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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후 폐지됐다 다시 2년여 만에 다시 시행하는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가 소문난 잔치 먹을 것 많은 상황을 연출하며 마무리됐다. 11월 22일, 비공개로 진행된 드래프트에서 22명의 선수가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이번 2차 드래프트는 이미 구단별로 작성한 명단과 관련해 빅 네임 선수가 다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결과가 나왔다. 

2023 시즌 성적 역순으로 진행된 지명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은 SSG의 주전 2루수 최주환을 지명했다. 최주환은 SSG의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져있음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다. 최주환은 30대 중반의 나이에 내년 시즌이 FA 마지막 해이고 고액 연봉이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키움은 과감히 그를 지명했다. 

최주환은 여전히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 생산이 가능한 장타력이 있고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다. 주 포지션은 2루수지만, 1루 수비도 가능하다. 팀 간판선수인 이정후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이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올 시즌 약점이었던 공격력 약화가 더 심화될 수 있는 키움이었다. 키움은 공격력 보강이 절실했다. 최주환은 검증된 타자로 1루수나 지명타자로 키움의 중심 타선에 설 수 있는 선수다.

 

 

 




키움의 1순위 지명 최주환


그의 연봉과 보상금을 포함해 상당한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이정후가 남았다면 그 이상의 지출이 필요했다. 최주환이 기량을 유지해 FA 선수가 된다 해도 그와 재계약하거나 타 팀 이적시 보상 선수와 보상금을 챙길 수도 있다. 현재 내야 유망주들의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키움으로서는 내년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했다. 마침 최주환이 2차 드래프트에 나왔다. 이 외에 키움은 가능성 있는 20대 투수인 LG 오석주와 SSG 조성훈을 영입하며 드래프트를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키움은 공격력 강화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고 투수진의 뎁스를 더했다. 

2순위 한화는 20대 군필 투수인 LG의 이상규와 NC 배민서를 지명했다. 두 투수는 올 시즌 1군에서도 활약한 바 있고 한화 투수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완 투수들이다. 여기에 한화는 하위 3개 팀에 주어지는 추가 지명 기회에서 SSG의 베타랑 외야수 김강민을 4라운드에 지명했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었다. 

김강민은 SK와이번스 시절부터 SSG까지 팀 역사와 함께 한 선수였고 팀 우승을 모두 함께 한 상징성이 큰 선수이기도 하다. 여기에 40살이 넘은 김강민은 은퇴를 고려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당장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김강민을 한화는 과감히 지명했다. 한화는 1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해도 그의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했다. 

한화는 현재 젊은 선수들이 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올 시즌 FA 시장에서 채은성을 영입했지만, 지속적인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외야는 올 시즌 한화의 큰 고민이었다. 고만고만한 기량의 선수들은 많았지만, 확실한 주전이 없었다. 김강민은 한화의 외야진을 여러 가지 면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수이긴 하다.

김강민이 풀 타임을 소화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백업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고 한화의 약점인 외야 수비를 안정시킬 수 있는 수비력이 여전하다. 그의 23년의 선수 경험과 노하우는 1억 원의 보상금이 전혀 아깝지 않다. 또한,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롯데 2루수 안치홍을 최대 6년간 72억 원의 금액으로 영입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강민의 지명은 한화의 달라진 기조를 상징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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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한화 김강민 지명 


반대로 SSG는 허를 찔린 모양새다. SSG는 이번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하면서 베테랑들을 상당수 제외했다. SSG의 결정은 팀 샐러리 캡의 여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소 활약이 아쉬웠던 고액 연봉 선수를 정리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었던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고 이숭용 감독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내세운 세대교체와 팀 체질 개선이라는 명분에 맞는 구단 운영 기조를 실천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강민은 그 상징성과 함께 올 시즌 후 은퇴를 논의하는 중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SSG는 김강민을 타 팀에서 당연히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대신 유망주 보호를 우선으로 했다. SSG의 방심은 한화의 결정으로 또 다른 파국을 맞이했다.

김강민은 SSG의 레전드로 남기 위해서는 당장 은퇴를 선언할 수도 있지만, 팀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여기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한화의 적극성에 마음이 갈 수도 있다. 어느 선수든 현역 선수로서 더 기회를 가지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다.

만약, 김강민이 한화에서 내년 시즌을 함께 하고 은퇴를 한다면 SSG는 팀 역사의 한 페이지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구단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도 있지만, 프로야구 구단의 역사는 큰 자산이다. 팀을 위해 20년 넘게 헌신한 베테랑을 쉽게 버릴 수 있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SSG로서는 보다 기민한 움직임이 필요했다. 가뜩이나 올 시즌을 앞둔 시점의 단장 교체, 올 시즌 후 감독 교체 과정에 잡음이 있었던 SSG였다. 그 배경을 두고 SK와이번스의 유산 지우기라는 추측도 있었다. 김강민의 2차 드래프트 한화 지명 역시 그 연장선상의 일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SSG는 키움의 지명을 받은 최주환과 조성훈, 한화의 지명을 받은 김강민 외에 롯데 지명을 받은 내야수 최항까지 4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과감히 1군 자원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던 SSG였고 그 선수들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등 가장 요란하게 2차 드래프트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타 팀 지명을 원했던 고액 연봉의 투수는 지명을 받지 않았고 김강민의 한화 지명으로 또 다른 논란만 더해졌다. 다만, 취약한 포수 자원을 1군 경험도 있는 NC 박대온과 KIA와 신준수 지명으로 확충한 건 작은 위안이었다. 

