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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이 탈락했다. 일본은 이란과의 8강전에서 전반전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후반전에 2골을 내주며 1 : 2로 역전패했다. 일본은 1 : 1로 맞서며 연장전 가능성이 컸던 후반전 추가시간 막바지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패배의 아픔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8강전 패배로 축구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었던 한국과 일본의 아시안컵 결승전의 가능성을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한국은 승부차기 끝에 중앙아시아의 축구 강국 우즈백에 승리한 개최국 카타르를 더해 중동 3개국과 맞서는 상황이 됐다. 이번 아시아컵 4강은 중동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을 고려해도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4강에 오르며 중동 강세를 분명히 했다. 

일본의 탈락은 조 예선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다. 일본은 비교적 무난한 대진이라는 평가에도 첫 경기 베트남전에서 2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어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는 1 : 2로 패하며 조 1위 가능성마저 사라졌다. 조 예선 3차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수비 불안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은 예선 3경기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체력 안배를 했고 그들의 두꺼운 선수층을 과시했다. 일본은 조 예선이 아닌 토너먼트에서 그들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16강전에서 일본은 조 예선과 다른 경기력으로 바레인에 여유 있는 승리를 했다.

 

 

 




자신만만했던 일본의 8강전 탈락


일본은 한국이 조 예선 1위를 했다면 중동 팀들과 연달아 대결해야 할 토너먼트 트리를 대신하게 됐지만, 16강전 경기력으로 큰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일본은 주력 선수 중 한 명이 성폭행 혐의로 인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와 관련해 해당 선수에 대한 조치에 있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대표팀 퇴출을 결정했지만, 이를 번복했고 다시 퇴출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대표팀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됐고 선수 분위기도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란과의 8강전에서 일본은 전 경기에서 이란이 연장전에 이은 승부차기까지 거친 상황에 주 공격수가 16강전 퇴장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호재까지 있었지만, 그 유리함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최근 그들 팀 분위기가 일정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8강전 패배와 함께 일본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고 일찍 짐을 싸게 됐다. 

일본에 승리한 이란은 그들 특유의 거칠고 끈끈한 축구로 일본의 조직력 축구를 무너뜨렸다. 이란은 여러 가지로 불리한 여건이었고 경기도 그들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일본은 특유의 짜임새 있는 미드필더 플레이로 이란을 압박했다. 이란은 쉽게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이에 이란은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전방으로 바로 향하는 공격에 의존해야 했다. 전반전에서는 그 공격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후반전은 달랐다.

이란은 일본 보다 우수한 피지컬을 앞세워 단순해 보이는 공격의 위력을 더했다. 후반전 경기 주도권을 회복한 이란은 공 점유율을 높이며 일본 골문을 위협했다. 이런 우세한 흐름은 동점골로 연결됐다. 전반전 우세를 보였던 일본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흐름이었다. 일본이 이란에 말리는 듯한 경기 흐름은 결국, 이란의 역전골과 함께 90분 승부에서 승패가 엇갈렸다. 

일본에 승리한 이란은 이전보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에도 우승 후보로서 그 가능성을 다시 끌어올렸다. 한국이 결승전에 오른다면 그 상대가 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하지만 이란은 4강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의 벽을 넘어야 한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큰 위기 없이 무난히 8강전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 우즈백에 고전했지만, 승부차기 승리를 통해 기세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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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는 2019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8강에서 이기는 등 단단한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까지 차지했다. 당시 카타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으로 자국 국가대표 전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 귀화 선수들을 다수 포함해 전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 효과는 아시안컵에서 분명히 나타났다. 

하지만 큰 기대 속에 나섰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카타르는 조 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3패 최하위로 탈락했다. 카타르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 예선에서 탈락했던 남아공에 이어 두 번째 조 예선에서 탈락한 개최국이 됐다. 무엇보다 경기 내용이 최악이었고 32개국 중 최하위의 성적이었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권을 획득할 당시 막대한 돈 로비 의혹이 있었고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나라의 월드컵 개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열악한 기후 조건과 이로 인한 개최 일정 변경,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다수의 안전사고 등으로 이미지에 손상을 입기도 했다. 이런 카타르에게 개최국 대표팀의 조 예선 3전 전패 탈락을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다수 귀화 선수가 포함된 팀 구성의 한계라는 평가도 이었다. 

