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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승 55패 2무승부, 승률 0.613, 1위와는 2경차 2위, 누가 봐도 성공적인 LG 트윈스의 2022 시즌이었다. 하지만 LG의 최종 성적은 3위였다. 포스트시즌 성적으로 성적을 결정하는 KBO 리그에서 LG는 정규리그 성적을 그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는 정규리그의 성과를 빛바래게 하고 말았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아쉬운 패배 때문이었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그들보다 정규리그에서 7경기 뒤졌던 키움에 패했다. 대부분이 SSG와 LG의 한국시리즈를 예상했고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LG는 포스트시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 키움에 밀렸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그 후폭풍은 강력했다. LG는 팀 역사상 가장 많은 정규리그 승수를 기록하고도 변화에 더 무게를 두며 스토브리그에 들어갔다. 당장, 감독 자리에 대한 기류가 달라졌다.

2시즌 동안 팀을 무난히 이끌며 성과를 냈던 유지현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애초 정규리그가 종료된 시점까지 2022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유지현 감독의 재계약이 유력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결과가 상황을 변하게 했다.

시즌 종료 후 유지현 감독의 재계약 대신 새로운 감독 선임과 관련한 언론 보도와 소문이 들려왔다. 특정 인물이 내정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지현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렇게 유지현 감독은 선수 시절 그리고 코치와 감독에 이르기까지 LG 원 클럽맨으로 커리어를 쌓았지만, 포스트시즌 실패는 그와 LG와의 관계를 더는 이어갈 수 없게 했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이루지 못한 염원이었던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현재의 코치진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LG는 키움과 SK에서 감독, 단장을 역임했던 염경엽 야구 해설위원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한 선택이라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의 과거 LG에서 코치 경험을 했고  프런트부터 시작해 구단 운영과 지도자로서 두루 경험을 쌓은 지도자다. 키움 히어로즈 이전 넥센 히어로즈에서는 하위팀을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으로 이끌었고 한국시리즈 진출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우승을 이끌어야 할 감독 커리어에 우승이 없다는 점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2018 시즌 단장으로 SK와이번스의 우승을 함께 하기는 했다. 당시 SK의 감독은 외국인 힐만 감독이었다. 힐만 감독은 SK를 홈런의 팀으로 변모시켰고 빅볼 야구로 대표되는 팀 컬러를 확실히 정립했다. 그 스스로가 구단의 마케팅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권위적인 감독상을 버리고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줬다. 여기에 염경엽 단장의 뒷받침도 있었다. 하지만 우승 감독과 단장이 가지는 우승의 온도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정작 염경엽 감독은 힐만 감독에 이어 감독 자리에 올랐지만, 2019 시즌 다 잡았던 정규리그 우승을 막판 놓친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2020 시즌에는 팀 성적 부진과 이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와 건강 악화로 시즌 도중 감독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분명 매력 있고 유능한 지도자지만,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이런 염경엽 감독의 LG 감독 선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애초 계획하던 감독 후보들이 팬들의 반발로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선택된 면도 있었다. 그만큼 LG는 변화가 절실했다. 염경엽 감독의 선임과 함께 LG는 유지현 감독에 함께 했던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 중 일부도 팀을 떠났다. 대표적으로 LG의 영구 결번 선수였던 이병규 코치의 삼성행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수석 코치로 전력 분석 분야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김정준 코치를 선임했고 SK 시절 그와 함께 했던 박경완 코치는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LG 코치진을 중용하면서 변화와 안정을 함께 도모했다. 이를 통해 소통과 조화가 염경엽 감독의 2023 시즌 팀 운영의 중요한 기조임을 보여줬다. 

이렇게 우승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보일 수 있는 선택을 한 LG 지만, 우승에 필요한 전력에는 균열이 발생했다.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 LG는 팀 핵심 선수 2명을 떠나보냈다.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포수 유강남과 채은성이 각각 롯데와 한화와 FA 계약을 했다. 유강남은 대체 불가 포수였고 채은성은 LG에는 귀한 우타 거포형의 중심 타자였다.

자금력에서는 어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LG 지만, 2023 시즌부터 적용되는 팀 총 연봉 상한제 샐러리캡 제도가 머니게임을 할 수 없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우타 외야수로 여전히 쓰임새가 많았던 이형종도 퓨처스 FA가 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위해 키움으로 떠났다. 이런 전력 유출에도  LG는 돈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LG는 급히 전력의 누수를 메웠다. 주전 포수 자리는 키움과 KIA에서 홈런 때리는 공격형 포수로 존재감을 보였던 박동원과의 FA 계약으로 채웠다. LG는 유강남의 이탈을 어느 정도 예상했고 그가 롯데와 계약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박동원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채은성이 떠난 자리는 즉시 전력감으로 채우지 못했다. 

LG는 지난 시즌 우타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인 이재원에게 주전 1루수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은 2020 시즌부터 1군에서 모습을 보인 이재원은 거포로서의 자질을 보였던 지난 시즌 13개의 홈런으로 자신의 파워를 입증했다. 마치 박병호를 연상시키는 그의 모습에 LG 팬들은 상당한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그의 포지션인 외야에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던 탓에 상시 출전의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이에 이재원은 2022 시즌 후 상무에 지원해 병역 의무 이행과 기량 발전을 도모하려 했다. 하지만 이재원은 채은성의 FA 이적으로 생긴 1루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올 시즌 기회를 잡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이재원은 1루수로서 안정된 수비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재원은 2023 시즌 2022 시즌은 홈런 13개 이상을 넘어 LG가 기대하는 20홈런 이상을 때려낸다면 채은성의 빈자리가 상당 부분 채워질 수 있다. 