 

 

 




알짜 선수 영입 성공한 삼성 


김강민 파동을 일으킨 한화에 이어 3순위 지명권이 있었던 삼성은 LG의 검증된 좌완 불펜 투수 최성훈과 키움에서 필승 불펜 투수로도 활약했던 언더핸드 투수 양현, 유틸리티 내야수 전병우를 영입해 가장 알찬 영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의 큰 목표인 불펜진 보강에 우타 내야진 보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삼성은 FA 시장에서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4년간 최대 58억 원의 금액으로 영입한 바 있다. 삼성은 FA 시장에 2차 드래프트에서 3명의 즉시 전력감 불펜 투수를 영입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필승 불펜조로도 활약하던 베테랑 불펜 투수 우규민이 2차 드래프트에서 KT의 지명을 받아 팀을 떠났지만, 삼성이 우규민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은 건 나름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 점에서 삼성의 2차 드래프트는 순조로운 그들의 스토브리그 흐름을 보여줬다. 


안치홍 빈 자리 메우기 롯데 


4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는 FA 계약으로 한화로 떠난 주전 2루수 안치홍의 빈자리 메우기에 주력했다. 롯데는 한화의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과 SSG의 백업 내야수 최항 영입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오선진은 풍부한 경험에 검증된 수비력을 갖춘 내야수로 당장 1군에서 활용도가 크다. SSG의 간판선수 최정의 동생이기도 한 최항은 잦은 부상으로 풀 타임 시즌 소화에 제한이 있지만, 날카로운 타격 능력과 멀티 수비 능력이 장점이다. 1군 백업 요원으로 유용하다. 

이를 통해 롯데는 부족한 내야진의 뎁스를 더했고 내부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안치홍의 빈자리가 크긴 하지만, 다수의 내야 자원 활용으로 이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오선진과 최항은 병역의무 이행과 성장기에 있는 유망주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의미도 있다. 연봉 부담도 크지 않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 롯데의 2차 드래프트였다. 여기에 롯데는 단 한 명의 선수도 유출이 없었다. 이는 선수 뎁스가 아직 두껍지 못한 면도 있지만, 그동안 강력히 추진한 선수단 리툴링으로 자동 보호 대상이 저년 차 선수가 선수 구성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후 지명권 순서에 있었던 KIA는 마무리 투수 경험도 있는 두산 불펜 투수 이형범과 빠른 스피드와 다재다능함이 있는 KT 내야수 고명성을 지명해 불펜진과 내야진의 뎁스를 보강했다. 투수 유망주 군에 있었던 김재열과 이태규, 포수 유망주 신범수를 떠나보내게 됐지만, 즉시 전력감을 대부분 지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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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에 부담을 덜 수 있는 백업 포수 자원인 LG 김기연을 만을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를 마무리했다. 김기연은 LG에서 기대를 했던 포수 유망주였지만,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도 시즌 막바지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부진한 플레이로 신뢰를 얻지 못했고 보호선수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두산은 아직 20대에 군필 포수인 김기연의 가능성을 기대를 하고 그를 지명했다, 마침 김기연은 양의지와 같은 진흥고 출신으로 양의지와 만남이 새로운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두산은 김기연을 영입하면서 우타 외야수 송승환과 불펜 투수 이형범을 떠나보냈다. 송승환은 여전히 잠재력이 큰 선수지만, 올 시즌 1군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이형범 역시 그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그동안 2차 드래프트에서 다수의 선수 유출이 있었던 두산으로서는 나름 선방했다 할 수 있지만, 화수분이라 불렸던 풍부한 유망주 자원과 두꺼운 선수층의 두산이 이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2차 드래프트였다.

NC는 두산의 유망주 외야수 송승환과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KIA의 투수 김재열을 영입해 선수 뎁스를 더했지만, 4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그들은 모두 20대 유망주였다. 이는 NC의 2군 선수층이 그만큼 두껍다는 걸 증명하는 일이었지만, 미래 자원의 손실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NC로서는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전력 손실이 없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과감했던 SSG, 아쉬운 결과 


SSG는 앞서 언급한 대로 1군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 4명을 내주고 20대 포수 2명을 영입했다. 하지만 원했던 결과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내심 원했던 고액 연봉의 선수가 지명받지 않아 팀 연봉 줄이기 전략이 완벽하게 실현되지 못했고 김강민의 한화 지명으로 또 다른 논란만 더해졌다.

올 시즌 2위 팀 KT는 삼성의 베테랑 불펜 우규민과 KIA의 유망주 투수 이태규를 영입해 마무리 김재윤의 FA 이적 공백을 메웠고 NC 내야수 김철호 영입으로 부족한 내야 자원에 가능성을 더했다. 올 시즌 우승 팀 LG는 예상대로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타 구단의 큰 관심을 받았고 당장 1군에서 활용 가능한 3명의 유망주 투수를 떠나보냈다. 아직 기량이 만개하지 못했지만, 백업 포수진을 구성한 김기연의 두산행도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LG는 1군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는 자원들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전력 구성에 큰 누수는 없었다. 대신 지명된 선수들이 대부분 상위 라운드에서 그 이름이 불렸다는 점은 LG의 육성 시스템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시 부활한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는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지명도 있는 선수들의 이동이 눈에 띄었다. 올 시즌부터 시행된 샐러리 캡 제도와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규모가 40인에서 35인으로 축소된 점, 2차 드래프트 지명 선수의 1군 의무등록 기간 제도 등의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각 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셈법을 가지고 2차 드래프트에 임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전력 보강 효과를 누린 팀도 있었다. 이를 통해 2차 드래프트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차 드래프트를 끝낸 프로야구는 FA 시장이 더 활성화되면서 계약 소식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구성도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차 드래프트로 뜨거워진 스토브리그 분위기 속에서 또 어떤 스토리들이 만들어질 궁금하다.


사진 : KBO,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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