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힘겹게 8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4울 18일 LG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투수 박세웅의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이어던지고 모처럼 보인 타선의 집중력을 더해 9 : 2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지난주부터 이어진 긴 연패를 끊었다.
지난주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롯데는 이번 주 반전의 희망을 가지고 한 주를 시작했다. 상대팀이 역시 팀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LG와 KT이기 때문이었다. LG는 시즌 초반 불펜 불안이 지속하면서 시즌 플랜이 다소 흔들리는 상황이었고 KT는 롯데와 함께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었다. 롯데는 상대적으로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대들과의 대진이었다.
하지만 주중 3연전에서 롯데는 무기력한 플레이에 연패 중인 팀에서 보이는 뭘 해도 안되는 팀의 전형을 보이며 연패를 지속했다. 화요일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 윌커슨이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나름 호투했지만, 이후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패했고 수요일 경기에서는 내내 경기 후반 극적인 동점에 성공하며 승리 가능성을 높였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급격한 제구 난조 속에 끝내기 득점을 허용하며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특히, 수요일 경기는 승리했다면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지만, 아쉬움만 더 쌓이는 경기를 했다.
힘겹게 8연패 끊은 롯데
목요일 경기에서 롯데는 그동안 백업 외야수와 대주자 전문 요원이었던 황성빈을 선발 좌익수 겸 중견수로 기용하는 등 또 다른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황성빈은 1회 초 안타 출루 후 도루 성공으로 LG 선발 투수 켈리의 평정심을 흔들었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선취 득점을 하기도 했다. 1회 초 롯데는 황성빈의 활약 속에 선취 2득점 하며 기세를 올렸다.
롯데는 호투하던 선발 투수 박세웅이 4회 말 난조를 보였고 어설픈 중계 플레이가 겹치며 2 : 2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전 경기와 달리 중반 이후 집중력을 유지했다. 거듭된 득점 기히를 놓치던 롯데 타선은 6회 초 1사 만루에서 대타 이정훈의 희생 플라이로 1득점 했고 7회 초 LG 내야진의 잇따른 실책을 파고들어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9 : 2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이후 전미르, 최준용 두 필승 불펜 투수를 연달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고 승리를 완성했다. 모처럼 투. 타가 조화를 이루는 승리였다.
이렇게 연패를 끊긴 했지만, 롯데는 21경기 5승 16패 리그 최하위 순위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 리그 1위 KIA와 정 반대의 성적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1위와는 10경기 차가 나고 있고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와는 6경기로 그 격차가 크다. 무엇보다 팀 성적 지표가 투. 타 모두 최하위권이다. 팀 타율은 전체 9위, 팀 방어율로 전체 9위다. 이에 경기 내용도 실망스러움이 연속이다.
롯데는 시즌 초반 타선의 극심한 부진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던 투수 유망주 우강훈을 트레이드 시키며 LG 내야수 손호영을 영입하는 긴급 처방을 했지만, 타선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가 3할대 후반의 타율과 함께 타격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하고 있지만, 여타 선수들의 부진이 레이에스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빗나간 시즌 예상, 여전히 불안한 전력
현재 롯데의 타선은 시즌 플랜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야수진의 주축을 이뤄야 할 FA 선수 유강남과 노진혁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수비마저 흔들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여기에 올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던 젊은 외야수 윤동희의 김민석은 2년 차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베테랑 전준우와 정훈 등이 분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매 경기 타순과 라인업을 변경하고 2군에서 선수들을 콜업해 기용하는 등 그의 스타일과 다른 야구를 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 그가 아무리 화려한 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감독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마운드 역시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5인 선발 로테이션은 다소 부침이 있어도 그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펜진 상황이 심각하다. 롯데는 필승 불펜진이 사실상 붕괴됐다. 필승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구승민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하다 2군으로 내려갔다.
역시 필승 불펜진으로 시즌을 시작한 박진형도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즌 초반 필승 불펜진에서 홀로 호투하던 최준용의 과부하가 커졌다. 최준용은 등판이 많아지면서 공략 당하는 빈도가 늘었다. 마무리 김원중마저 4월 17일 경기에서 볼넷 남발에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며 무너졌다.
이에 롯데는 베테랑 김상수와 신인 전미르에게 의존하는 불펜 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김상수는 등판 일정을 관리해 줘야 하는 투수다. 연투가 부담이 있다. 전미르는 신인답지 않은 담대함과 위력적인 속구와 쉽게 접하기 힘든 낙차 큰 커브 조합이 위력적이지만, 풀 타임 첫 시즌이다. 현재의 등판 일정을 계속하면 과부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로서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여타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하지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필승 불펜진과 추격조 불펜진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큰 숙제인 좌완 불펜 투수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시즌 전 타선의 약화에도 마운드에 자신감이 있었다. 선발 투수진이 안정적이고 불펜진의 뎁스가 더 두꺼워졌다고 자평했다. 롯데는 마운드의 역할이 올 시즌 성적에 중요했지만, 그 마운드가 시즌 전 예상과 전현 다른 흐름이다. 상대적으로 낫다고 할 수 있는 선발 투수진도 기복이 크고 이닝 소화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이런 투. 타의 부진과 함께 롯데는 고질적인 문제인 수비 불안과 상황에 따른 유기적인 플레이에 여전히 문제를 보이고 있다. 두산 감독 시절 단단한 수비와 임기 응변에 능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김태형 감독이었지만, 롯데에서는 그런 야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롯데는 두산이 아니지만, 스프링 캠프 등을 통해 롯데는 빠르게 선수들의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이전과 다른 야구를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별반 나아진 모습이 아니다. 김태형 감독 영입의 효과를 무색하게 하는 시즌 초반이다.
반등 시급한 롯데, 하지만
이런 점은 롯데의 연패 후 롯데의 전망을 여전히 어둡게 하는 이유다. 기존 롯데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오히려 더 심화되고 여러 변화마저 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형 트레이드 설 등이 나오고 있기도 하지만, 현재 롯데의 상황은 큰 충격 요법이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팀의 계속된 부진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축시키고 경기력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부진한 선수들을 기다리기보다는 과감한 변화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이는 팀 주력 선수들에게도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다. 롯데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려 했던 나승엽과 고승민 등 유망주 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팀 상황은 선수들에게 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의 더그아웃은 팀의 성적 부진도 있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과 함께 무거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팀 분위기를 이끌어 줄 베테랑들의 역할도 잘 보이지 않는다. 모두 김태형 감독의 눈치를 살피는 느낌이다. 이렇게 경직된 팀 분위기는 결코 부진 탈출에 도움이 안 된다.
결국, 해법은 승리뿐이다. 빨리 연승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말 KT와의 3연전은 롯데에 기회가 될 수 있다. KT는 최근 부진 탈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마운드 불안으로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매 시즌 후반기 강점을 보였지만, 국내 에이스 고영표마저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이 겹치며 어려운 초반을 보내고 있다. 롯데로서는 연패 탈출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상대다. 마침 홈경기라는 이점도 있다. 반즈와 윌커슨 두 외국인 선발 투수가 모두 등판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반대로 KT는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의 분위기를 최하위 롯데를 상대로 이어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롯데와 KT 모두 주말 3연전이 반등을 위한 중요한 대결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롯데가 주말 3연전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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