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KIA, 타선의 힘이 가른 4위 다툼의 명암.

전날 경기에서 완승한 롯데는 금요일 경기에서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나갔습니다. 승부에 대한 부담을 던 선수들의 플레이는 더 안정감 있었고 활력이 있었습니다. 반면 KIA 선수들은 다소 의욕이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경기결과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롯데의 10 : 6 롯데의 승리, 롯데는 타선의 집중력과 장타력이 다시 살아났고 KIA는 초반 득점 찬스를 무산시키면서 승리를 기회를 끝내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이번 승리로 사실상 4위 자리를 예약했고 KIA의 추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다시 살아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KIA는 4위 추격 대신에 6위 LG의 추격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경기 초반은 KIA의 분위기였습니다. 롯데 선발 장원준 선수는 손가락 쪽에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등판을 강행했지만 정상적인 투구가 아니었습니다. KIA는 1, 2 ,3회 매회 득점하면서 초반 리드를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빚맛은 내야안타, 몸에 맞는 볼, 김상현 선수의 홈런에 의한 득점 등이 함께하면서 경기 운마저 KIA에 기운 듯 했습니다. 

하지만 KIA는 주어진 찬스에서 수 많은 잔루를 남겼고 3차례의 만루 찬스에서 단 1득점에 타선의 집중력 부족 현상을 드러냈습니다. 점수차를 벌리는 못한 KIA의 공격력은 결국 롯데의 반격을 허용하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롯데는 2회초 강민호, 전준우 선수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3 : 2 뒤지던 4회초에서는 하위타선의 분전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의 2루타 이후 전준우, 황재균 선수의 득점타가 이어졌고 경기는 4 : 3 롯데의 리드로 전개되었습니다.

KIA 선발 서재응 선수는 후반기 KIA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고 1점대 방어율 기록하면서 짠물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었습니다. KIA가 마지막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서재응 선수의 아트피칭이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때문이었습니다. 살아난 롯데 타선은 새재응 선수의 아트피칭마저 넘어섰습니다.

서재응 선수는 비교적 호투했지만 그가 던진 몇 개의 실투가 모두 적시타로 연결되면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롯데 타선의 적극성은 제구가 덜된 서재응 선수의 공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았고 안타로 연결시켰습니다. 이는 KIA의 득점력 빈곤과 맞물리면서 롯데가 경기를 뒤집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4 : 3 으로 역전한 이후 롯데는 4회부터 불펜을 가동하면서 지키는 야구를 시도했습니다. 가용한 불펜투수들을 모두 동원하면서 마치 포스트 시즌 같은 투수 운영을 했습니다. 롯데 불페진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매 이닝 이어지는 위기를 넘기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맞서는 KIA 서재응 선수도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어제 경기와 반대로 서재응 선수 홀로 롯데 불펜과 맞서는 형국이었습니다.

초반 공방전 이후 양팀은 공격에서 많은 안타와 사구를 얻어냈지만 많은 잔루를 주고 받으면서 득점안하기 경쟁을 이어갔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KIA는 롯데보다 많은 찬스를 잡고도 번번히 득점에 실패했고 타점이 필요한 순간 타자들의 자신감이 떨어져보였습니다. 롯데 역시 5, 6회 거듭된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KIA의 승리 의지를 완전히 꺽지 못했습니다.

경기는 6, 7 회에서 드러난 공격력의 차이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었습니다. KIA는 6회말 공격에서 롯데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와 불펜의 난조를 틈타 밀어내기 득점으로 동점에 성공했고 역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무산시키고 말았습니다. 분명 역전의 흐름이었지만 KIA 타선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습니다.

                                                                    (사진출처 : 롯데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롯데는 동점이던 7회초 공격에서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6득점의 빅 이닝을 만들었고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KIA는 서재응 선수를 구원할 투수로 노련한 이대진 선수를 선택했지만 밀어내기 몸맞는 공을 2개 허용하는 등 실망스러운 피칭으로 롯데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말았습니다. 롯데 타선은 KIA 불펜진의 난조와 황재균 선수의 3타점 2루타 등을 묶어 10 : 4의 완벽한 리드를 잡았습니다.

롯데 타선은 강민호 선수부터 시작되는 하위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강민호 선수는 홈런 포함 2타점, 전준우 선수는 3안타 3타점, 황재균 선수 역시 멀티 히트와 함께 4타점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동안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황재균 선수는 타격 페이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금요일 경기에서 입증했고 수비에서의 아쉬운 플레이도 4타점으로 만회했습니다.

여기에 가르시아 선수의 멀티히트와 함께 중심 타선의 꾸준한 활약이 어우러진 타선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선두타자 김주찬 선수는 출루에 대한 의지를 높이면서 1번 타자로서 역할이 살아난 모습이었습니다. 도루왕에 대한 의지가 그의 집중력을 높인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롯데는 타선의 고른 활약, 불펜진의 선전이 함께 하면서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패한다는 롯데의 패배 공식을 깨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번 승리로 롯데는 4위 싸움의 치열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투타가 조화를 이루는 경기력을 회복하는 성과도 얻었습니다. 다만 불펜의 중심이 되어야 할 이정훈, 임경완 선수가 여전히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것은 아쉬움이었습다.

반면 KIA는 득점력 빈곤이라는 팀의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4위에 대한 마지막 희망마저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에서 타선은 너무나 무기력했고 경기 후반에는 의욕마저 상실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직 10경기가 넘게 상황에서 4위에 대한 희망은 계속되겠지만 그 희망은 기적이라는 단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롯데는 수요일 경기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움을 극복하고 빠르게 팀의 경기력을 회복했고 귀중한 2연승과 함께 4위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주말 삼성전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의 1위에 대한 희망을 버린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2위 굳히기 모드로 들어간 상황이어서 치열한 승부에서 조금 벗어난 경기가 예상됩니다.

지난 SK전에서 부진했던 이재곤, 김수완 두 젊은 선발들이 얼마나 그 컨디션을 회복했을지가 경기를 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홈런포가 주줌한 이대호 선수가 다시 그 힘을 회복할 것인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순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롯대지만 아직 4위를 확정지은 것은 아닙니다. 승차의 여유가 주말 삼성전에 어떻에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