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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자리를 팽팽한 승부로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롯데와 KIA의 맞대결은 예상밖으로 롯데의 6 : 1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KIA는 화요일 삼성전에서 기분 좋은 역전승과 함께 달콤한 하루의 휴식이 있었고 롯데는 LG전 졸전으로 무거운 마음 속에 먼 원정길을 와야했습니다. 팀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KIA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습니다.

이러한 예상은 선발투수 대결에서 롯데가 우세를 보이면서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로테이션대로 송승준 선수를 KIA는 양현종 선수를 내세웠습니다. 양팀 모두 실질적인 에이스간 대결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선발투수 모두 최근 좋지 못한 투구 내용을 이어왔고 부담이 큰 경기인 탓에 중반 이후 불펜이 자주 가동되는 타격전 양상의 경기가 예상되었습니다.

롯데 송승준 선수는 최근의 부진을 씻어내는 호투로 침체되었던 팀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송승준 선수의 구위는 위력적이었고 변화구마저 완벽하게 제구되면서 상승세의 KIA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습니다. 8이닝 4피안타 1실점, 삼진은 6개였고 볼넷은 110개가 넘는 투구중에서 단 1개 뿐이었습니다. 9회초 수비에서 아쉬운 외야 수비가 없었다면 완봉승도 노려볼만한 완벽한 투구였습니다.

올 시즌 11승을 거두면서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송승준 선수였지만 높은 방어율과 기복이 심한 피칭은 항상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최근 등판에서도 그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이재곤, 김수완 두 신인 투수들에게 에이스의 자리를 내주는 양상이었습니다. 2일 경기에서 보여준 송승준 선수의 투구는 이러한 아쉬움을 털어내기에 충분했고 그가 왜 10승 투수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작년 시즌 완봉승 행진을 이어가던 당시의 구위와 투구 벨런스가 재현된 듯 보였습니다. 향후 리그 일정 뿐만 아니라 포스트 시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송승준 선수의 호투 속에 KIA 타선은 5회까지 퍼펙트로 눌릴 정도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최근 연패로 불안했던 롯데의 경기 초반 흐름을 좋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롯데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수비에서 송승준 선수의 활약이 있었다면 공격에서는 강민호 선수의 타격이 돋보였습니다. 강민호 선수는 2회초 공격에서 팀의 선취 득점을 올리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초반이었고 1타점이었지만 팀의 안정을 위해서는 선취점의 의미는 컷습니다. 강민호 선수의 홈런은 SK, LG전 연패로 불안감이 감돌던 팀 분위기를 일신시키게 충분했고 타선이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기 초반 양현종 선수의 힘있는 구위에 밀리는 양상을 뒤 바꾸는 이 한방으로 양현종 선수는 크게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실제 강민호 선수의 홈런 이후 롯데 타선은 하위 타선이 살아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쉽게 풀 수 있었고 상대 에이스 양현종 선수를 상대로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득점하면서 5 : 0 의 리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강민호 선수의 홈런은 개인적으로 19호 홈런 이후 아홉수의 징크스 때문인지 오랜 기간 터지지 않았던 시즌 개인 통산 최다인 20홈런을 채운것은 물론이고, 팀타선을 깨우면서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강민호 선수의 활약과 함께 초반 득점에 성공한 롯데의 공격은 호투하던 송승준 선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초반 우세를 공고히 하게 만들었습니다. 강민호 선수는 솔로 홈런과 함께 멀티히트 및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부진했던 황재균 선수도 모처럼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서 타선에 힘을 보탰습니다. 여기에 좌완 선발을 대비해 출전한 정보명 선수의 3안타, 문규현, 김주찬 선수까지 타점을 기록하면서 힘을 보탰습니다. 최근 좋은 활약을 하던 손아섭 선수를 제외하고 짜여진 좌완 선발을 상대로한 라인업이 성공한 셈이 되었습니다.  

또한, 상대팀들의 집중견제에 고전하던 이대호 선수도 멀티히트와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한 주루플레이로 팀에 기여했습니다. 7회초 이대호 선수는 최선을 다한 주루플레이로 2루타를 기록했고 이어진 강민호 선수의 적시타 때 득점하면서 5 : 0 에서 추가점이 없어 불안하던 팀에 소중한 추가점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홈런은 없었지만 이대호 선수의 발이 팀에 큰 힘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롯데는 상, 하위 타선이 모두 자기 몫을 해내면서 필요한 득점을 만들어냈고 선발의 호투와 함께 투타가 조화를 이룬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올 시즌 후반기, 위기의 순간마다 발휘되었던 집중력을 또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KIA는 어렵게 찾아온 4위 추격의 기회를 무기력한 타선 때문에 놓치고 말았습니다. 롯데 선발 송승준 선수의 투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송승준 선수의 힘이 떨어진 9회애 가서야 추격을 시도했지만 완봉패를 모면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타선의 핵인 이용규, 최희섭, 김상현 선수는 꽁꽁 묶였고 이들이 묶이자 타선의 힘을 급격히 약화되었습니다. KIA로서는 올 시즌 내내 그들을 괴롭히던 타선의 허약함을 중요한 승부처에서 또 한번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요한 길목에서 보여준 양팀의 상반된 모습은 롯데의 승리로 이어졌고 롯데는 연패를 끊음과 동시에 KIA와의 승차를 5.5 게임으로 벌리면서 안정적인 4위 자리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4위 자리를 굳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승리였습니다. 전날 LG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졸전이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으로 작용한 것이로 보입니다. 경기에서 롯데 선수들은 이전 경기와 달리 집중력이 좋아졌고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KIA와의 승차를 벌린 것과 함께 살아난 선수들의 플레이가 더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경기였습니다. 이제 롯데와 KIA는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롯데는 장원준 선수를 KIA는 서재응 선수를 선발로 예고했습니다. 롯데는 최근 부진했던 장원준 선수의 심기일전 투구로 KIA의 사정권에서 벗어나려 할 것이고 KIA는 후반기 최고의 피칭을 하고 있는 서재응 선수의 아트피칭에 마지막 희망을 걸 듯 합니다.

과연 금요일 경기를 통해 4위 싸움의 향방이 어느 정도 드러날지 좀 더 지켜봐야 할지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대결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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