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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던 프로야구에서 히어로즈 구단의 등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모 기업의 자금난으로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팀 존폐 위기에 놓였던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히어로즈는 8개 구단 체제의 붕괴를 막는 구세주였지만, 그들을 보는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보통 대기업이 모기업으로 자리한 타 구단들과 달리 히어로즈는 야구 전문 기업을 표방한 벤처 기업과 같았다. 메인 스폰서와 광고 유치들을 통해 수익을 내고 구단은 운영하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의문을 가지게 했다. 대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프로야구 각 구단의 운영상황과 미미한 광고 수익과 관중 수익을 고려하면 부정적 시선을 가지는 것이 당연했다. 또 한번 부실구단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았다. 



예상대로 히어로즈의 프로구단 운영은 시작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메인 스폰서 기업의 지원 철회와 이로 인한 자금난은 구단의 존립을 흔들리게 했다. 궁여지책으로 히어로즈는 주력 선수들의 현금 트레이드로 근근이 구단을 유지했다. 이는 야구팬들의 비난을 불러왔다. 히어로즈는 프로 야구판을 흐리는 존재로 인식됐다. 







(시범경기 맹타, 올해도 홈런왕 1순위 박병호)




최근 2년간 히어로즈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했다. 넥센이라는 든든한 스폰서를 유치해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구단의 기틀을 다졌다. 이후 FA 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하는가 하면 주력 선수들에 대한 대폭적인 연봉 인상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타성에 젖어있던 기존 구단들을 긴장시켰다. 



이와 더불어 히어로즈는 넥센이라는 이름으로 성적에서도 발전을 이뤄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로 돌풍을 일으켰다. 정규리그에서는 1위 삼성과 불가 반경기차에 불과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접전을 거듭하며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넥센은 올 시즌 삼성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넥센 역시 지난 시즌 준 우승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넥센의 야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주전 유격수 강정호 공백과 지난 시즌 후반기 큰 활약을 한 외국인 선발 투수 소사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넥센이다. 일단 소사의 빈자리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가 시범경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좌완 피어밴드는 영입 당시 기량에 의문부호가 있었지만, 넥센의 에이스 밴헤켄의 연상시키는 안정된 투구로 좌완 원투 펀치 활약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넥센은 배헤켄, 피어밴드, 외국인 투수 듀오에 셋업맨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한 사이드암 한현희, 지난해부터 잠재력을 드러내며 선발 한자리를 꿰찬 문성현으로 이어지는 4선발을 확정했다. 여기에 제5선발은 김대우, 하영민 등 젊은 투수들이 경합하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불펜진 역시 한현희가 빠졌지만, 지난해 위력을 떨친 파이어볼러 조상우와 마무리 손승락에 새롭게 가세할 또 다른 파이어볼러 김정훈, 시범경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는 좌완 김택형,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김영민이 뒤를 받히고 있다. 이들과 더불어 송신영, 마정길 등 베테랑들도 불펜진을 두텁게 하는 요소들이다. 



이런 마운드와 달리 강정호의 빈자리는 아직 그 공백이 커 보인다. 넥센은 강정호의 대체자로 유격수 경험이 있고 장타자로 변신에 성공한 김민성을 고려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미 3루수로 공. 수를 겸비한 선수로 자리한 그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대신 거포로서 자질이 있는 윤석민의 유격수 전환을 시도했다. 



윤석민은 그동안 3루와 1루수로 나섰던 선수로 유격수 전환은 큰 모험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 했던 그로서는 구단의 요청을 새로운 기회로 여겼고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넥센은 윤석민과 더불어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신예 김하성과 대주로 요원으로 주로 활용했던 김지수를 유격수 경쟁에 포함했다. 이를 통해 넥센은 내부 경쟁을 통해 상호 기량 발전을 도모했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본 넥센의 유격수 자리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윤석민은 수비에서 김하성은 공격에서 팀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 일정이 남아있지만, 팀의 중심 타자로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던 강정호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팀 공격력 보강을 위해 영입한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가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다는 점은 넥센의 고민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변함없는 기량, 믿음직한 에이스 밴헤켄)




만약 넥센이 강정호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우지 못한다면 지난해보다 공격력에서 그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넥센의 시즌 운영 전략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있지만, 올 시즌 넥센은 여전히 상위권 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타선은 지난해 MVP 서건창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홈런왕 박병호까지 강력한 상위 타선을 구축하고 있다. 김민성과 스마이더 부터 시작되는 하위타선도 만만치 않은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풍부해진 내. 외야의 백업 자원도 장기 레이스를 꾸려가는데 있어 큰 힘이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과 경기 경험도 무시 못 할 무형의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전략가 염경엽 감독을 중심으로 다져진 단단히 팀 조직력과 구단의 효과적인 지원이 어우러진 그들만의 팀 케미는 타 팀과 다른 그 무엇이 있는 넥센이다.  



이미 넥센은 창단 이후 상당 기간 시련을 겪었고 어려움에 대한 내성이 있다. 분명 전력의 마이너스 요인이 있는 올 시즌이지만, 넥센의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또 다른 대안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과연 넥센이 전력의 누수를 잘 메우면서 그들의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2015시즌 넥센의 행보가 궁금하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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