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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t의 시범경기 두 번째 경기는 전날과 같이 1점차 접전이었다. 다만 승자를 달랐다. 전날 kt에 5 : 6, 한 점차로 패했던 롯데가 3 : 2, 한 점차로 kt에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롯데는 선발 이정민과 시범경기 첫 선은 보인 선발 요원 송승준,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의 효과적인 이어 던지기로 kt 타선을 잘 막아냈고 승리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kt 역시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한 좌완 정대현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의 계투로 롯데 타선에 5안타만 허용하며 안정된 마운드 운영을 했지만, 초반 실점 위기를 넘지 못하고 실점한 3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 했다. 시범 경기 들어 좋은 타격을 하고 있는 포수 윤도경은 롯데 선발 이정민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보여줬다. 8회 초 대타로 경기에 나선 김선민은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시범경기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마르테도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롯데는 시범 경기에서 중용되고 있는 내야수 손용석이 3회 말 결승 타점이 된 2타점 적시 안타로 타격에서 돋보였고 강민호를 대신해 주전 포수로 나서고 있는 장성우도 1회 말 선제 1타점 적시안타를 때려내며 타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장성우는 포수로서도 1회 초 상대 도루 시도를 막아내며 강한 어깨를 뽐냈다. 







(베테랑의 또 다른 도전, 이정민)




양 팀의 대결은 야수들의 활약보다 투수들 특히, 선발 투수들이 돋보인 경기였다. 롯데 선발 이정민은 4이닝 1실점, kt 선발 정대현은 5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였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까지 팀에서 불펜 투수로 주로 경기에 나섰고 팀 냄 선발 투수 경쟁에서  순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첫 등판 내용은 의미가 있었다. 



kt 정대현은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두산에서 kt로 팀을 옮긴 좌완 유망주다. 지난 시즌 후 군 입대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보다 많은 출전 기회가 있는 kt 행으로 군 입대를 미루는 결정을 했다. 그만큼 정대현에게 이번 시즌은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 3인 외에 확실한 4, 5선발 투수가 없는 kt 사정을 고려하면 정대현은 풀 타임 선발투수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그에게 시범경기 등판은 중요하다. 첫 등판에서 정대현은 순간 제구가 흔들리며 3실점 하는 등 설익은 모습도 보였지만, 5개의 탈삼진으로 추가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아직 완전히 채우지 못한 kt 선발 로테이션 진을 위한 첫걸음치고는 무난한 출발이었다. 



이런 정대현과 달리 이정민의 선수로 황혼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이제 30대 후반에 이른 이정민은 변화가 젊은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들다. 그동안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저 그런 투수로 팀 내 최고참급 투수가 된 이정민이었다. 지난 시즌 이정민은 붕괴된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르며 반전의 아이콘이 됐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역시 이정민은 롯데 불펜진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은 이정민에게 선발 투수 도전의 기회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의 나이와 최근 투구 패턴을 고려하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미 롯데 4, 5선발 투수 자리는 홍성민, 이상화 등 젊은 선수들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 



이정민은 자칫 롱맨과 스팟 선발투수를 오가는 고달픈 시즌을 보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범경기 선발 등판이 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정민이었다.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이정민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직구의 구위는 아직 살아있었고 변화구와의 조화도 잘 이루어졌다. 2회 초 불의의 홈런을 허용하며 1실점했지만, 나머지 이닝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난히 막아내며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정민의 호투는 아직 진행 중인 롯데의 제5선발 경쟁에 그의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게 했다. 부상 등의 요인으로 5선발 투수들이 풀 타임 시즌을 완주하기 힘든 현실에서 보다 많은 선발 투수 지원의 확보는 중요한 일이다. 이정민의 시범경기 첫 경기 호투는 의미가 있었다. 이정민 역시 선발투수로서 더 강한 동기부여 요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물론, 선발 투수로서 보장된 것이 없는 이정민이 시범경기 한정된 기회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야 한다는 점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음 경기 부진하다면 그의 자리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동안 이정민은 반짝 활약 후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는 경험을 수 없이 했다. 1군 엔트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시범경기 등판하는 경기들이 그에게는 소중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정민이 선발 투수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단지 예비 전력이 될 수도 있고 시범경기 동안의 실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과의 긴 싸움을 이겨내고 지난해 자신의 팀 내 존재감을 되살린 그의 저력이라면 선발 투수 경쟁에서도 뭔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이는 남아있는 이정민의 시범경기 투구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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