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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1루수는 그 팀을 대표하는 거포들이 자리하는 포지션이다. 실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상당 수 의 포지션이 1루수였다. 최근 좌타자가 늘어나면서 강하고 어려운 타구가 늘어났지만, 송구에 대한 부담이 적고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포지션의 특성상 육중한 몸매의 선수들도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이나 이대호, 최근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선 박병호 역시 그 포지션은 1루수다.

 

올 시즌 1루수는 그 경쟁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외국인 타자들이 팀별로 영입된 가운데 그들 대부분의 포지션이 1루수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던 박병호를 비롯한 국내 선수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환경이다. 대신 야구팬들은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간 파워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볼 기회를 잡게 되었다.

 

이런 1루수 대결을 선두 주자는 역시 넥센 박병호다. 박병호는 최근 2시즌에서 독보적인 활약으로 부와 명예를 거뭐쥐었다. 불과 몇 년점만 해도 박병호는 LG에서 출전 기회를 잡기조차 힘든 처지였다. 하지만 넥센으로의 트레이드는 그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꿔놓았다. 충분한 기회를 잡게 된 박병호는 자신의 잠재력을 확실히 폭발시켰다. 타자 친화구장은 목동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더 큰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외국인 타자 홍수시대 최고 거포 자리 지켜야 하는 박병호)

 

 

박병호는 이제 20대 후반의 나이로 아직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실제 박병호는 매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는 야구에도 눈을 떳고 타석에서 자신감과 여유가 더 넘쳐나고 있다. 그를 둘러싼 넥센 타자들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렇다 할 부상도 없는 박병호가 큰 슬럼프만 없다면 외국인 타자 홍수 시대에 우리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지킬 선봉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부에서 오는 자극은 그를 더 집중하고 발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

 

박병호가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의 주전 1루수로 자리한 채태인 역시 지난해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타격에서 상당한 자질이 있지만, 부상과 집중력 부족 등의 이유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채태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채태인은 환골탈퇴의 모습을 보였다. 타격에서 정교함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득점 기회에서 클러치 능력도 중심 타자로서 손색이 없었다.

 

간판타자 이승엽이 부진했음에도 삼성은 채태인이 있어 시즌 막판 순위경쟁과 한국시리즈에서 팀 공격력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채태인의 올 시즌 활약은 그가 더 높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구단 역시 대폭의 연봉 인상으로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부활 여부와 새롭게 영입된 나바로가 변수지만, 개막전 1루수로 채태인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화의 김태균은 그동안 팀의 부진으로 빛이 가려졌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1루수 겸 거포였다. 일본리그 진출 실패 이후 한화로 복귀한 김태균은 나름 고군분투했지만, 그를 둘러싼 타자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집중 견제를 견뎌내야 했다. 상대 팀은 김태균을 피하면 수월하게 한화 타선을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김태균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는 전력을 썼다. 자연스럽게 홈런과 타점에서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의 영입으로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누상에 주자가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만나는 김태균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김태균의 강화된 한화 공격력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두드러진 활약을 한 국내파 선수가 자리한 두 팀과 나머지 팀들은 외국인 타자의 중용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이대호가 해외로 진출한 이후 박종윤이 주로 주전 1루수로서 나섰지만, 타격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최상급의 수비능력과 성실함이 돋보이는 박종윤이었지만, 공격의 파워나 타점 생산능력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롯데는 FA 시장에서 최준석을 영입하면서 1루수 공격능력을 높였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의 영입으로 팀 공격 파워를 더 높였다. 롯데는 최준석과 히메네스가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번갈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준석 다시 입게 된 롯데 유니폼, 롯데의 거포 갈증 해소할까?)

 

 

지난 2년간 롯데 주전 1루수였던 박종윤은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할 처지가 되었다. 롯데는 거구를 자랑하는 최준석, 히메네스가 손아섭과 더불어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는 롯데 1루수를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최준석은 부상의 그림자를 벗어나야 하고 히메네스는 리그 적응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LG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주전 1루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의 영입은 기존 주전 3루수 정성훈과 1루수 요원이었던 김용의, 문선재에 모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베테랑 정성훈의 1루수 전향 가능성도 높다.

 

조쉬 벨이 3루수로 확실하게 자리한다면 LG는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있었던 1루수에 정성훈을 배치하면서 공격력과 수비의 안정감을 더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영입 당시부터 기량에 대한 의구심을 받고 있는 조쉬 벨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큰 변수다. 외국인 타자 변수는 LG의 이웃 두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산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호르헤 칸투를 영입했다. 그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칸투의 영입으로 두산은 FA로 롯데로 이적한 최준석의 빈자를 채우는 것은 물론 팀 타선의 무게감을 한 층 더 높일 수 있게 되었다. 나날이 기량이 발전하고 있는 오재일의 주전 도약 기회가 사라진 것이 아쉽지만, 오재일을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다.

 

문제는 칸투가 최근 기량이 내림세에 있었다는 점이다. 사진 비율이 높았다는 점도 변화구 구사가 많은 우리 리그 적응에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칸투의 주전 1루수 중심 타자 안착은 두산의 올 시즌 성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칸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장타력을 뽐낸다면 김현수와 더불어 강력한 중심 타선을 완성할 수도 있다.

 

이 팀들 외에도 SK는 현역 메이저리거로 지난해까지 활약했던 루크 스캇을 영입하면서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타선을 보강했다. 그는 1루수 요원이 아니다. 외야수로 나설 스캇은 오랜 기간 주전 1루수 박정권에 당장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존 외야수들의 연쇄 이동은 주전 1루수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올 시즌 후 FA가 되는 박정권으로서는 한 층 더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태균 최고 연봉자 가치 올 시즌 입증할까?)

 

 

KIA는 외국인 타자 브랫 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브랫 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정교함과 힘을 동시에 갖춘 타자다. 타그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이는 주전 1루수였던 최희섭에 큰 위협이다. 최희섭은 최근 부상에 부진으로 팀에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확실한 대안이 마련된 만큼 주전 1루수 자리를 내줄 처지에 놓은 최희섭이다. KIA는 최희섭의 심기일전해 브랫필과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축하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NC는 외국인 타자 테일러가 1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주전 1수루 조영훈의 입지가 불안해졌다. 거포형의 타자는 아니지만, 외국인 타자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영훈은 대타 전문으로 그 역할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가끔 1루수로 나섰던 모창민 역시 3루로 포지션이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일러가 리그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확실한 대안이 있다는 점이 NC에 큰 장점이다.

 

이렇게 올 시즌 1루수 경쟁은 외국인 타자들의 변수가 예측이 힘들어졌다. 기존 국내 선수들의 입지고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흔들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은 야구팬들에게 큰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 타자들의 파워에 국내 선수들의 어떻게 맞설지 강한 남자들의 펼치는 국제전 결과가 자뭇 궁금해 진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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