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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야구 국가 대표팀이 한. 일전 승리로 결승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10월 5일 슈퍼 라운드 첫 경기에서 대표팀은 일본에 2 : 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슈퍼 라운드 1승 1패가 된 대표팀은 10월 6일 중국과의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10월 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결승전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지면 결승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는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중책을 맡은 대표팀의 선발 투수 박세웅과 일본의 선발 투수 카요는 초반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바깥쪽 공에 매우 관대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도 선발 투수들의 호투의 요인이 됐다.

대표팀 선발 투수 박세웅은 대만과의 조 예선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다서 부진한 투구를 했지만, 선발 투수로 나선 일본전에서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일본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힘 있는 속구와 적절한 변화구가 조화를 이뤘다. 승부처에서 삼진으로 위기를 넘어서는 장면은 롯데 안경 에이스 다웠다. 타선이 일본 선발 투수 카요에 고전하는 가운데 박세웅은 밀리지 않는 투구로 대등한 경기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과 일본의 벼랑 끝 승부, 선발 투수들의 호투 대결 


경기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대표팀이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세를 확인할 수 있는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4회 말 무사 1, 3루 기회에서 삼진과 도루 실패 등이 겹치며 득점하는 못한 장면이 대표팀에는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은 1회 초 1사 1, 3루 기회에서 득점하지 못한 일본 역시 함께 가지고 있었다. 

팽팽한 경기 흐름이 깨진 건 6회 말 대표팀의 공격에서였다. 대표팀은 선두 타자 김혜성이 2루타로 출루한 이후 최지훈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에 일본은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윤동희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4번 타자 노시환과의 승부를 택했다.

 

 

 



이미 노시환은 4회 말 득점 기회에서 일본 선발 투수 카요에게 삼진을 당한 기억이 있었다. 일본은 내심 삼진 또는 병살타 처리를 머릿속에 그렸지만, 노시환은 몸 쪽 직구를 걷어 올려 좌익수 깊숙한 희생 플라이를 때렸다. 이 경기 첫 득점이었다. 이 득점은 양 팀 타자들의 상대 투수들의 공을 잘 공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우 소중했다. 

이후 대표팀은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대표팀은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들에게 남은 이닝을 맡겼다. 그 불펜 투수는 최지민과 박영현이었다. 이들은 패하긴 했지만, 대만과의 조 예선에서 무실점 투구로 신뢰를 쌓았다. 최지민과 박영현은 절대 지면 안되는 승부, 그것도 살 떨리는 1 : 0 리드를 지키기 위해 차례로 마운드에 섰다. 

7회 초 최지민은 1사 후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유도로 무실점 이닝을 완성했다.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2사 후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일본의 대타를 범타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그 사이 대표팀은 8회 말 가장 믿을 수 있는 공격 라인인 1번 김혜성부터 2번 최지훈, 3번 윤동희, 4번 노시환 타순에서 추가 득점이 나오면서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선두 타자 김혜성의 볼넷 출루와 최지훈의 보내기 번트, 2사 후 노시환의 좌전 적시타까지 대표팀의 득점 공식이 가동됐다. 노시환은 홀로 2타점을 책임지며 KBO 리그 타점 1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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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표팀에 남은 건 9회 초 수비를 무사히 넘기는 일이었다. 대표팀의 애초 경기 운영 계획이라면 마무리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라야 했지만, 대표팀의 선택은 박영현이었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첫 등판이었던 대만전에서 2실점하며 부진했던 고우석보다는 컨디션이 더 뛰어난 박영현의 기세를 믿었다. 박영현은 올 시즌 소속 팀 KT에서 마무리 투수로도 가끔 마운드에 올랐지만, 전문 마무리 투수는 아니다. 

이런 박영현이 국가대표 경기 그것도 결승 진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승부에서 2이닝 마무리 투수로 나서는 건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이런 박영현에서 더 큰 부담이 지워졌다. 선두 타자가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흔들렸다. 이어진 타자에 안타를 허용한 박영현은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상황에 따라 동점 이상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표팀은 이런 박영현을 계속 신뢰했다. 


상위 타선의 활약, 노시환의 2타점, 그리고 박영현의 2이닝 마무리


프로 2년 차 박영현은 홀로 위기를 극복해야 했다. 실투 한 개도 허용되지 않는 위기에서 박영현은 도망가지 않는 과감한 승부로 2개의 땅볼을 유도했고 그중 하나가 병살타가 되면서 끝내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일본은 득점 기회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는 대표팀의 스몰볼과 대조적으로 경기 내내 타자들의 능력을 믿는 강공을 시도했다. 9회 초 무사 1, 2루에서도 일본은 동점을 기대하는 보내기 번트 대신 역전을 기대하는 강공을 했지만, 이는 박영현을 더 도와주는 일이 되고 말았다. 

결국, 대표팀은 지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일본을 이기고 결승전 진출 좌절 위기를 벗어났다. 선발 투수 박세웅을 시작으로 최지만, 박영현의 무실점 이어 던지기가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이었고 노시환의 2타점도 결정적이었다. 

 

 

 



승리하긴 했지만, 대표팀은 상. 하위 타선의 공격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면서 공격 흐름이 끊기는 모습이 다시 반복됐다. 대표팀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강백호는 타순은 6번으로 조정한 이후에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안타 한 개를 기록했지만, 빗맞은 내야 안타였다. 그 외에 포수 김형준과 외야수 김성윤 등의 하위 타선 전반이 침체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팀으로서는 이들을 대신할 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상위 타선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남은 경기에서 강백호의 극적 반전이 절실하지만, 강백호는 거듭되는 부진과 이에 따른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 등으로 자신감마저 크게 떨어져 있다. 강백호는 자신의 타격 루틴마저 포기하면서 부진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전이 쉽게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엔트리 마감 직전에 전격 발탁된 외야수 윤동희가 타선의 큰 활력소가 되고 있고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혜성이 그 역할을 잘 해내면서 상위 타선만큼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은 큰 위안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상위 타선의 공격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경기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팀의 불펜 원투 펀치, 최지민과 박영현 

 

 

 



그리고 또 하나 앞서 언급했지만, 최지민과 박영현의 호투가 마운드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도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두 투수는 혹사 우려가 생길 정도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LG의 필승 불펜 듀오 정우영과 고우석이 제 컨디션이 아난 상황에서 두 투수는 아시안게임에서도 필승 불펜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대표팀이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두 투수가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으로서는 중국전에서 두 투수를 아끼고 결승전에 진출해야 마운드 운영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고 하지만,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의 한. 일전 승리는 분명 의미가 있다. 팽팽한 승부를 경기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이런 흐름은 2018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에서 조 예선에서 대만에 패하고도 결승전에 진출해 금메달을 획득했던 장면을 오버랩 하게 한다. 한. 일전 승리는 그런 기분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행복한 기억의 재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조 예선 일본 승리에 이어 슈퍼 라운드에서 대만과 팽팽한 대결을 하며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중국과의 슈퍼 라운드 경기 승리가 전제돼야 가능한 일이다. 대표팀으로서는 일본전 승리로 얻은 상승 기운을 중국, 그리고 대만과의 리턴 매치가 유력한 결승전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 


사진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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