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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순위를 가장 먼저 확정한 팀은 LG 트윈스였다. 압도적 1위로 빠르게 정규리그 우승 매직 넘버를 줄여가던 LG는 추석 연휴가 마무리되는 10월 3일 경기가 없었지만, 그들을 추격하는 팀들이 잇따른 패배와 함께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빠른 정규 시즌 우승 확정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LG는 아시안게임과 추석 연휴, 여기에 경기를 치르지 않는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경기장에서 마음껏 만끽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LG는 10월 4일 롯데와의 사직 원정 경기 후 조촐한 우승 축하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LG의 정규 시즌 우승은 오랜 기다림을 거친 구단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LG의 정규 시즌 우승은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에 성공했던 1994 시즌 이후 29년 만이다. 이로써 LG는 팀의 중요한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LG는 빠르게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충분한 휴식과 준비 기간을 확보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1위 팀이 우승을 차지했던 사례가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LG는 챔피언 등극을 위한 높은 확률을 선점했다 할 수 있다. 


29년만의 정규 시즌 우승 


LG의 정규 시즌 우승은 꾸준히 진행한 선수 육성 시스템의 성과와 FA 선수 영입 등 구단의 지원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 할 수 있다. LG는 지난 5년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상위권 팀으로 그 입지를 단단히 했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매번 우세 예상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정규 시즌 운영의 노하우를 쌓았고 언제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할 수 있는 팀 체력과 선수 뎁스를 확보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신임 감독 선임 문제로 어수선함이 있었고 프랜차이즈 포수 유강남과 중심 타선을 책임 지던 외야수 겸 1루수 채은성이 FA 자격을 얻고 타 팀과 계약하며 팀을 떠나는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자금력에 있어서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LG였지만, 팀 샐러리 캡의 제한이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는 두 선수를 잡기 위한 머니 게임을 어렵게 했다. 두 선수는 프랜차이즈 선수라는 상징성에 LG에 부족한 우타 자원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전력 누수가 예상됐다. 

하지만 LG는 또 다른 FA 포수 박동원을 빠르게 영입해 포수 공백을 메웠고 외국인 타자로 1루 수비가 가능한 오스틴을 영입해 채은성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또한, 그동안 팀에서 육성하던 유망주 야수들의 성장도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LG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포수 박동원은 빠르게 팀 투수들과 조화를 이뤘고 시즌 초반 홈런포를 양산하며 홈런왕 레이스를 주도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 부담이 겹치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박동원의 초반 페이스는 GL 타선에 큰 힘이 됐고 팀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요소가 됐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중심 타선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면서 지난 수년간 LG의 고민거리였던 외국인 타자 고민을 지웠다. 오스틴은 타격 각 부분에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고 높은 경기 집중력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 전력의 상승 요소가 됐다.

새 얼굴의 등장은 또 다른 취약 포지션인 2루수 자리에도 등장했다. 대주자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한 신민재가 시즌 중반 이후 타격에서도 재능을 발휘하며 공. 수를 겸비한 2루수로 그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었다. LG는 그동안 2루수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베테랑 선수들의 트레이드 영입하거나 팀 내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신민재는 준수한 타격 능력에 도루 부분 1위에 오를 정도의 빠른 발, 한층 안정된 수비로 LG 주전 2루수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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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투자와 선수 육성, FA 등 적극적인 외부 영입 


이로써 LG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주전 2루수 문보경을 시작으로 부동의 유격수 오지환, 2루수 신민재, 외국인 타자 오스틴까지 안정적인 내야진을 구성했다. 여기에 김현수, 홍창기, 박해민, 문성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외야진, 전천후 내야수로 올 시즌 큰 활약을 하고 있는 베테랑 김민성, 타 팀에서는 주전이 될 역량이 있는 다수의 유망주까지 풍부한 야수진으로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이런 두꺼운 선수 뎁스는 LG가 부상 선수 공백이 적지 않았음에도 시즌 초반부터 내내 선두권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힘이 됐다. LG의 뎁스는 팀 타율 1위, 팀 타점 1위, 팀 출루율 1위, 팀 도루 1위의 결과로 이어졌다. LG는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고 있고 기본적으로 높은 출루율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하다. 어떤 팀을 만나든 어떤 투수를 만나든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는 LG의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LG는 야수진의 뎁스에 더해 양적으로 풍부한 마운드 역시 여러 악재가 있었음에도 팀 방어율 1위를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LG는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외국인 투수 켈리와 경기 후반을 책임질 마무리 고우석과 셋업맨 정우영이 불안감을 노출한 가운데도 그 고비를 잘 넘겼다.

