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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주축 선수들에 대한 FA 전 다년 계약이 중요한 트렌드가 된 프로야구에서 또 하나의 다년 계약 뉴스가 더해졌다. 2023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직전 LG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과 6년간 최대 124억원의 다년 계약을 발표했다. 1990년생 올해 33살이 되는 오지환은 사실상 LG에서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남을 수 있게 됐다. LG는 2023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오지환의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오지환의 비 FA 다년 계약은 예상된 일이었다. 그만큼 오지환이 LG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대처 불가의 LG 유격수다. 그 어느 팀보다 유망주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LG지만, 유격수 자리에서 오지환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선수는 없다. 이는 그의 그동안 성적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2022 시즌 오지환은 타율은 0.269로 다소 낮았지만, 홈런 25개, 87타점으로 매우 높은 타격 생산력을 보였다. 이는 10개 구단 유격수 중 최고의 생산력이었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오지환은 2022 시즌 유격수 부분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오지환의 가치는 이런 공격력과 함께 거의 매 시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과 안정감 있는 수비에 있다. 오지환은 리그에서 가장 공. 수의 조화를 이룬 유격수다. 이는 그를 국가대표에서도 필수 자원으로 만들었다. 오지환은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23 WBC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이를 통해 오지환은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확실히 인정받았다. 

 

 

 



이런 오지환이 2023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면 많은 팀에서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LG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마침 LG는 2023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에서 주력 선수인 FA 유강남, 채은성을 롯데와 한화로 떠나 보내야 했다. 자금력에서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LG였지만, 팀 샐러리캡으로 인한 투자 제한의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LG는 머니 게임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이에 LG는 FA가 되는 주력 선수의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오지환은 뛰어난 성적과 함께 주변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대형 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오지환의 이번 계약은 그의 첫 번째 FA 계약 당시 아쉬움을 씻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오지환은 2019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고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 당시 FA 시장은 역대 그 어느 때보다 냉각된 분위기였다. FA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리그, 전반을 지배했고 야수 자원들이 다수 시장에 나오면서 관심이 분산됐다. 여기에 오지환의 2019 시즌 성적이 내림세를 보였다는 점도 그에게 악재였다.

오지환은 당시 젊은 나이의 공. 수를 겸비한 유격수로서 어필했지만, 냉각된 FA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2016 시즌 홈런 20개 78타점으로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인 이후 떨어지는 타격 지표, 부상이 있었고 2018 아시안 게임 야구 국가대표 선발 당시 특혜 시비에 휘말리며 부정적 이미지가 덧 씌워진 것도 그에 대한 부정 평가를 크게 하는 요인이었다. 

당시 오지환은 대표팀 선수로 선발되기에 성적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기에 오지환은 군 입대를 준비하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발의 기회를 위해 입대를 연기하기도 했다. 오지환의 대표팀 선발을 놓고 각 구단 간 병역 미필 선수 배분의 특혜가 있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은 금메달을 획득하긴 했지만, 부족한 경기력으로 상당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금메달을 따내고도 대표팀은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이후 대표 선수 선발과 관련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이 사임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입대를 미루고 대표팀에 선발된 오지환과 박해민은 이런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선수로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이런 평판의 문제는 선수 가치 평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오지환이 LG와의 FA 협상 과정에서 6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원한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실력도 없는 선수가 욕심이 과하다는 비난도 받아야 했다. 결국, 오지환은 LG에 사실상 FA 계약을 백지위임했고 4년간 최대 40억원에 FA 계약을 하며 LG에 잔류했다. 그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이런 아쉬움이 오지환을 더 각성시켰다. 오지환은 경기력이 기복이 심하고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FA 계약 후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더 커졌고 안정감이 더해졌다. FA 계약 1년 차인 2020 시즌 10홈런 71타점으로 타격에서 반등한 오지환은 수비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과시하며 리그 최고 유격수 반열에 올라섰다.

이를 바탕으로 오지환은 2021 시즌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표팀은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상당한 비난 여론에 직면했지만, 오지환과 박해민은 공. 수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며 호평받았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2018 아시안 게임 대표 선발 특혜 시비가 있었던 선수들이었다. 두 선수는 실력도 경기력으로 그때의 기억을 말끔히 지워냈다. 

2022 시즌 오지환은 홈런 때리는 유격수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타자에 불리한 넓은 잠실 홈구장을 사용하면서도 오지환은 홈런과 타점 생산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LG가 2022 시즌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 속에도 리그 정상급의 타선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에 오지환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장타 생산력을 갖춘 유격수의 존재는 하위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고 타선 전체의 힘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오지환에 대한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가 2022 시즌 후 FA 자격을 다시 얻는다면 첫 번째 FA 계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미 프랜차이즈 선수가 FA 시장에서 이탈한 모습을 본 LG는 오지환과의 협상을 서둘렀고 스프링 캠프가 열리기 전 결과를 만들었다. 오지환으로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 이전에 인정받지 못했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됐다.

 

 

 



오지환은 2023 시즌 LG 전력의 핵심이다. 6년간 124억원의 금액은 그에 대한 구단의 기대를 그대로 상징하고 있다. 오지환은 이미 모범적인 FA 계약 선수였다. 이제는 그 이상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오지환은 2022 시즌에 이어 2023 시즌에도 주장으로 선임됐다. 다수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팀을 떠난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선수로서의 무게감도 더해졌다. 오지환은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유지현 감독과 이병규 코치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진이 다수 팀을 떠난 상황에서 주장으로서 그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장기 계약을 체결한 만큼 클럽 하우스의 리더로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오지환은 2023 WBC 대표 선수로 대표팀 내야수로도 활약이 기대된다. 대표팀 유격수는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서 활약하는 김하성이 있고 2루수는 한국계 메이저리거 에드먼이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두 선수의 컨디션이 변화할 수 있고 팀 비중에 따라 오지환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제 경기 경쟁력을 보여준 오지환인 만큼, 비중 있는 역할이 기대된다. 

국내 리그에서도 그의 소속팀 LG는 우승에 대한 염원이 가득한 2023 시즌이다. 오지환은 국. 내외에서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 오지환은 별명은 과거 오지배였다. 이 별명은 그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미인데 결정적 실책으로 팀으로 패배로 몰고 간 부분에 더 비중을 둔 부정적 의미였다.

하지만 이제 오지환은 장타력과 안정된 수비로 팀 승리에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LG와의 장기 계약은 그의 긍정 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다. 2023 시즌 오지환이 안팎에서 어떤 모습으로 경기를 지배하게 될지 수년간 그의 경기력이라면 기대감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진 : LG 트윈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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