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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유격수는 포수 못지않게 많은 일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가장 많은 타구를 처리해야 하고 2루수와 함께 병살플레이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2루에 주자가 있다면 주자를 묶는 역할을 물론, 상황에 따라 내야 수비 시프트를 조정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수비작전은 대부분 유격수가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타구가 내야를 벗어난다고 해도 중계 플레이를 할 때 그 중심에 서는 것이 유격수다. 상당한 야구 센스와 체력이 필요한 자리다. 과거 유격수는 수비를 잘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었고 능력을 평가할 때 수비를 중시했다. 타격에서는 대부분 하위 타선에 배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정 이상의 공격력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상당한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도 다수 있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함께 가지고 있는 유격수에 대한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 유격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공격력을 빼놓을 수 없는 평가 항목이 되었다. 그 점에서 넥센 강정호, 삼성 김상수, KIA 김선빈은 최고 유격수 자리를 다툴 수 있는 후보들이다. 특히 강정호는 장타력을 동반한 타격 능력으로 지난해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갔고 골든 글러브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리그 최고 유격수 강정호)



강정호는 지난해 22개의 홈런과 96타점으로 넥센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로서는 상당한 공격력이었다. 여기에 도루도 15개를 기록하며 호타 준족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제 강정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국가대표 1순위 선수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은 강정호에 대폭의 연봉 인상으로 그의 활약을 평가해주었다. 


이런 강정호가 FA 시장에 나온다면 그 가치는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오고 있다. 중심 타선에 배치될 수 있는 유격수는 그 팀의 전력을 수직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강정호는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한 창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다. 부상변수가 없다면 강정호가 최고 유격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에 도전하는 김상수와 김선빈은 재치있는 플레이와 정확한 타격과 기동력, 순도 높은 작전 수행능력으로 팀 기여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김상수는 프로 입단 당시부터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 빠른 적응력으로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공격력도 크게 업그레이드되면서 테이블 세터진에도 배치될 정도가 되었다. 


김상수의 활약은 삼성의 내야 세대교체와 3년 연속 우승신화에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김상수는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막판,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정병곤, 정현 등 대체 선수들이 김상수의 자리를 대신하며 챔피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김상수는 내부의 경쟁자가 생겼다는 점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꿔말하면 더 집중하고 발전할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덜 주목받았지만, KIA 김선빈 역시 리그 상위권의 유격수로 손색이 없다. 3할의 타율과 2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기동력,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 견실한 작전 수행능력은 KIA 전력의 핵심으로 김선빈을 자리하게 했다. 작은 키를 극복하게 이룬 결과라는 점은 그의 강한 투지를 읽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거의 매년 부상에 시달리면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다. 지난해에도 김선빈은 부상으로 8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KIA 부상 도미노를 그도 피해가지 못했다. 타구에 얼굴을 강타당하는 부상 이후 뜬 공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선빈으로서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 선수 외에 새롭게 두산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한 김재호는 수준급 타격과 견실한 수비로 뒤늦게 빛을 본 경우다. 오랜 기간 두산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손시헌을 밀어낸 김재호는 지난해 규정타석에는 3할이 넘는 타율를 기록했고 포스트 시즌 활약으로 그 존재감을 확실히 높였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서 가질 수 있는 부담감과 풀 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체력보강, 두산 화수분 야구의 경쟁을 이겨낸다면 유격수로 그 이름을 확실하게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본기, 어렵게 잡은 주전 유격수 자리 지켜낼까?)



두산과 한 경기장을 사용하는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장타력을 동반한 힘 있는 타격이 매력적이지만,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타격에서도 정교함을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공수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는 점은 오지환을 더 성장시킬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신본기, 문규현, 박기혁이 경합하는 롯데는 이 세 선수의 공격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고 노장 박진만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야 하는 SK는 그를 대체할 유격수 자원을 하루 빨리 육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송광민이라는 대형 유격수 후보가 있는 한화는 송광민이 잠재력을 폭발시키길  기대하고 있다. 베테랑 손시헌을 FA로 영입한 NC는 약점인 내야 수비를 안정시키는 것과 동시에 노진혁 등 젊은 선수들의 손시헌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면서 성장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나도 중요한 유격수 자리지만 팀 간 주전 유격수의 기량 차이는 존재한다. 좋은 유격수가 있는 팀은 대체로 그 성적에서 상당한 플러스 요인을 얻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로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없다는 점이 유격수가 약한 구단들의 고민을 깊게 한다. 올 시즌 어느 팀의 주전 유격수가 최고 유격수로 자리하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게 될지 그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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