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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약속의 추가시간이라 해도 될 정도다. 16강에 이어 8강전에서도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고 그 골은 승리의 발판이 됐다. 대표팀은 두 번의 극적 승리와 함께 지난 대회 8강전 탈락의 아쉬움을 딛고 4강전에 진출했다. 대회전 목표로 했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여정도 이어지게 됐다. 아울러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은 호주에 연장 접전 끝에 2 : 1로 승리했다.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에 2경기 연속 연장 승부였다. 그만큼 힘겨운 승부였고 중간중간 승부 흐름을 완전히 내줄 고비도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다시 한 번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승리의 기회를 그들 것으로 만들었다. 

경기 전 대표팀은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8강전에 나섰다. 조 예선에서 대표팀은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았고 주력 선수들의 대부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여기에 16강전에서는 연장과 승부차기로 이어지는 긴 승부를 했다. 이 승부 후 대표팀에 주어진 휴식 일은 2일에 불과했다. 16강전에서 여유 있는 승리 후 4일 휴식을 가진 호주에 체력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에 더해 호주는 앞선 피지컬과 힘을 앞세운 축구를 하는 팀으로 대표팀 선수들에게 부담되는 상대였다. 호주는 이번 대회 강력한 수비에 더해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력에 골 결정력도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상대가  대표팀 보다 약했다는 점은 그들의 진짜 전력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했고 이는 희망적인 요소였다.

 

 

 




베스트 전력 가동한 한국


대표팀은 미드필더에서 강한 압박과 힘의 축구를 하는 호주에 맞서 4-2-3-1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김민재, 김영권 중앙 수비에 설영우, 김태환의 풀백이 4백을 형성했고 중앙 미드필더에 황인범과 박용우를 함께 기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 기용을 통해 그동안 아쉬움이 있었던 미드필더의 수비적 플레이를 보강하고 황인범에게 보다 편하게 공을 전방에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공격진은 부상에서 회복한 황희찬을 선발 기용하면서 애초 대표팀이 계획했던 조규성 스트라이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의 공격진을 구성했다. 이 구성에서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보다 자유로운 상황에서 플레이를 하도록 했다. 

이에 맞선 호주는 4-3-3 전형이었지만, 4-5-1 형태로 미드필더의 숫자를 늘렸고 예상대로 강한 압박으로 대표팀의 체력적인 문제를 파고들었다. 호주의 압박에 대표팀은 미드필더 싸움에서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공 점유는 많이 했지만, 공격 전개는 원활하지 않았고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는 시간이 많았다.

세계적인 공격수 4명이 전방에 있었지만, 이들에게 패스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전처럼 2명의 미드필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좌. 우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야 했다. 이런 공격 전개 역시 호주의 강한 압박과 피지컬을 앞세운 장신들이 자리한 수비진에 막혀 효율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패스가 끊기며 수차례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호주는 공을 잡으면 공격 수들이 활발히 대표팀 수비진의 빈 공간을 파고들었고 그들에게 날카로운 패스가 전달되며 대표팀 문전을 위협했다. 호주는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실속 있는 축구를 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슛 다운 슛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16강전에서 대표팀은 전반전 의도적으로 수비에 비중을 높이는 경기를 했지만, 8강전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서도 답답한 흐름이었다. 

점점 호주에 밀리던 경기 흐름은 전반 막바지 실점과 연결됐다. 대표팀의 패스를 끊어 우측면을 돌파한 호주 선수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고 논스톱 슛이 대표팀의 골문을 갈랐다. 수비가 문전에 많았지만, 상대 공격수를 놓친 결과였다 대표팀은 아쉬움을 안고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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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 선제 실점, 후반전 공격 지향 


후반전 들어 대표팀은 동점골을 위해 공격 비중을 한층 더 높였다. 그에 비례해 수비는 더 헐거워졌다. 중앙 미드필더진은 상대 역습과 압박에 쉽게 전진하지 못했고 공격진과 수비진의 거리가 멀어지는 등 진영의 밸런스도 무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호주는 벌어진 대표팀 진영으로 빠르게 침투해 기회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호주는 골과 다름없는 수차례 기회를 슈팅 기회도 있었다. 다행히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과 상대의 골 결정력 부재가 겹치며 대표팀은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중 하나만 골로 연결됐다면 그대로 주저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대표팀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 변화를 줬다. 상대 수비진에 피지컬과 힘에 밀리며 큰 활약을 하지 못하던 스트라이커 조규성을 이재성으로 교체하면서 손흥민과 황희찬이 수시로 원톱에 나서는 사실상 제로톱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체력적 부담으로 활동량이 줄어든 황인범을 홍현석으로 교체하며 기동력을 보강했다.

