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예상과 달리 경기는 삼성의 13 : 3,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투타에서 롯데를 압도한 삼성은 1위팀의 힘을 보여주면서 롯데의 상승세를 잠재웠습니다. 롯데는 에이스 장원준이 너무 쉽게 무너지면서 팀 전체가 무너지는 경기였습니다. 선수들의 집중력마저 상실되면서 롯데는 최근 들어 가장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홈 팬들을 실망시키고 말았습니다.
삼성과의 대결에 앞서 롯데는 중요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준 것입니다. 순서대로라면 화요일 경기는 고원준이 나서야 했습니다. 롯데 벤치는 에이스 장원준을 내세웠습니다. 장원준에 대한 코칭스탭의 신뢰도 강했지만 팀의 에이스를 중요한 이번주에 2번 활용하기 위한 로테이션 변화였습니다.
에이스가 나서긴 했지만 롯데는 몇 가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선수들 전반이 컨디션 저하현상을 보인다는 곳이 그 중 하나였습니다. 이는 폭발적인 타선의 힘을 반감시켰습니다. 주말 넥센전에서 극적인 2번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습니다. 터지지 않는 타선으로 마음졸이는 경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타선에 삼성의 선발투수 매티스는 올 시즌 처음 상대하는 투수였습니다.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매티스는 빠른 적응력을 보이면서 삼성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수입니다. 3승에 1점대 방어율은 그의 최근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화력이 크게 떨어진 롯데타선이 상대하기에 힘겨운 상대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첫 상대라는 생소함도 공략에 어려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하루를 덜 쉬고 등판하는 장원준의 컨디션도 변수였습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이었지만 평소의 리듬과 다른 등판 일정은 선발투수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올 시즌 한층 더 완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장원준이었기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이었습니다. 좋지 못한 타선의 흐름을 감안하면 장원준의 호투를 롯데의 승리를 가져올 필수불가결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장원준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경기 초반을 순조롭게 넘겼던 장원준은 3회초 삼성의 집중안타 세례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삼성타자들은 장원준의 투구 패턴을 철저히 파악하고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노림수가 잘 통하면서 장원준을 자신있게 상대했습니다. 장원준을 겨냥한 맞춤형 타순도 장원준을 괴롭히는 요인이었습니다.
장원준은 변화구 비율을 높이면서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삼성 타선은 그 변화구에 잘 대응했습니다. 최형우의 적시타와 장원준을 겨냥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강봉규의 3점 홈런은 장원준을 의기소침하게 만들었습니다. 안정을 찾지 못한 장원준은 3이닝 5실점의 최악피칭을 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삼성 선발 매티스의 위력적인 구위에 고전하던 롯데에게 에이스의 조기 강판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팀 전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어 나온 진명호의 난조는 경기 초반 승부를 삼성에 내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5 : 0 로 리드당하는 상황에서 나온 진명호는 준비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제구까지 높게 형성되었습니다.
진명호의 난조는 장원준을 조기 강판시키면서 기세가 오른 삼성타선의 기를 더 살려주었습니다. 4회초 수비에서 5실점을 더 허용한 롯데는 추격의 의지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4회초 최형후의 3점 홈런을 지켜보는 이대호의 허탈한 표정은 오늘 롯데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삼성의 최형우는 3점 홈런과 솔로 홈런은 연이어 폭발시키면서 이대호를 2개차로 누르고 홈런 단독 선두에 오르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엇습니다. 삼성은 최형우의 연타석 홈런포를 포함 무려 20안타를 몰아치면서 롯데를 일방적으로 몰아 붙였습니다. 경기 초반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롯데는 더 이상의 투수를 투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진 마운드를 대신해야할 타선 역시 이렇다할 공격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여름 동안 계속된 승리 행진에 선수들 전반이 지쳐 보였습니다. 삼성 매티스의 힘있는 공에 대응할 힘이 없었습니다. 경기 후반 삼성의 2진급 불펜을 상대로 안타를 생산하긴 했지만 승부와 무관한 것이었습니다.
롯데 타선은 선수들 전반의 컨디션 난조와 함께 2번 자리를 지키던 김주찬의 공백도 크게 느껴야 했습니다. 주말 3연전에서 펜스에 부딪히는 부상을 당했던 김주찬은 화요일 경기에서 벤치를 지켜야했습니다. 이인구, 이승화가 그 자리를 메웠지만 공격에서 그를 대신하긴 힘들었습니다. 테이블 세터진의 약화는 결국 타순 전반에 활력을 떨어뜨렸습니다. 결국 롯데는 산발 10안타 3득점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화요일 경기 패배로 롯데는 2위 추격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에이스 장원준의 부진은 그가 다시 등판하는 일요일 경기의 부담을 더 크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스가 조기에 무너지면서 삼성의 불펜을 소모시키지 못했습니다. 수요일 경기 역시 힘든 경기를 해야함을 의미합니다. 타선의 부진이 이어진다는 것은 향후 일정에 있어 그 전망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상위권에 확실히 자리한 롯데지만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느낌입니다. 팀 전체의 페이스가 떨어져 있음을 삼성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여유가 있지만 팀을 다시 정비할 필요를 가지게 하는 화요일 경기였습니다. 승부수로 던져진 에이스의 빠른 선발기용이 실패한 화요일 경기결과는 이번 주 롯데의 행보가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화요일 경기에서 이렇다할 반격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대패를 당한 롯데였습니다. 이 패배가 롯데 선수들이 심기일전 하는 계기가 되면 훌륭한 보약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더 큰 침체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즉, 수요일 삼성전은 이번주 롯데의 분위기, 나아가 시즌 막판 롯데의 흐름을 좌우할 일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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