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의 역투, 잠들었던 롯데 타선을 깨우다.

주말 3연전 앞선 두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큰 부진에 빠져있었습니다. 스윕에 성공했던 주중 KIA전과 너문 달라진 타선은 침묵모드를 지속했습니다.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롯데 타선은 넥센의 선발진에 크게 고전했습니다. 금요일 극적인 대타 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연패를 당할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 경기 역시 중반까지 롯데 타선은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타선은 부진했지만 롯데를 지탱하는 또 다른 힘이 있었습니다. 송승준의 역투와 안정된 수비가 그것이었습니다.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 중반까지 끌려가는 경기를 했지만 화요일 부진을 씻는 송승준의 역투와 수비의 잇단 호수비로 실점을 최소화 하면서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6회초 주어진 한번의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6 : 3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타선의 컨디션은 여전히 좋지 못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함을 발휘했습니다. 상승세의 넥센이이었지만 롯데는 상위권 팀의 저력으로넥센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위닝시리즈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선발투수 송승준과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끈 9번 타순의 문규현이었습니다. 화요일 KIA전에서 올 시즌 최악을 피칭을 한 송승준이었습니다. 퀄리트 스타트 행진도 끝났고 후반기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타선이 집단 슬럼프 조짐을 보이는 상항에서 일요일 선발 등판은 송승준에게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송승준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화요일 부진이 더 큰 집중력을 가지게 한 것 처럼 보였습니다. 힘있는 직구를 바탕을 공격적으로 넥센 타선을 상대했습니다. 최근 분위기가 좋은 넥센 타선에 수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이를 잘 극복했습니다. 송승준의 호투는 7.1이닝 1실점의 빛나는 역투로 이어졌고 승리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송승준의 역투에는 수비진의 호수비도 한 몫했습니다. 타선은 부진했지만 롯데 내외야진은 안정된 수비력을 지속 유지했습니다. 송승준의 땅볼 유도는 여지없이 병살타로 연결되었습니다. 위치 선정이나 수비 쉬프트도 성공적이었습니다. 특히, 5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상대 보내기 번트때 2루주자를 3루에서 잡아내는 장면은 분위기 반전을 이루는 결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롯데 타선은 앞선 2경기와 마찬가지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만만한 투수라 여겨지던  네센 선발 김상수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1회초 무사 1,2루의 찬수를 놓친건 상대 젊은 선발의 기를 살려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초반 고비를 넘긴 김상수는 이후 더욱 더 자신감 있는 투구로 롯데 타선을 상대했고 롯데는 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넥센 선발 김상수는 낮게 제구되는 묵직한 직구와 함께 떨어지는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롯데 타선을 힘들게 했습니다. 감각이 크게 떨어진 롯데 타선은 김상수의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4회말 1실점이 점점 부담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겨간것이 롯데에게는 다행이었습니다.

5회말 위기를 조직적인 수비로 넘긴 롯데는 6회초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습니다. 역투하던 넥센 선발 김상수는 투구수 100개를 넘기면서 힘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6회초 불펜이 곧바로 가동될 것으로 보였지만 넥센 벤치는 김상수를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이것이 롯데에겐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롯데는 김상수의 연속 볼넷 허용으로 만들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넥센은 노련한 이정훈을 등판시켰지만 한 템포 늦은 교체였습니다. 이정훈은 친정팀을 상대로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정교한 제구가 흔들리면서 황재균에서 몸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찬스는 1사 만루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타석은 문규현, 후반기 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찬스에서 문규현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승리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문규현의 2타점 적시타는 긴 기다림끝에 내리는 단비와 같았습니다. 2 : 1 로 역전에 성공한 롯데타선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이어진 전준우의 2타점 2루타는 4 : 1 롯데의 리드로 경기 흐름을 순식간에 바꿔놓았습니다. 거듭된 찬스를 놓치면서 답답했던 팀 공격이 한순간에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롯데는 8회초 공격에서 문규현의 희생플라이와 황재균의 재치있는 홈스틸을 묶어 2점을 더 추가했습니다.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이었습니다. 넥센은 8회말 송승준을 이어 나온 롯데의 이명우, 이재곤을 상대로 2점을 추격했고 9회말 롯데 마무리 김사율을 상대로 무사 만루의 찬스까지 잡았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습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빚맞은 안타 2개가 이어지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침착한 투구로 무실점 세이브에 성공했습니다. 송승준의 역투가 시즌 10승으로 완성되고 팀이 다시 3위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값진 세이브였습니다. 롯데는 KIA전 스윕과 함께 5승 1패의 호성적을 거두되면한 주를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팀 컨디션이 최악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투수진이 버텨주면서 위닝 시리즈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롯데는 수비와 투수력이 흔들리지 않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의 상승세가 결코 막강 타선에만 의존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주말 3연전이었습니다.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친 롯데는 이제 본격적인 2위 싸움에 뛰어들었습니다. 주말 3연전을 통해 중요한 고비를 넘긴 느낌입니다. 다음 주 삼성, KIA, LG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낸 것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수진의 안정감을 확인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롯데로서는 다소 지쳐있는 주전급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과 함께 떨어진 팀 공격의 상승 사이클을 되찾는다면 상승세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2위 싸움에서 롯데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롯데 팬들의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