이후 카타르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침체한 그들의 분위기는 아시안컵을 통해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는 조 예선에서 3전 전승으로 1위로 통과했고 레바논과의 16강전에 이어 우즈백과의 8강전에서도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카타르는 비교적 무난한 상대들과 대결을 했고 토너먼트에서는 앞선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의 진정한 경기력은 이란과의 4강전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중동 3개국 사이 유일한 동아시아 4강 국가 한국


아시안컵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이들 중동 국가들 틈에서 동아시아의 마지막 보루로 남았다. 그동안 아시안 축구에서 중동을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는 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한국과 일본은 빠르게 프로축구 리그를 만들었고 그 리그를 기반으로 경기력으로 끌어올렸다. 중국이 정체를 넘어 퇴보를 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서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성장했고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오세아니아에서 아시아 축구 협회로 넘어온 호주가 서아시아에 대항하는  형세를 보였다. 

이에 맞서 중동 중심의 서아시아 국가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앞세워 국가 차원에서 축구를 지원했지만, 국제 경쟁력 면에서 동아시아 국가에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 못지않은 피지컬과 힘을 가진 이란이 중동 축구의 강자가 됐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다수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기량을 더 발전시켰다. 

 

 

 



이란에 상대적으로 밀렸던 다른 중동 국가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동 국가들은 자국 리그에 지명도 높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리그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은퇴를 앞둔 스타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중동 리그였지만, 최근에는 전성기 선수들도 다수 중동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동의 프로 축구 리그는 높은 연봉에 현대화된 사회적 인프라를 더해 유럽에서 멀지 않은 입지까지 유럽리그 선수들이 관심을 갖는 무대가 되고 있다. 

이런 리그 활성화를 바탕으로 중동 국가들은 점점 국제 무대에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중동 국가들은 개최국 카타르가 부진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예선에서 우승 국가인 아르헨티나에 승리하는 등 놀라운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과거 중동 국가 선수들은 국가대표 경기에 승리 의지가 크지 않고 쉽게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매우 강한 투쟁심과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계속된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축구 흐름에 부합하는 전술운용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이 조 예선에서 상대한 중동 국가인 바레인과 요르단 역시 과거에는 뒤로 물러서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번에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하고 빠른 공격 전개로 한국을 위협했다. 특히, 요르단은 뛰어난 골 결정력을 더해 한국을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아넣기도 했다. 이 요르단을 한국은 4강에서 상대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8강전 호주보다 수월한 상대라는 평가가 많지만, 조 예선 그리고 16강과 8강전 요르단의 전력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승리의 기억을 쌓으면서 상승 분위기에 있다. 이런 돌풍의 팀은 결코 쉬운 상대가 될 수 없다.

 

 

 




체력적인 부담, 만만치 않은 중동 3개국의 전력과 기세 


더군다나 한국은 16강과 8강전 연이은 연장전 승부로 크게 지쳐있고 부상 우려도 크다. 여기에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이미 조 예선에서 요르단의 빠른 공격에 고전하며 2골을 내준 바 있는 한국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수비의 안정성은 떨어진다. 4강전에 한층 더 긴장해야 할 이유다.

요르단전을 승리한다 해도 한국은 이란과 카타르 두 중동 국가 중 한 나라와 결승전에서 대결한다. 이란은 축구에 있어서는 일본 못지않은 숙적이고 그동안 대결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이란이 경기를 치르면서 팀이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카타르는 그 어느 이점보다 큰 개최국이다. 한국의 우승까지 가는 여정이 쉽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은 여러 우려와 불안 요소들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승리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전히 전술 부재의 공격과 불안한 수비, 미드필더의 경기 장악 능력 저하 등 문제가 있지만, 손흥민을 포함해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고비를 넘기고 또 넘겼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절대 질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프로야구에서 한번 분위기를 탄 팀은 그 어떤 객관적 지표를 넘어서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예가 많다. 현재 한국이 딱 그런 모습이다. 

동아시아 대 서아시아의 대결 구도가 고착화된 아시아 축구에서 한국은 아시안컵 유일한 동아시아 국가로 남아있다. 과연 한국이 중동 국가들에 포위된 상황을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이는 동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사진 : 아시안컵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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