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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이 소집 전날까지 엔트를 교체를 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시안게임을 위한 여정을 본격 시작했다. 24명의 엔트리를 확정한 대표팀은 국내에서 합동 훈련과 연습 경기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10월 조 예선 첫 경기를 시작한다. 

예선 B조에서 대표팀은 대만, 홍콩, 예선 라운드를 통과한 한 팀과 대결하고 예선을 통과하면 슈퍼 라운드 그리고 결승전과 3, 4위전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는 전제를 하면 대표팀의 경기는 총 6경기다. 경기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고 휴식일은 하루뿐이다. 경기 수는 많지 않지만,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야구 종목에 참가한 나라들의 수준차가 큰 만큼, 메달의 색깔은 대만, 일본과의 대결 결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과거처럼 실업리그와 독립리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구성하고 대만 역시 정예 멤버는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를 중단하지 않고 나이 제한을 두며 대표팀을 선발했다.

다수의 프로야구 1군 선수들이 포함된 우리나라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 있지만, 그동안 국제 경기에서 야구 대표팀이 부진을 거듭했고 대표팀 선수 중 상당수가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하는 점은 불안요소다. 여기에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포함된 대만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일본 역시 매 아시안게임에서 무시 못 할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최정예 멤버로도 고전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금메달을 자신할 수 없다. 

 

이전과 크게 다른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구성 

 

 

 



여기에 대표팀 엔트리 구성의 혼선도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대표팀은 일찌감치 대표 선수 엔트리 24명을 발표하고 대회를 준비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 변수가 발생하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대표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키움의 중심 타자 이정후가 경기 중 부상과 함께 시즌 아웃되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정후는 모두가 인정하는 리그 최고 타자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가장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절차를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만큼 이정후가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기도 했다. 향후 야구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정후가 그 구심점이 돼야 하고 그 첫 무대가 이번 아시안게임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큰 전력 공백이 생겼다. 

이정후의 부상과 함께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NC 선발 투수 구창모도 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에 들어갔다. 구창모는 그동안 리그 최고 좌완 투수의 자질을 보였지만, 지난 수년간 부상으로 제 기량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구창모는 긴 재활 끝에 1군 마운드에 복귀했던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구창모는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 KIA 외야수 최원준과 함께 3인의 와일드카드 선수로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즌 도중 부상이 다시 발생했다. 구창모는 아시안게임 출전과 소속팀 NC의 후반기 그리고 포스트시즌 시점에 맞춰 몸을 다시 만들었다. 건강을 입증할 시험 등판도 했다 

대표팀의 결정은 구창모의 교체였다. 구창모는 애초 선발 투수로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부상 재활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그의 활용이 애매했다. 불펜으로 활용하기에는 연투가 어려웠고 선발투수로 이닝 소화도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결국, 구창모는 대표팀 소집 시점에 교체되는 비운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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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엔트리 교체



구창모는 올 시즌 후 상무 입대가 예정되어 있었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은 구창모에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지난 시즌 후 구창모가 장기 계약을 체결했던 NC 역시 구창모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장기 계약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런 구창모의 NC의 바람은 부상에 발목 잡히고 말았다. 

대표팀은 구창모의 대체 선수로 같은 NC 소속의 좌완 투수 김영규를 선택했다. 김영규는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한 불펜 투수로 전문 불펜 투수가 부족한 대표팀 마운드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이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도 필승 불펜진에 속하며 커리어 최고 시즌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김영규 역시 구창모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후 상무 입대 예정이었다. 운명의 장단인지 구창모의 부상으로 김영규는 구창모를 대신해 병역혜택을 기회를 잡게 됐다. 

구창모를 김영규로 대신한 대표팀은 이정후를 대신할 선수로 삼성의 좌타 외야수 김성윤을 택했다. 현역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한 김성윤은 올 시즌 놀라운 기량발전을 보이며 삼성의 주전 외야수가 됐다. 그는 내야수 이재현, 외야수 김현준과 함께 삼성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주역이기도 하고 올 시즌 리그에서도 후반기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외야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 수를 겸비한 외야수와 함께 기동력 야구 구현이 가능한 외야수 보강이 필요한 대표팀으로서는 김성윤이 이에 맞는 선택이었다. 

이렇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엔트리 교체가 다시 한번 발생했다. 대표팀의 좌완 선발 투수로 활약을 기대했던 이의리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었다. 이의리는 2020 도쿄 올림픽과 올해 열었던 WBC 대표 선수로 거듭 선발되며 기량을 인정받았고 소속팀 KIA에서도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로 그 입지를 단단히 했다.

