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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돌았던 여러 설들이 결국 현실이 됐다. 시즌 중반 이후 그 입지가 흔들리던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서튼 감독은 8월 27일 KT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경기를 지휘하지 못했고 이종운 수석 코치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서튼 감독의 건강 이상과 감독 대행 체제는 8월에만 두 번째였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1 : 2로 패했고 롯데는 7연패 늪에 빠졌다. 그리고 서튼 감독의 사퇴 소식이 들렸다. 이미 8월 27일 경기를 전후에 그의 사퇴 관련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미 롯데가 급격한 내림세를 보이던 한 여름에도 그의 거취와 관련한 여러 설이 돌았고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특정한 인물이 거론되기도 했다. 시즌 중 코치진과 큰 갈등이 있었고 코치진의 대대적 개편이 있었던 롯데였다. 감독 거취와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결코 긍정적인 일이 아니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팀 분위기 반등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고 부상 선수 복귀도 이루어졌다. 또한, 2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던 선수들을 전격 콜업해 새 활력소로 삼았다. 8월 중 롯데는 이런 변화가 일정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였다. 8월에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인 정보근과 이정훈의 등장과 베테랑들의 조화로 롯데는 침체했던 타선이 다시 활발해졌고 선발 투수진은 외국인 투수들의 중심을 잡으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불펜진은 필승 불펜진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지키는 야구도 가능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는 8월 한때 급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5할 승률 근접과 함께 5위 경쟁군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대로만 된다면 5위 경쟁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상승세를 오래가지 못했다. 최하위 키움전 3연패를 시작으로 LG, KT까지 선두권 팀까지 대결을 거치면서 롯데는 7연패 늪에 빠졌고 5위 경쟁에서 멀어졌다. 희망을 버리긴 이르지만 냉정히 추격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 속에서 서튼 감독의 건강 이상 관련 보도가 잇따랐고 그의 사퇴까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 가능성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스스로가 그 자리를 내려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올 시즌 서튼 감독의 성적에 압박감은 매우 컸다.

2021 시즌 도중 전임 허문회 감독의 경질과 함께 시즌 도중 감독직에 오른 서튼 감독은 그 시즌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계약 기간은 1년 더 늘려 2023 시즌까지 연장했다. 서튼 현재 롯데 구단의 시스템을 만든 성민규 단장이 영입한 감독이었다. 성민규 단장은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표방했고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기존 롯데의 약점이었던 선수 육성을 강화했다. 서튼 감독은 선수 육성을 담당하는 퓨처스 팀 감독으로 먼저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서튼 감독은 선수 시절 KBO 리그에서 2시즌 활약하며 리그 경험이 있었고 홈런왕에 오른 이력도 있다. 꽤 오래전 일이지만, 리그에 대한 이해가 있는 외국인 감독 선임은 그동안 없었던 일이었다. 서튼 감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고 이는 1군 감독 선임으로 이어졌다.

처음 두 시즌은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다. 롯데는 이 기간 FA 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적극 나서지 않았고 내부 육성에 주력했다. 팀의 비전에 맞게 신인 선수를 드래프트하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 사이 팀에 있었던 베테랑 선수 상당수가 팀을 떠났고 한때 리그 1위였던 팀 연봉도 대폭 줄었다. 나름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만든 롯데였다. 리빌딩에 주력한 롯데 체제에서 서튼 감독은 하위권 성적에도 크게 비난받지 않았다. 롯데 전력의 그만큼 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롯데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FA 계약과 팀 내 비 FA 선수 다년 계약을 하면서 큰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팀 전력을 확실히 보강했다. 이제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고 모기업도 막대한 자금 지원을 했다. 투자에 따른 결과가 필요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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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아주 긍정적이었다. 롯데는 시즌 초반 9연승을 기록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고 그 상승세는 5월에도 지속됐다. 이전 4월에 반짝하고 5월부터 추락하던 모습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선수층이 이전보다 두꺼워졌고 선수 부상과 부진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마운드 역시 오프시즌 동안 대거 영입한 베테랑 투수들에 그동안 육성한 젊은 투수들이 조화를 이뤘다. 올 시즌은 이전과 다르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롯데였다. 롯데팬들 역시 강한 기대감으로 롯데를 응원했다.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서튼 감독 역시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시즌 초반이었다. 그 사이 한화 수베로 감독이 전격 경질되며 시즌 중 팀을 떠났다. 성적 부진과 팀 방향성에 대한 갈등이 원인이었다. 여기에 외국인 감독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더해졌다. 수베로 감독 역시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고 올 시즌 결과가 그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보다 많은 승리를 위한 야구를 주문받았지만, 기존의 야구 스타일을 유지했다. 이는 구단과 갈등으로 이어졌다. 결국, 결국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을 떠났다. 롯데 서튼 감독은 KBO 리그에서 마지막 남은 외국인 감독이 됐다. 서튼 감독으로서는 마음 한 편이 무거울 수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가 수베로 감독과 비슷한 상황에 몰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6월이 되면서 서튼 감독에서 시련이 찾아왔다. 이전까지 잘 나갔던 롯데 전력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창 상승세에는 숨겨졌던 문제들이 하나 둘 드러났다. 마운드와 야수진에서 부상 선수 발생이 계속 이어졌고 팀 상승세를 지탱하던 불펜진도 과부하 조짐과 함께 무너졌다.

