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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 어떤 일의 끝을 잘 마무리한다는 의미의 말이 롯데에 어울리는 하루였다. 10월 11일 2023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롯데는 투. 타에서 두산을 압도하며 14 : 3으로 승리했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였지만, 마지막 홈경기에서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고 결과로 이어졌다. 치열한 3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은 하위권 팀 롯데에 패하며 순위가 5위로 밀리고 말았다. 

롯데는 홈 마지막 경기 승리를 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큰 역할을 했던 국내 에이스 박세웅을 선발 등판시켰다. 대부분 팀들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투수들의 등판을 조정하는 것과 달리 롯데는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를 아끼지 않았다. 선발 라인업 역시 주전들로 채웠다. 여기에 경기 전 시구자로 롯데의 레전드 투수 윤학길의 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금메달리스트 윤지수가 나섰다. 경기 라인업에서 식전 행사까지 경기장 분위기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강한 승리 의지와 전력으로 경기에 나선 롯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앞서 나갔다. 롯데는 팀 17안타와 함께 5회 말을 제외하고 매 이닝 득점했다. 두산은 롯데전에 강점이 있는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가 초반을 버티지 못했고 이후 나온 투수들도 난조를 보이며 대량 실점을 피할 수 없었다. 두산 마운드는 무려 11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승리에 대한 중압감이 크게 투수들을 위축시키는 모습이었다. 

 

 

 




대승으로 마무리 한 시즌 홈 마지막 경기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 6회까지 6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이후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까지 필승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가장 이상적인 마운드 운영이었다.

이렇게 홈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한 롯데지만, 올 시즌 롯데는 또다시 초반 반짝하다 주저앉는 용두사미 시즌이 반복됐다. 롯데는 4월 중순 이후 5월까지 이어진 팀 9연승과 함께 선두권으로 6월을 시작했다. 과거 봄에는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강팀의 면모를 보였지만, 이후 급격히 내림세를 보이던 봄데의 면모가 사라졌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 기간 롯데는 FA 영입 선수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효과가 전력 강화에 긍정요소가 됐고 김민석, 윤동희 외에 내부 육성 선수들의 활약이 베테랑들과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두꺼워진 선수 뎁스는 부상 선수 발생에도 충분한 대응력을 가지게 했고 외국인 선수 부진과 부상의 문제도 극복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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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의 찬란했던 순간은 6월 이후 급격히 그 빛을 잃었다. 투. 타에서 모두 부진에 빠진 롯데는 이후 점점 순위가 한 계단 한 계단 뒤로 밀렸고 여름이 지난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과 거리가 먼 하위권이 됐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구드럼이 최악의 외국인 타자 반열에 오르면서 그 효과가 반감됐다. 여기에 더해 팀 내부의 갈등이 시즌 중 표면화되고 어색한 코치진 개편이 이루어지는 등 심상치 않은 내부 분위기가 노출되기도 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던 롯데는 시즌 후반기 서튼 감독이 사임하면서 감독 공백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종운 감독 대행 체제로 마지막 반등을 기대했지만, 한번 무너진 분위기를 되살리기는 무리였다. 조금 나아진 경기력을 후반 보이긴 했지만, 롯데는 올 시즌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FA 선수 영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등 포스트시즌을 위한 강한 의지와 실행력을 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결과물이다.

 

 

윤동희

 




다시 재현된 용두사미 시즌의 아쉬움 


이런 아쉬움 속에도 롯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세웅, 나균안, 윤동희가 대표팀에 선발되어 금메달 멤버가 된 것이 그나마 큰 위안이었다. 박세웅과 나균안은 롯데 선발진에 주축을 이룰 투수들이고 박세웅은 시즌 전 5년의 장기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었다. 롯데는 20대 기량이 검증된 선발 투수를 군 공백 없이 계속 보유하게 됐다. 

올 시즌 롯데 야수진의 히트 상품인 윤동희는 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지만, 시즌 중 1군에 콜업된 이후 뛰어난 활약으로 주전 외야수로 올라섰고 아시안게임 엔트리 마감 직전에 대표팀에 선발되는 행운도 잡았다. 윤동희는 아시안게임 기간 대표팀 타자들 중 가장 꾸준한 활약을 하면서 금메달에 큰 역할을 했다.

윤동희는 리그에서 귀한 우타 외야수가 뛰어난 운동능력과 신체 조건을 겸비하고 있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발전하는 모습도 보인다. 윤동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받았다. 롯데는 향후 10년 이상 롯데 외야진과 중심 타선에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롯데는 2017 시즌 이후 포스트시즌 오르지 못한 시즌 결과와 더 나아가 1992 시즌 이후 이루지 못한 한국 시리즈 진출 실패, 프로야구 원년 구단 중 유일하게 정규 시즌에서 우승하지 못한 구단이라는 오명은 사라지지 않는다. 2017 시즌 이후 매 시즌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시즌 마무리는 롯데 팬들에게는 큰 아쉬움이다. 

여기에 올 시즌 영입돼 팀에 큰 활력소가 됐던 재일 동포 선수 안권수와의 이별도 또 다른 아쉬움이다. 안권수는 재일 동포 선수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고 두산의 지명을 받아 KBO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두산에서 안권수는 분명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병역법으로 인해 2023 시즌 후 군 입대를 해야 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줄 곳 살았고 가족들이 일본에 있는 안권수로서는 불투명한 미래 상황에서 선수 생활을 위한 군 입대를 하기 어려웠다. 

 

 

안권수




열심히 했던 선수, 안권수와의 이별 


안권수가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롯데는 안권수와 계약했고 안권수는 그의 KBO 리그 마지막 시즌을 롯데와 함께 했다. 시즌 초반 안권수는 롯데의 새로운 1번 타자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고 롯데의 초반 돌풍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 이후 안권수는 장기간 재활을 해야 했고 공교롭게도 그의 부재와 함께 롯데도 깊은 부진에 빠져들었다. 

안권수는 포기하지 않았고 강한 의지로 시즌 후반기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의 기량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안권수는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하는 플레이를 했고 벤치에서는 응원단장으로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 중요할 역할을 했다. 이 안권수를 롯데는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롯데는 홈 마지막 경기는 유종의 미라는 말로 포장할 수 없는 진한 아쉬움과 이별이 교차하는 경기였다. 홈 팬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올 시즌이었지만, 마지막 홈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때로는 강한 질책과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정으로 매 시즌을 기대 속에 시작하고 응원하는 홈 팬들에게 롯데는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응원의 기회를 안겨줄 수 있을지 시즌 후 롯데의 과제가 많아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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