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계약이 속출하는 FA 시장에서 소외되고 말았다. 원 소속팀 키움마저 한현희와 함께 FA 시장에 나온 베테랑 투구 정찬헌과의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한현희는 키움과 1년 계약을 하던가 아니면 싸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해야 했다. 이마저도 키움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키움은 한현희와 정찬헌을 2023 시즌 필수 전력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다수의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한현희와 정찬헌에게 원하는 계약을 할 이유가 없었다.

이제 스프링 캠프가 열리는 시점, 초조함이 극에 달할 수 있는 상황에 한현희는 롯데와 계약을 체결하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다만, 한현희는 다수의 옵션을 달성하기 위해 그에 대한 의문들을 걷어내기 위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한현희는 계약에 앞서 체중을 감량하는 등 충실한 시즌 준비를 한 모습을 보였다. 어렵게 FA 계약을 한 만큼 성적에 대한 절실함도 클 수밖에 없다. 

 

 

한현희

 



또한, 한현희는 부산에서 야구를 시작하고 지역의 대표적 고교 야구팀이 있는 경남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했다. 부산은 그의 고향으로 고향으로의 귀환은 남다른 의미도 있다. 한현희가 여러 가지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요소들이 많다. 

롯데는 한현희를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먼저 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에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WBC 대표 선수로 선발된 선발 투수 박세웅이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선발될 가능성이 크고 롯데 불펜에서도 대상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 중단이 없는 올 시즌 선수 뎁스를 두껍게 하는 건 상위권 성적을 위해 필수적이다. 한현희 영입은 롯데에 다목적의 의미가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2023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윈나우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FA 영입 한도를 모두 채웠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베테랑들도 다수 영입했다. 그 결과 선수 뎁스가 몰라보게 두꺼워졌다.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많아졌다. 이는 정규 시즌 초반 반짝하다 중반 이후 힘이 떨어지는 롯데의 시즌 패턴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단의 강력한 의지는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 그 어느 시즌보다 성적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FA 한현희 영입은 2023 시즌 롯데의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유망주를 내주는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마침 롯데는 좌완 불펜 자원이 극히 부족하다. 한현희 영입으로 롯데의 스토브리그 계속된 전력 보강이 마침표를 찍은 것인지 또 다른 뉴스가 들려오게 될지 이 부분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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