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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아시안컵, 조 예선의 부진으로 큰 불안감과 우려 그리고 비판 여론 속에 맞이한 사우디아와의 16강전, 대표팀은 선제 골을 먼저 내주며 힘든 경기를 했지만, 후반전 추가시간 막바지 극적 동점골로 극적 동점에 이어 연장전 후 승부차기에서 4 : 2로 승리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극적 승리였지만, 내용면에서는 순간순간 수비 불안과 선수들의 역량에 기댄 단조로운 공격 전개, 전술적 아쉬움이 여전했다. 하지만 3백이라는 새로운 전술 카드가 활용됐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승리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앞으로 경기에 대한 희망도 가지게 했다. 마치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사용하며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와닿는 16강전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은 긍정과 부정 전망이 교차하는 경기였다. FIFA 랭킹과 선수들의 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승리는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조 예선 3경기 내내 나타난 수비 불안과 답답한 공격력에 사우디아라비아 홈경기장이나 다름없는 경기장 환경은 승리를 확신할 수 없게 하는 요소였다. 이에 대표팀에게는 조 예선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전략적 변화가 필요했다.

이런 여론을 인지했는지 모르지만, 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은 이전 평가전 등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3백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대표팀은 김민재를 축으로 김영권, 정승현까지 3명의 수비로서 수비진을 구성했다. 김태환과 설영우 두 풀백진은 보다 전진 배치되고 황인범과 이재성 두 중앙 미드필더와 4명의 미드필더 진영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조 예선에서 부진했던 스트라이커 조규성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에이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섰다. 손흥민은 이강인, 정우영과 3톱을 구성했다.

 

 

 




3백으로 변화를 시도한 대표팀 


이렇게 대표팀은 3 -4-3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기존 대표팀의 고민거리였던 풀백 포지션의 수비 불안 문제를 수비수 3명 투입으로 덜어내고 좌. 우 측면 공격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여기에 스트라이커 포지션의 골 결정력 문제에 대한 해법이기도 했다. 

대표팀의 3 -4 -3 전형은 수비 시 풀백들의 가세로 5명의 수비 진영을 만들어 수비의 수적 우위와 그로 인한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데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공격의 흐름은 더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중앙을 강조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3-5-2 전형에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과 이재성은 계속 수적 열세에 놓였다. 이에 중앙 미드필더에서 전방으로 공격 작업과 공 배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는 최 전방의 손흥민을 고립시켰다. 

대표팀은 풀백들이 적극 공격에 가담하면서 좌. 우 측면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어보려 했지만, 쉽게 슈팅까지 이르지 못했다. 다만,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의 특성상 수비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경기이기도 했고 2톱을 활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앙 돌파를 막아내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존의 4백이 아닌 3백을 들고나온 대표팀 전술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양상은 전반전 내내 조심스러운 흐름을 만들었다. 양 팀 모두 수비에도 신경을 쓰는 경기였다. 이 상황에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를 두 번 맞는 실점 위기를 넘기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결정적 득점 기회가 있기 했지만, 대표팀의 좌. 우 측면 공격에 수비진이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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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시작 시점 실점한 대표팀 


팽팽한 경기 흐름은 후반전을 시작하자마자 깨졌다. 대표팀의 수비가 정비되기도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두 공격수가 대표팀의 3백 사이를 돌파하는 패스와 공간 침투가 이루어졌고 골키퍼와의 1 대 1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 기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득점에 성공했고 1 : 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경기 흐름은 동점을 위한 대표팀의 적극 공세와 이에 맞서 단단한 수비벽을 쌓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맞서는 창과 방패의 대결 양상으로 변했다. 사우디아리비아는 역습을 시도하긴 했지만, 공격의 날카로움이 크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비에 더 비중을 두는 경기 운영을 했다. 또한, 후반전 시간이 흐를수록 기동력에서도 분명한 열세를 보였다. 

동점골이 급해진 대표팀은 잇따른 선수 교체와 함께 4백 전환과 공격에 한층 더 비중을 두는 경기 운영을 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 미드필더 이재성과 수비수 정승현이 조규성과 박용우로 교체됐다. 그전에는 3톱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큰 활약이 없었던 정우영이 황희찬과 교체됐다.

이를 통해 대표팀은 조규성을 원톱으로 하고 손흥민을 이강인과 함께 측면 공격수로 황희찬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배치했다. 그 뒤에는 황인범과 박용우가 중앙 미드필더에 자리했다. 4-2-3-1 전형이었지만, 필요에 따라 4-2-4 형태도 될 수 있는 공격 지향의 경기 운영이었다.

과거 전형으로 회기였지만, 대신 대표팀은 무리한 중앙 돌파보다는 좌. 우로 방향 전환을 지속 시도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를 흔드는 시도를 지속했다. 이를 위해 좌. 우 풀백 설영우와 김태환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이에 대표팀은 공격 시 2-4-4 형태로 강하게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방부터 압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팀의 강한 압박에 공격 전개를 하지 못했다. 후반 20분이 지난 시점부터는 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문전에 몰아넣고 일방적 공세를 이어가는 경기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많은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고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골대 불운까지 겹쳤다. 분명 일방적인 경기였지만, 상황을 바꿀 골이 계속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다. 그 사이 사우디아라비아는 순간순간 부상 등을 핑계로 경기 흐름을 끊으며 대표팀의 상승세를 제어하려는 시도를 했다. 