시즌 시작 전 우려가 있었던 팀 타선도 점점 힘을 잃었다. 악재가 연속되면서 팀의 내림세가 급격히 진행됐다. 이를 막을 리더십이 필요했지만,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프런트의 역할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라인업, 다른 전략이 필요했지만, 달라진 상황에서 같은 루틴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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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코치진의 갈등과 관련한 소식이 외부로 흘러나왔다. 내부 갈등의 표출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는 내부에서 누군가가 이 사실을 외부로 알려야 나올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외부로 유출한 이가 문제이긴 했지만, 서튼 감독의 팀 장악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롯데는 코치진 개편과 함께 서튼 감독에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였다. 갈등의 당사자로 지목된 코치는 2군으로 향했고 코치진의 1, 2군 이동이 이어졌다. 역할 변경도 있었다. 이와 함께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도 이루어졌다. 일정 효과가 있었고 8월 한때 확실한 반등 가능성도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그 상승세를 지키고 못하고 긴 연패에 빠져들었고 5위권에서 멀어졌다. 7위 롯데는 이제  후반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8위 삼성과의 격차가 더 적다. 지금 분위기라면 5위 경쟁이 아니라 7위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시점에 서튼 감독의 사퇴 소식이 들렸다. 서튼 감독은 건강과 관련한 이슈가 계속 있었고 이를 이유로 감독직을 스스로 물러났다. 최근 롯데가 감독들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서튼 감독만큼은 그 임기를 지키게 하려는 모습이 보였지만, 스스로 직을 내려놓은 이를 계속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말도 있지만, 서튼 감독 체제를 만드는 데 중요 역할을 한 성민규 단장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진 사퇴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서튼 감독은 성적에 대한 압박과 이에 따른 중압감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이전 2번의 시즌과는 다른 압박감에 시즌 초반 호성적을 유지하고 하위권으로 쳐진 상황, 마지막 희망을 살리지 못하고 연패를 당하는 상황 속에 서튼 감독은 버티지 못했다. 롯데는 이종운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종운 감독 대행은 이미 2015 시즌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다 1시즌만에 경질된 기억이 있다. 그런 이종운 감독이 올 시즌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왔다가 감독 대행이 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종운 감독은 시즌 중 코치진 개편 과정에서 2군 감독에서 1군 수석 코치로 자리를 이동한 바 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연패 중인 팀 상황에 감독까지 팀을 떠나며 만신창이가 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았다. 

이미 팀 분위기는 크게 떨어져 있고 감독대행의 리더십도 발휘되기 힘든 상황이다.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롯데 상황이다. 이종운 대행은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역할 그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서튼 감독의 퇴장으로 KBO 리그의 외국인 감독 시대로 사실상 작별을 고할 가능성이 크다. 한때 파벌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선수와 팀을 바라볼 수 있고 보다 높은 수준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외국인 감독이 다수 등용됐던 시절도 있었다. 노피어 야구로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이스터 감독, 홈런 공장이라는 말을 만들 정도의 빅볼 야구로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힐만 감독의 성공은 변화가 필요한 하위권 팀들에게 외국인 감독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한때는 KIA, 한화, 롯데에서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어 공존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졌다. 보다 선진화된 야구를 기대했지만, 그들의 역할을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고 다양한 경로로 메이저리그 등의 자료나 팀 운영 시스템을 공부할 수 있는 경로도 많아졌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첨단 분석 장비도 보편화됐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지도자들도 늘었다.

프런트의 역할이 커지면서 감독의 역할 비중도 예전과 같지 않다. 외국인 감독이 아니어도 메이저리그 식 운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성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굳이 다수의 통역을 활용하면서 외국인 감독과 함께 할 필요성이 사라지는 요즘이다. 이런 프로야구의 흐름 변화 속에서 외국인 감독들은 하나 둘 KBO 리그를 떠났다. 앞으로 또 다른 외국인 감독이 부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서튼 감독이 어쩌면 외국인 감독 시대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서튼 감독의 실패는 효과적인 시스템의 확립과 팀 운영 없이 몇몇의 힘이나 역량, 충격 요법 등으로 프로야구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물어 가는 외국인 감독 시대의 모습은 진정한 강팀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서튼 감독의 퇴진과 함께 롯데는 상당 폭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새로운 팀 프로세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성민규 단장이 계속 롯데와 동행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업게 됐다. 성민규 단장은 수년간 롯데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서튼 감독은 성민규 단장 체제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서튼 감독의 실패와 FA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그에 대한 책임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모기업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프로야구 상황에서 올 시즌 통 큰 투자를 한 롯데 그룹이 야구단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 변화의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 시즌 실패가 과거와 같이 모기업의 부당한 개입 등의 팀 운영 시스템 왜곡과 연결돼서는 안 된다. 신임 감독 선임과 전력 구성에서부터 투명하고 객관적인 일 처리가 필요하다. 

당장은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사실상 5위 경쟁을 어려워졌지만, 연패를 끊어야 하고 다시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롯데는 올 시즌 리빌딩 팀이 아니고 윈나우에 중심을 둔 팀이다. 아직은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올 시즌 새롭게 팀 전력에 가세한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들의 조화를 되살려야 하고 경기 운영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들이 더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 

서튼 감독의 퇴진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롯데는 감독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하는 전통이 근래 들어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팀 성적도 부진했고 내부의 여러 문제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서튼 감독은 달라진 롯데 야구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가능성도 보였다.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지만, 건강 이상이 그 이유가 됐다는 점은 씁쓸함을 남긴다. 이렇게 롯데의 아쉬운 시즌이 하나 더 늘어가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i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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