 

 

 



이의리는 이미 시즌 10승을 달성했고 150킬로에 이르는 빠른 속수를 바탕으로 하는 파워 투수의 면모도 보였다. 구창모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교체된 상황에서 이의리의 역할은 한층 더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의리는 시즌 중 손가락 부상으로 페이스가 떨어졌고 구단의 배려로 잠시 조정기를 거쳤다. 그리고 다시 복귀한 경기에서 이의리는 불안 투구로 우려감을 높였다. 구속이나 제구 모든 부분에서 시즌 중 이의리가 아니었다. 

이에 대표팀은 결단을 내렸다. 대표팀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이의리 교체를 결정했다. 대표팀은 이의리 대신 롯데 외야수 윤동희를 대표 선수 엔트리에 포함했다. 윤동희는 이정후의 부상과 함께 대체 선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프로 데뷔 2년 차인 윤동희는 내야수에서 외야수 수비를 변경했지만, 이에 빠르게 적응했고 타격에서 큰 발전을 보였다. 여기에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수비에서도 수준급 능력을 선보였다. 

윤동희는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즌 준 1군에 콜업된 이후 치열한 내부 경쟁을 이겨내고 주전 외야수 입지를 굳혔다. 윤동희는 올 시즌 입단한 신인 김민석과 함께 롯데 외야진은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고 홈 팬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귀한 공. 수를 겸비한 우타 외야수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마침 대표팀 외야진에 우타 외야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윤동희는 대표팀 소집 하루 전 극적으로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렇게 이의리와 윤동희의 엇갈린 희비 속에 롯데는 박세웅과 나균안 두 선발 투수에 윤동희까지 3명의 선수를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보내게 됐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운 롯데로서는 군 미필 선수 3명의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은 팀 미래를 위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세웅은 당장 올 시즌 후 현역으로 입대를 해야 할 상황이다. 만약, 세 선수가 금메달 멤버가 된다면 롯데는 20대 군필 선수 세명을 보유하면서 더 단단한 전력 구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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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엔트리 구성이었다. 이와 관련해 부상 변수가 많고 그 어느 때보다 부상 위험이 커진 리그 상황에서 너무 빠르게 엔트리를 확정했고 선수 교체의 원칙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이의리의 교체에 대해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표팀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상의 전력을 구성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단별 선수 안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체 대상 선수에게 군필 선수를 포함하는 등 병역 혜택과 관련한 논란을 줄이려는 모습도 보였다. 

어느 대회나 야구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여러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아시안게임 야구는 병역혜택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얽혀있다. 2018 아시안 게임은 물론이고 그전 아시안게임에서도 병역 혜택과 관련한 특혜 시비가 계속 있었다. 이에 2018 아시안 게임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내고도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함께 선발 선발의 특혜 시비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심지어 당시 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국회에 출석해 곤경을 당하기도 했다. 

 

 

 

 

결코 쉽지 않은 금메달을 향한 여정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이와 관련한 시비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모습이 분명했다. 여러 비판을 수용해 선수 선발에서 명확한 기준을 정했고 팀별 형평성도 고려했다. 리그 일정을 지속하는 첫 아시안게임이기도 하다. 각 구단들도 이미 예정된 변수로 대비하며 시즌을 준비했고 팀을 운영했다. 하지만 대표팀 최종 엔트리 변동으로 몇몇 구단들의 시즌 운영 전략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도 야구 대표팀 구성은 완료됐고 그 멤버로 대회에 나서야 한다. 여전히 좌완 선발 투수 부재의 문제가 남아있고 전문 불펜 투수 부족한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한 김형준, 김동헌 두 젊은 포수들이 대만과 일본전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팀 타선의 구심점이 돼야 할 강백호가 아직 자신의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타선 구성에 어려움을 더할 수 있다. 

이런 대표팀에게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너무 부족한 시간이다. 팀 주력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인 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 과정에서 체력적으로 피로한 상황이다. 여러 가지로 준비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다수 선수가 병역 미필 선수이고 이는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다. 병역혜택이 국가대표 선발의 주 목적이 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합법적인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 하는 걸 무조건 비판만 할 수도 없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은 논란의 가능성에도 단행한 대표팀 엔트리 교체는 어떻게 작용할지 그리고 과정과 결과를 함께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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