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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아시안컵 축구는 2014월드컵 참패 이후 혼돈의 시간을 보냈던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한 대회였다. 브라질 월드컵 예선 탈락 후 돌아온 대표팀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던 축구팬들의 시선도 따뜻함으로 바뀌었다. 55년 만의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27년 만에 결승전 진출에 이은 준우승이라는 성과에 아쉬움보다는 환호의 박수가 많았다.

축구팬들은 결과보다는 대회 기간 대표팀이 보여준 승리에 대한 강한 투쟁심과 온 힘을 다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진정 축구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대표팀은 보여주었다. 언제부터가 세련된 축구를 지향하면서 실종된 대표팀의 장점이 다시 살아났다. 다소 거칠지만, 상대에 대한 강한 압박과 함께 유기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모래알 같았던 조직력이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었다.




이런 대표팀의 변화를 이끈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평가도 긍정 일색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이후 신임 감독 선임이 난항을 거듭하던 시기, 예상을 깨고 영입된 감독이었다. 대표팀은 전임 홍명보 감독의 실패 이후 국내 지도자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려 했지만, 학연, 지연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내 지도자가 대표팀의 근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축구 협회는 아시안컵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가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축구 협회는 기술의원들을 전면 교체하고 외국인 감독 영입에 나섰다. 하지만 해외 리그 시진을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의 영입이 쉽지 않았다. 협회가 원하는 수준의 역량과 업무를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었다. 조건도 잘 맞지 않았다.










자칫 임시 감독으로 아시안컵에 나설 수 있는 상황에 선택된 인물이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출신으로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오랜 기간 수비수로 활동한 경력에 독일 주니어 축구팀 감독을 역임한 경력이 있었다. 하지만 A대표팀 경력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았다. 클럽팀에서의 성과도 눈에 띄지 않았다. 축구팬들이 원했던 카리스마 있고 선수 장악력이 있는 중량급 감독과 거리가 있었다.




사실 축구팬들에게 있어 외국인 감독의 중요한 예는 2002년 한. 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당시 1년여의 기간 동안 대표팀을 강한 카리스마로 완전히 다른 팀으로 만들었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대회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의 성과는 우리 축구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지만, 후임 감독들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특히, 외국인 감독들은 히딩크와의 비교가 불가피해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이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축구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졌고 대표팀의 부진에 대한 비판 여론은 상상을 초월했다. 게다가 축구 협회와의 갈등 또한 외국인 감독에게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어려움에 빠진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지 초기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호는 경기를 치를수록 나이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시안컵을 대비한 평가전에서 점점 조직력을 끌어올린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승승장구했다. 경기 내용에서 아쉬운 부분이 었었지만, 팬들이 바라는 이기는 축구를 현실로 만들었다. 대표팀은 무실점 승리 행진을 이어가며 결승까지 순항했다. 중간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 선수들의 제 몫을 다하면서 역경을 이겨냈다. 비록,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호주에 패하긴 했지만, 값진 준우승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단시간 내 대표팀에서 사라졌던 승리 의지를 되살렸다. 잠시 이기는 법을 잃었던 대표팀은 승리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포지션 곳곳에 새로운 얼굴일 들어오면서 선수 가용 폭도 넓어졌다. 대표팀의 큰 근심이었던 스트라이커 부재는 이정협이라는 뉴 스타가 메웠다. 남태희는 부상으로 빠진 구자철을 대신해 미드필더 진에 가세했다. 골키퍼 김진현은 모처럼 만난 거미손 골키퍼였다. 이 밖에도 대표팀은 포지션 곳곳에 젊은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이러한 내부 경쟁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 문제가 됐던 대표팀과는 달라지 모습이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선수 전원의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감독 부임 이후 국내 경기를 지켜보며 편견 없이 대표팀 섬수를 선발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이룬 결과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선택한 선수들의 강한 믿음과 신뢰를 보냈고 그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때론 부진한 선수에 대해서는 과감한 교체로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선수 선발과 기용에 있어 공정성이 확보됐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 요소였고 긴장감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진정 대표팀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발굴과 동시에 각종 강연이나 행사에 적극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인 그의 진정성 또한 대표팀을 바꿀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였다. 여기에 우리 축구의 문제점에 대한 그의 의견을 개진하며 축우리 축구의 체절 개선을 이끌고 있다. 애초 외국인 감독 선임 시 원했던 바를 그를 하고 있다. 




물론, 슈틸리케 축구가 완전히 완성된 것은 아니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공. 수에서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주전 선수들의 상당수가 부상 등의 이유로 빠졌다. 완벽한 멤버 구성도 아니었고 조직력도 완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는 점은 평가받아야 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이제 대표팀은 다음 월드컵을 위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시안컵의 성과를 뒤로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드러났듯 아시아 팀들이 전력이 강화되고 상향 평준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은 대표팀을 긴장하게 헸다. 이런 대표팀에 슈틸리케 감독의 영입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어려운 여건에도 이를 극복한 그의 지도력은 앞으로 대표팀을 기대케 하고 있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이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자 다산 정약종을 빗대어 다산 슈틸리케로 불리는 것 같이 대표팀의 변화를 주도하고 더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아시안컵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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