선발진에는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전반기 극강의 에이스로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고 FA 재수생인 임찬규가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 제 역할을 다했다. 불펜진에는 트레이드 영입 이후 부상이 겹치며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좌완 투수 함덕주가 불펜 에이스 역할을 하며 불펜진에 큰 힘이 됐다. 여기에 베테랑 불펜 투수 김진성이 올 시즌 내내 안정적인 투구로 불펜진의 버팀목이 됐다.


안정적인 전력, 큰 변수 없었던 시즌 


이를 바탕으로 LG는 풍부한 투수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며 마운드의 강점을 잘 유지했다. 이 마운드에 후반기 과감한 트레이드로 키움의 프랜차이즈 선발 투수 최원태를 영입하며 부족한 국내 선발 투수 자원에 힘을 더했다. 

이렇게 LG는 투. 타에 걸쳐 풍부한 가용 자원이 힘을 발휘하며 가장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했고 큰 고비 없이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LG는 요동치는 순위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웠고 가장 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제 LG의 시선은 한국시리즈로 향하고 있다. 선발진보다 불펜진 비중이 더 큰 LG로서는 충분한 휴식이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상 재활 중인 외국인 투수 플럿코의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불펜 에이스 역할을 하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함덕주도 한국시리즈에서 힘을 보탤 여지가 생겼다.

시즌 후반 부상 재활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은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제외된다 해도 경험이 풍부한 에이스 켈리와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등판 이력이 있는 최원태,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안정감을 보였던 임찬규 등의 선발 자원이 있다. 여기에 충분히 힘을 비축한 좌. 우, 신. 구 조화를 이루는 불펜진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야수진 역시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들과 함께 할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상. 하위 타선 어느 곳에서도 폭발할 수 있는 공격력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 이후 필연적인 긴 경기 공백을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과 정규 시즌 경기 일정이 많이 밀리면서 포스트시즌이 가을 야구가 아닌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겨울 야구가 될 가능성 커진 점, 마무리 고우석과 셋업맨 정우영이 시즌 내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 LG 염경엽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는 그동안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29년 동안 풀지 못한 마지막 과제, 한국 시리즈 우승 


여기에 한국시리즈에 오를 가능성이 큰 팀들이 단기전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할 부분이다. 정규리그 2위가 유력한 KT는 외국인 원투 펀치 쿠에바스와 벤자민에 국가대표 고영표, 배제성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이 매우 강하다. 불펜진 역시 박영현과 김재윤이라는 확실한 필승 카드가 있다. 야수진에 다수의 베테랑이 있다는 점도 단기전에 강점이 될 수 있다. 만약, KT가 2위가 되고 플레이오프에서 4차전 이내의 단기전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다면 LG에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KT 외에 포스트시즌 진출 유력팀인 NC는 페디라는 절대 에이스의 존재가 위협적이고 포스트시즌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잠실 라이벌 두산도 만만히 볼 수 없다. 올 시즌 고전하고 있지만, 디펜딩 챔피언 SSG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상대 팀들의 면면에 지난 수년간 포스트시즌에서 약점을 보였던 LG의 이력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직행은 엄청난 어드벤티지다. 포스트시즌에서 업셋 우승의 사례가 있었지만, 손에 꼽을 정도다. KBO 리그의 포스트시즌 시스템에서 정규리그 우승 팀은 절대 유리한 조건이다.

어쩌면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열쇠는 LG 자신이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이라는 큰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그들의 경기력을 발휘한다면 승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올 시즌은 LG를 제외하고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아시안게임의 변수도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의 전력 소모가 이전 시즌보다 매우 크다. 

과연 LG는 29년간의 기다림을 해피엔딩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인이 된 전 구단주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열기로 한 술병을 개봉하고 한국시리즈 MVP 선수의 몫으로 보관해온 명품 손목시계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을지 LG 우승의 시나리오는 이제 마지막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사진 : LG 트윈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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