이 시점부터 대표팀은 보다 빠른 공격 전개와 좌. 우 공격 전환으로 경기 주도권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호주는 5백 수비로 수비벽을 더 단단히 했다. 진난 16강전처럼 창과 방패의 대결이 전개됐다. 호주의 수비벽을 높고 단단한 성벽처럼 쉽게 뚫리지 않았다. 대표팀은 일방적 공세를 했지만, 쉽게 슈팅을 하지 못했다. 호주의 수비진은 그 기회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여기에 보다 완벽한 득점 기회를 노린 대표팀이 지나치게 슈팅을 아끼는 면도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갔다. 

여기서 대표팀은 또 한 번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경기 출전이 없었던 신예 양현준을 움직임이 둔화된 우측 풀백 김태환과 교체하며 보다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로 전환했다. 양현준은 윙 공격수로 풀백으로 경기에 나선 경험은 거의 없었다. 대신 대표팀은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수비로 내려 사실상 3백으로 전환했다. 양현준의 공격적 능력을 보다 살리기 위한 변화였다. 이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양현석을 수시로 우측면을 돌파해 기회를 만들었고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열린 호주의 골문


하지만 수없이 두드려도 호주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호주의 강력한 수비진을 쉽게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는 후반전 45분을 넘어 추가시간 7분만을 남겨뒀다. 혹시나 사우디아라비아전과 같은 추가시간 득점에 대한 희망도 점점 사라져갔다. 

먹구름 가득한 경기 흐름에 한 줄기 빛이 찾아왔다. 추가시간을 1분여 남긴 시점에 손흥민이 상대 수비진을 비집고 돌파를 시도했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VAR 판독을 거쳤지만, 판정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16강전과 같은 기적이 찾아왔다. 

그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선수는 황희찬이었다. 손흥민이 그동안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대표팀이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했다. 황희찬은 엄청난 부담에도 강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1 : 1, 90분을 넘게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호주 골문이 마침내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극적 동점으로 연장전으로 이어져다. 

연장전은 대표팀의 흐름이었다. 극적인 동점으로 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호주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호주는 경기 중 적극적인 선수 교체로 체력 안배를 했지만, 후반 막바지부터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며 기동력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연장전에서도 호주는 거의 공격에 나서지 않고 수비에 집중했다. 이에 대표팀은 이번에는 승부차기까지 이르지 않겠다는 듯 공세를 계속 강화했다. 

 

 

 



연장전 손흥민의 역전 프리킥 골


이런 대표팀에 결정적 기회가 찾아왔다. 호주 문전을 돌파하던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상대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고 그 프리킥은 손흥민의 오른발 슛과 함께 골로 연결됐다. 상대 장신 수비수들의 키를 넘기는 절묘한 골이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거에서 활약하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각각 득점 기회를 만들고 이를 득점과 연결하는 장면의 완성이었다. 

2 : 1 역전에 성공한 대표팀은 공격에 다시 적극 나서는 호주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맞서며 경기를 주도했다. 초조해진 호주는 한 선수가 황희찬에게 비 신사적 파울을 하며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도 몰렸다. 이에 호주는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대표팀은 리드를 무난히 지키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새벽잠을 설치며 응원한 축구팬들에게 대표팀은 2경기 연속 극장승을 선물했다

승리하긴했지만, 대표팀은 여전히 단조롭고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에 변화가 없었고 미드필더진의 부진이 아쉬웠다. 한정된 교체 자원의 문제도 여전했다. 다만, 그 속에서 신예 양현석의 가능성을 발견한 건 수확이었다. 여기에 3백이 다시 한 번 필승 카드로 활용됐다는 점도 주목할만했다.

하지만 경기 중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나설 수 없는 전력 누수가 발생했고 2번의 연장전으로 체력 소모가 극심해졌다는 점은 4강전에 나서는 대표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빠른 회복과 김민재 공백을 메울 전술 마련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2번의 극장승, 극심한 체력 부담, 김민재 부재속 맞이할 4강전


비록 힘든 경기의 연속이었지만, 대표팀은 극적인 승리를 통해 승리의 기운을 한층 더 축적했다. 패배 일보 직전에서 두  차례 기사회생하면서 팀 분위기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어느 종목이나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에서 기세는 매우 중요하다. 그 기세를 대표팀은 상승 동력으로 만들고 있다. 

대표팀의 4강 상대는 조 예선에서 대결한 바 있는 요르단이다. 대표팀은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패배 일보 직전에 황인범의 극적 동점골로 2 : 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 경기에서 요르단은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4강 진출로 그들의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조 예선에서 대표팀의 베스트 전력이 아니었고 상대를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대표팀에게 한 번 상대했던 요르단과의 리턴 매치는 16강과 8강전보다 더 수월할 수도 있다. 다만, 체력 부담과 격전을 거듭하면서 상당수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다는 점, 김민재 부재는 불안 요소다. 대신 8강전보다 휴식 일을 더 주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힘든 여정을 지속하고 있는 대표팀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굴하지 않는 의지를 보였고 승리의 결과를 만들어왔다. 이런 승리 드라마가 4강전을 넘어 결승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분명한 건 아직은 축구팬들이 새벽잠을 더 설쳐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 : 아시안컵 / KFA,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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