 

 

 




동점골을 위한 총공세, 조규성의 극적 동점골


이대로 패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경기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좌. 우 측면 공격을 이끌었던 풀백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우측 풀백 김태환이 우측면을 돌파하는 상황에서 주 발인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문전에 크로스를 올렸고 좌측 풀백 설영우가 그 공을 문전의 조규성에서 헤더로 패스를 했다. 상대 수비와 골키퍼까지 통과한 공은 조규성의 머리를 거쳐 골문을 갈랐다. 

1 : 1 동점, 추가시간을 1분여 남긴 시점이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세를 지속한 끈기가 만든 결과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과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사우디아라비아 관중들로서는 땅을 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이 골은 조규성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조규성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조 예선 부진으로 큰 비판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경기 외적 부분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 조규성은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마음 한편에 큰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16강전에서 그는 선발 명단에서 빠져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분명 마음이 복잡할 수 있었다. 조규성은 결정적인 골로 그동안 가지고 있었을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었다. 골을 넣은 후 조규성의 플레이는 한결 더 가벼워졌다. 

이런 극적인 동점의 분위기는 연장전에서도 이어졌다. 대표팀은 연장 전. 후반 내내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공세를 지속했다. 이미 후반전 중반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와 함께 페이스가 떨어진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팀의 공격을 막아내고 걷어내기 바빴다. 그들은 빨리 연장전이 끝나고 승부차기로 승부를 결정지으려는 듯했다. 

대표팀은 몸에 이상 징후를 보이는 황인범을 홍현석으로 김민재를 박진섭으로 교체하며 기동력을 더하며 공세를 지속했다. 그 과정에서 수차례 결정적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리 선수가 동선이 겹치며 득점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결국, 연장전 내 승부를 결정지으려 했던 대표팀의 의지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보통 앞선 경기를 주도했던 팀이 승부차기에서 고전하는 일이 많다는 축구의 속설이 마음에 걸릴 수 있었다. 더군다나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선축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내주고 말았다. 대신,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 관중이 적은 대표팀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걸린 쪽에서 승부차기를 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조현우의 결정적 승부차기 선방 
 

양 팀 1, 2번 키커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며 팽팽했던 분위기는 3, 4번 키커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표팀은 모든 키커가 성공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실패했다.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의 빠른 판단과 순발력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김승규에 밀려 2번 골키퍼 자리에 머물렀던 조현우는 조 예선에서 김승규의 부상과 대표팀 소집 해제로 주전 골키퍼로 나서기 시작했다. 

조현우는 조 예선에서 수비진의 난조가 원인이었지만, 말레이시아전 3실점을 하는 등 K리그 최고 골키퍼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지만, 16강전 승부차기에서 그 진가를 완벽히 발휘했다. 결국, 대표팀은 4번째 키커 황희찬이 골문을 가르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만치니 감독이 두 명의 키커가 승부차기를 실패한 이후 먼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대표팀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결과를 만들어내며 8강전에 진출했다. 기존 대표팀의 문제들이 해결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 예선의 다소 느슨해 보였던 플레이는 아니었다. 그동안 무색무취의 전술에 감독이 아닌 매니저, 심지어 관중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전과 달리 경기 내내 벤치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독려하고 조규성의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에는 격한 세리머니를 하는 등 모처럼 감독다운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전술 변화는 시도하는 등 승부사의 면모도 과시했다. 

물론, 여전히 선수들의 개인 역량에 기대는 공격과 주전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의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이전과 같이 방관자 모드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체력 부담 가중될 8강전 


이제 대표팀은 8강전에서 호주와 상대한다. 호주가 이전보다 전략이 약해지고 날카로움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호주는 대표팀 선수들의 까다로워하는 힘을 바탕으로 한 유럽식 축구를 한다. 피지컬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호주는 비교적 수월한 대진을 거치며 체력 소모도 크지 않았다. 

대표팀은 연장전까지 치른 16강전 이후 2일의 휴식 후 8강전에 나서야 한다. 조 예선부터 풀 타임을 소화한 주력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 다만, 경고 관리가 잘 이루어지면서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체력적인 부담은 8강전에 나서는 대표팀의 경기력에 큰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런 부담은 있지만, 대표팀은 접전의 경기를 극적으로 승리하며 침체된 분위기를 상승 반전시켰다. 16강전 승리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보다 강하게 결속하는 계기가 마련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경기력이 떨어졌던 선수들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눈에 보이는 것 외에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가 함께 하는 대표팀이다.

무엇보다 토너먼트는 내용보다 결과로 말해야 하는 대결의 연속이다. 16강전의 경험은 대표팀에게는 훌륭한 에너지 드링크가 될 수도 있다. 과연 대표팀이 어렵게 이어가게 된 우승 여정을 지속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아시안컵 / KFA,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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