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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시즌을 보낸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우승을 차지했던 SSG 랜더스를 제외하면 모든 구단이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그중 KT는 아쉬움의 깊이가 가장 컸다. KT는 2021 시즌 정규 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했던 디팬딩 챔피언이었고 그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2022 시즌을 맞이했다. 여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박병호를 FA 시장에서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KT는 박병호가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기량이 내림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타자에 보다 유리한 KT 홈구장에서 반등할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 또한, 2021 시즌 후 은퇴한 베테랑 타자 유한준을 대신하는 의미도 있었다. 같은 1루수의 중심 타자 강백호의 수비 부담을 덜고 신. 구 거포의 조화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 또 한 번의 우승을 기대하는 KT로서는 충분히 할 만한 투자였다. KT의 예상대로 박병호는 홈런 에이징 커브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KT에서 완벽하게 부활했고 홈런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런 박병호 효과에도 KT의 2022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투. 타 핵심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팀이 흔들렸다. 중심 타자 강백호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부상으로 개막부터 팀을 합류하지 못했고 또 한 번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강백호는 2022 시즌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강백호는 합류 후에도 괴물타자의 위용을 되찾지 못하고 고전했다. 이는 KT가 기대했던 강백호, 박병호 중심 타선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게 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마저 부진하면서 KT는 박병호가 나 홀로 분전하는 타선이 됐다. 

 

 

 

 

마운드에서도 2021 시즌 팀 우승의 주역이었던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마운드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원투 펀치를 이뤄야 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마저 구위 저하가 분명히 보이며 원투 펀치 역할을 하지 못했다. KT는 고영표를 중심으로 소형준, 엄상백, 배제성까지 강력한 국내 선발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며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을 대신했다. 하지만 KT 마운드의 강점이 반감되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타선이 힘마저 떨어지면서 KT는 전반기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이대로 디펜딩 챔피언의 몰락이 예상되는 시점에 KT는 반등했다. KT는 프런트가 빠르게 움직이며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부상 회복이 불투명한 쿠에바스를 떠나보내고 좌완 투수 벤자민을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 역시 호타 준족형의 알포드로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두 외국인 선수는 후반기 대체 외국인 선수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KT의 중심 선수로 큰 활약을 했다. 

후반기 KT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으로 반등의 에너지를 얻었고 후반기 강점을 보인 팀의 저력을 되살렸다. KT는 후반기 높은 승률로 하위권을 벗어났고 한때 2위 자리까지 넘볼 정도로 상승세에 가속도를 더했다. 하지만 전반기 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 시즌 막바지 힘이 떨어졌고 정규리그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3위 키움과 KT는 승률이 같았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이는 결과적으로 KT의 포스트시즌에 큰 부담이 됐다. KT는 KIA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단판 승부에서의 전력 소모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KT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과 5차전의 접전을 펼쳤지만, 포스트시즌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 키움의 기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렇게 KT의 2022 시즌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KT는 충분히 디팬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줬다. 한때 최하권까지 밀렸다. 4위까지 오른 건 KT의 큰 성과였다. 이는 KT가 누구의 KT가 아닌 팀 KT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KT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서 백업 선수들이 이를 메우면서 버텨냈다. 그렇게 큰 추락을 이겨낸 KT는 후반기 힘을 모아 반등할 수 있었다. 

이는 이강철 감독의 역량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한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언더핸드 선발 투수로 프로야구 역사상 최강팀 중 하나인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 시절 주력 선수였고 선수 은퇴 후에는 KIA, 키움, 두산에서 투수코치와 수석 코치를 역임하며 준비된 지도자의 이력을 쌓았다. 

2019 시즌 KT의 감독으로 선임된 이강철 감독은 제10구 단으로 창단 후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KT를 빠르게 강팀으로 올려놓았다. 2019 시즌 정규 시즌 6위로 도약한 KT는 2020 시즌 정규리그 2위로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1 시즌에는 이를 뛰어넘어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사람들은 KT의 시대가 열렸다고 했고 이강철 감독의 지도력도 재조명 받았다. 사람들은 KT의 우승이 이강철 감독의 강철 매직 덕분이라고 했다. 

실제 이강철 감독은 KT가 누군가에 의존하는 팀이 아닌 팀 전체가 하나가 된 원팀으로 만들었다. 우선, 국내 투수들의 기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외국인 선수가 없어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마운드를 구축했다. KT의 마운드는 KT가 우승 후보의 전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었다. 타선은 화려하지 않지만, 필요할 때 득점을 할 수 있는 꾸준한 생산력을 유지했다. KT는 투. 타의 조화를 이룬 팀이었고 돌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의 역령을 갖춘 팀이었다. 이는 단단한 팀을 만든 이강철 감독의 작품이었다. 

2023 시즌 KT는 챔피언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부상 선수 없이 시즌을 준비할 수 있고 외국인 선수 구성도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군 입대 변수가 있었지만, FA 시장에서 유격수 김상수를 영입해 그 공백을 메웠다. 2019 시즌부터 팀과 함께 한 이강철 감독의 존재도 팀에 큰 장점이다. 

이강철 감독은 KT와 함께 2023 WBC 야구 대표팀 감독으로 두 개의 스프링 캠프를 이끌어야 한다. KT의 스프링 캠프가 시작되고 얼마 안 되는 시점에 WBC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미국에서 별도의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는 일정이 있다. 대표팀은 3월 초 시작하는 WBC에서 예선 라운드를 통과하면 8강전까지 일본에서 경기를 하고 4강에 오른다면 미국에서 경기를 하는 일정이다. WBC 대표팀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시즌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이강철 감독은 소속팀의 스프링 캠프를 직접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시즌 준비에 있어 큰 부담이다. 

 

 

 

 

하지만, 최근 야구 국가대표팀의 국제 대회 잇따른 부진으로 비난 여론이 큰 상황에서 2023 WBC 대회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실패로 결론난 야구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버리고 전년도 우승 팀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기존 시스템으로 돌아간 이후 첫 감독이 이강철 감독이다. 결과에 대한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큰 2023년이다. 이강철 감독으로서는 두 가지를 모두 고민해야 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이강철 감독은 냉철하면서 팀을 하나로 묶은 역량이 뛰어났다. 정규리그와 같은 장기 레이스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도 리더십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특히, 단기전에서의 경기 운영은 승부사로서의 자질을 보였고 결과로 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역할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KT에서 이강철 감독의 존재감을 매우 크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보이지 않게 팀을 이끄는 능력은 이강철 감독의 장점이다. 

2023 시즌 이강철 감독은 2021 시즌 KT를 우승으로 이끈 강철 매직에 더해 국가대표에서도 또 다른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 2023 WBC는 최근 부진을 벗어나려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대만도 최상의 전력으로 나선다. 축구의 월드컵과 같은 최강 전력이 맞서는 야구의 월드컵에 걸맞은 선수단 구성으로 맞선다. 이는 대표팀의 여정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승부를 해야 한다. 그 승부를 벗어나며 KT의 2023 시즌을 바로 이끌어야 하는 이강철 감독이다. 에너지 소모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이강철 감독이 이런 부담을 이겨내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성과를 낸다면 그의 역량은 더 빛날 수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가 빛나는 시즌이 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이 한 시즌 두 개의 마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런 이강철 감독을 중심으로 KT가 챔피언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한 2023 시즌이다.


사진 : kt 위즈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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