여기에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의 기량도 변수다. LG는 수년간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 고심했다. 지난 시즌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에 LG는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타자가 없는 라인업으로 나서야 했다. 그만큼 국내 선수들이 기량이 뛰어나다는 점도 있었지만, 외국인 타자가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한다면 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오스틴 딘은 LG에 필요한 우타자고 파워를 겸비하고 있다. KBO 리그에서 그 파워가 더 발휘될 수 있다. 외야수로 포지션 중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LG는 외국인 타자의 공격력에 갈증이 심했다. 무조건 잘 때릴 수 있는 타자가 필요했고 오스틴 딘이 선택을 받았다. 이재원과 오스틴 딘이 기대했던 활약을 한다면 공격력에서 LG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가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한다는 전제로 LG는 여전히 2023 시즌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업다. 우선 마운드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지난 시즌 각각 16승과 15승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원투 펀치로 활약했던 외국 투수 켈리와 플럿코와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도 있었지만, LG와의 5시즌 째 동행을 선택했다. 사실상 LG에서 그의 선수 커리어를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LG는 최고 대우로 화답했다. LG는 켈리에서 180만 달러, 플럿코에 130만 달러의 후한 계약을 안겼다. 부상 변수가 없다면 두 외국인 투수는 선발 3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2022 시즌 후반기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입증한 좌완 김윤식과 임찬규, 이민호의 국내 선발 투수진도 내년 시즌 함께 한다. 내부 육성 중인 젊은 선발 투수들이 더 발전한다면 선발 마운드의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후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했던 좌완 함덕주도 부상만 털어낸다면 선발 투수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유강남의 FA 보상 선수로 롯데에서 영입한 김유영은 선발 마운드의 히든카드로 스프링캠프 기간 준비를 할 예정이다. 

선발 마운드에 다소 의문부호가 있었지만, 불펜진은 여전히 리그 최강이다. 지난 시즌 세이브왕 고우석과 홀드왕 정우영이 건재하고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불펜진이 가득하다. 필승조에 속했던 좌완 불펜 김대유가 박동원의 보상 선수로 KIA로 떠났지만, 좌완 불펜 자원은 여전히 풍부하다. 송은범과 김진성의 베테랑 투수들이 함께 할 우완 불펜진도 강력하다. 마운드에 있어서는 큰 걱정이 없는 LG의 2023 시즌이다. 

여기에 야수진도 유강남과 채은성이 전력 이탈이 있었지만, 앞서 언급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고 리그 최고의 뎁스를 자랑하는 선수층은 여전히 강점이 있다. 우선, 외야진은 국가대표 김현수와 박해민이 중심을 잡아주고 출루왕 경력의 홍창기와 지난 시즌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문성주, 베테랑 이천웅까지 자원이 많다. 그들을 모두 활용할 수 없어 지명타자와 1루수로 기용해야 할 정도다. 

 

 

 



내야진은 국가대표 유격수 오지환을 축으로 문보경, 송찬의, 손호영 등 젊은 선수들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기량이 내림세에 있지만, 풍부한 경험의 김민성과 서건창 또한 전력의 플러스 요소다. 풍부한 외야수 카드로 트레이드를 통한 내야진 보강 가능성도 남아있다. 

LG는 지난 시즌 공. 수. 주에서 팀 성적이 모두 최상위권에 있었다. 공. 수의 조화와 균형은 우승 팀 SSG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2023 WBC에서 LG는 엔트리 30명 안에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LG의 선수층을 말해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물론, 가장 많은 선수들이 WBC 대표팀에 포함된 건 부상의 우려나 시즌 준비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도 있지만, 팀에는 큰 영광이고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자원도 있다. 

이런 두꺼운 선수층은 리그 중단 없이 대표팀을 파견하는 아시안게임 야구라는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정규리그에서 만큼은 LG는 올 시즌도 여전히 강자다. 포스트시즌 역시 꾸준히 경험을 축적했고 리그 최고 전략가 중 한 명인 염경엽 감독과 조화를 이룬다면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줄 여지도 크다. 

문제는 우승에 대한 의지가 부담과 강박이 될 가능성이다. LG는 2022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성적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긴장된 경기를 했다. 키움 선수들이 경기를 즐겼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었다.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던 감독을 교체할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큰 구단의 의지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 이는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에 조급함과 무리수를 두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LG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고 모기업에서 풍부한 지원을 받고 있다. 경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은 그 어느 구단보다 좋다. 이런 지원과 관심이 성적에 대한 강한 기대로 나타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프로라면 이를 부담이 아닌 더 집중하고 의지를 다지는 요소로 삼아야 한다. LG 선수들의 면면이라면 더는 경험 부족 등의 핑계를 대기 어렵다. 중압감을 이겨내는 것도 실력이고 이제는 실력을 제대로 입증해야 하는 LG다.

LG가 1994년 이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2023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LG 트윈스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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