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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에서 베테랑들의 역할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 30살만 넘으면 노장 소리를 들었던 것과 달리 더 완성된 기량으로 팀의 중심 선수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체계적인 선수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프로의식이 높아지면서 스스로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들이 많아진 탓이다.


 

그 덕분에 선수로서의 수명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가면 갈수록 신인급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고 육성의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이유도 있다. 하지만 경험과 기량을 두루 갖춘 선수가 그 팀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가끔 은퇴를 앞둔 베테랑들과 구단 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구단들도 경쟁력을 갖춘 베테랑들에 가치를 인정하는 추세다. 


 

이점에서 LG에게 베테랑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LG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 속에 김기태 감독이 중도 사임하는 등 힘겨운 시즌이 예상됐다. 그 전해 오랜 침체를 딛고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그들이었지만, 다시 하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LG에 양상문 감독의 선임은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양상문 감독은 빠른 시간 내에 팀을 정비하고 선수들의 떨어진 자신감을 되살렸다.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하면서 조금씩 상위팀과의 격차를 좁혔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4위 롯데가 급격히 추락하고 4위 싸움이 대혼전이 되면서 LG에 기회가 찾아왔다. LG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규리그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범경기 맹타, 불혹의 부활을 꿈꾸는 9번 이병규)


 

LG는 이에 그치지 않고 포스트시즌 첫 관문인 준 PO에서 신생팀 돌풍의 주인공 NC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또 한 번의 반전에 성공했다. 비록, 플레오프에서 넥센에 밀려 더는 가을야구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초반 부진과 계속된 선수들의 부상, 상대적으로 외국인 선수 역할이 미미했던 것을 고려하면 큰 성과였다. 


 

이런 결과의 이면에는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컸다. LG 외야의 강력한 좌타 라인을 구성하는 박용택, 이진영, 2명의 이병규는 공. 수에서 팀 기여도가 높았다. 이제 40대로 접어든 등번호 9번 이병규가 지난해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결장했지만, 등번호 7번 이병규가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그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올 시즌에도 LG 외야진은 이들이 중심을 이룰 전망이다.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 했던 등번호 9번 이병규는 불혹의 나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내야진에는 지난해 3루수에서 1루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정성훈의 존재감이 크다. 정성훈은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타격폼을 수정하고 수비 부담을 덜면서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팀 타선의 부족한 부분이었던 1번 타자 자리를 잘 수행하며 그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올 시즌 3루수 요원인 외국인 선수 한나한을 영입한 LG는 정성훈에 주전 1루수룰 맡길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나한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못한다면 정성훈의 3루 복귀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LG 내야진에서 그의 역할을 상당하다. 

 

이들 외에 LG의 취약 포지션인 포수 부분에서 이를 채워준 최경철의 존재는 더없이 소중했다. 오랜 기간 무명의 시절을 보냈던 최경철은 30살을 훌쩍 뛰어넘은 지난해 마침내 주전 포수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안정된 투수 리드와 주자 견제, 성실함이 더해진 그의 플레이는 LG 투수진에 큰 힘이 됐다. 여기에 후반기, 포스트시즌에서는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며 공격에서도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최경철은 LG 제1포수로 개막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LG는 야수진 곳곳에 자리한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LG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마무리 봉중근과 가장 믿을 수 있는 셋업맨 이동현이 버티고 있다. 이런 베테랑들의 존재는 위기에서도 팀이 흔들리지 않고 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무명 탈출의 2014시즌 최경철, 2015시즌 주전 굳힐까?)




하지만 올 시즌 4일 휴식일이 사라진 10개 구단 체제라는 점은 베테랑 선수 비중이 높은 LG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들을 뒷받침할 백업 선수들이 얼마나 주전과의 기량 차이를 줄이고 대안으로 자리할지가 중요하다. 다수의 유망주들이 있지만, 기존 베테랑들의 대신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 LG에 고민이 될 수 있다. 


 

LG로서는 베테랑들의 체력 안배를 잘 하면서 활용을 극대화하고 세대교체의 가능성도 함께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일단 시범경기에서 LG는 신. 구의 조화를 잘 이루는 모습이다. 아직 외국인 투수들이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고 부상 등의 이유로 선발진이 약해진 면이 있지만, 그 대안으로 여겨지는 젊은 투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전히 강력한 불펜진과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는 야수진은 올 시즌 희망적인 부분이다. 


 

시즌 초반 선발진이 안정될 때까지 버텨낼 수 있다면 저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팀이 LG다. 이미 LG는 지난해 최하위 추락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올라선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베테랑들의 저력이 있었다. 과연 LG가 올 시즌에도 LG가 베테랑들의 힘을 바탕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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