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리 프로야구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톱클래스 선수의 외국인 진출이 다시 확대되고 신입급 선수들의 기량발전이 더딘 상황은 단시간 내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중요성을 더 높이고 있다. 이제 각 팀별도 외국인 선수 영입과 관리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됐다.
실제 로또에 비견되는 외국인 선수 선발의 성공은 그해 팀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팀들은 탄탄한 국내 선수층이 밑바탕이 됐지만,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팀 전력을 상승시킨 것이 상위권 도약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일본으로 떠난 지난해 방어율, 탈삼진 왕 밴델헐크와 홈런 치는 리그 최고 공격형 1번 타자 나바로는 삼성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대기업 구단 틈바구니에서 강팀으로 거듭난 지난해 준우승팀 넥센은 시즌 20승 투수 밴헤켄과 리그 후반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승률왕에 오른 소사, 두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신생팀에서 단기간에 상위권 팀으로 도약한 NC 역시 외국인 타자 테임즈와 찰리, 에릭 등 수준급 선발 투수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
(연습경기부터 계속된 호투, 롯데 레일리)
이처럼 외국인 선수의 존재는 이제 팀이 그 해 성적과 직결되고 있다. 특히, 팀 전력이 약한 팀에서 외국인 선수는 이런 열세를 극복할 중요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팀들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한층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타 팀보다 경쟁력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이었다.
이 점에서 롯데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3인을 모두 교체했다. 외국인 타자 아두치는 1번 타순에서 팀 기동력 야구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롯데 선발진을 원투 펀치를 구성해야 할 선수들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 검증된 외국인 투수인 유먼과 옥스프링이 있었다. 두 선수는 모두 10승 이상의 성적과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롯데는 이들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나이와 기량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이들은 롯데와 재계약 실패 이후 타 팀과 계약하면서 재 취업에 성공했다.
이렇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투수들을 떠나보내고 영입한 린드블럼, 레일리는 이들을 능가해야 하는 투수들이다. 롯데는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일단 두 선수는 입단 이후 팀 적응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훈련과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외국인 전담 코치로 영입된 사도스키의 존재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됐다.
순조로운 스프링캠프를 보낸 두 투수의 시범경기 첫 등판은 롯데에게 큰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등판 결과는 합격점을 줄 정도였다. 린드블럼은 4이닝 1실점, 레일리는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아직 쌀쌀한 날씨에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데뷔였다.
이 중에서 레일리의 호투는 고무적이었다. 린드블럼은 영입 당시부터 롯데가 영입한 외국인 투수 중 가장 거물급 투수였다. 연봉도 상당했다. 그의 호투는 어찌 보면 기대를 충족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좌완 레일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영입 당시 떨어지는 지명도로 우려감이 높았던 레일리였다. 이는 기우였다. 연습경기부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던 레일리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구속과 제구, 변화구, 주자 견제 등 각 부분에서 수준급이었다.
간결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직구의 구속은 이미 140킬로 후반대에 이르렀고 낙차 큰 변화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변화구의 조합도 훌륭했다. 낮게 깔리는 제구는 안정감을 주었다. 레일리의 호투는 롯데가 재계약을 포기한 유먼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롯데로서는 린드블럼 명성에 걸맞은 투구를 하고 레일리가 뒷받침한다면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서는 시즌 전 구상을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3선발 이후가 아직 확신할 수 없는 롯데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의 호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롯데는 3선발 송승준이 지난해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고 4, 5선발은 시범경기 동안 확정해야 한다. 3선발 이후는 아직 활약 여부를 확실할 수 없다. 이는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그만큼 린드블럼, 레일리 두 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이들이 다 팀 외국인 투수보다 나은 경쟁력을 보여야 장기 레이스에서 버틸 힘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시범경기 첫 등판을 했을 뿐이다. 아직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선수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타자들의 타격감도 아직은 정상적이지 않다. 좀 더 검증이 시간이 필요하다. 한 경기 결과로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되는 롯데로서는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에 보다 더 의미를 두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첫 단추를 잘 뀐 린드블럼 레일리 두 외국인 투수가 올 시즌 롯데를 이끄는 원투 펀치로 자리할 수 있을지 시범경기 두 투수의 남은 등판은 롯데의 올 시즌을 예상케 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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