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대kt 6월10일] 빨간불 켜진 불펜, 치명적 역전패 롯데

6월 들어 침체에 빠져있는 롯데가 최하위 kt에게 대 역전승까지 안겨주며 5할 승률마저 무너졌다. 롯데는 6월 10일 kt와의 주중 3연전 2번째 경기에서 9회 초 1사까지 7 : 2로 앞서던 경기를 7 : 8로 역전당하며 상대에 위닝 시리즈를 안겨줬다. 

롯데는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강민호가 솔로 홈런 2개 포함 4안타 2타점, 황재균이 2점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박종윤, 김문호가 2안타 경기를 하는 등 팀 15안타로 활발한 공격을 보였지만, 경기 막판 심수창, 이성민 두 필승 불펜 투수가 무너지며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롯데는 29승 30패로 오랜 기간 유지하던 5할 승률이 무너졌다. 무엇보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면서 가뜩이나 힘겨운 6월 행보가 더 험난해졌다. 특히, 5월 한 달 롯데 상승세에 큰 힘이 됐던 심수창, 이성민 두 승리 불펜 투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는 것이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역전패로 빛 잃은 20, 21호 홈런, 강민호)

kt는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으며 6월 들어 달라진 그들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kt 선발 옥스프링은 5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7피안타 4실점의 다소 부진했지만,  팀의 역전승으로 패전 위기를 벗어났다. 

7 : 7 동점이 된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장시환은 갑작스러운 등판탓에 제구가 흔들리며 1사 1, 3루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극복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10회 말 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장시환은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3승을 수확했다. kt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외국인 타자 블랙은 연장 10호 초 결승 타점을 장외 솔로 홈런으로 장식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날 대승한 kt가 분위기를 주도할 것 같은 경기였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kt 선발 옥스프링은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였고 롯데 선발 김승회는 충분한 휴식 후 등판이었다. 두 투수는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리며 호투했다. 

2회 말 롯데가 강민호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 득점했지만, kt는 3회 초 하준호의 희생플라이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는 팽팽하게 이어졌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실점했지만, 상대 타자들의 타격이 좋았다. 실점 후 두 투수는 안정적 투구로 초반을 이끌었다. 

5회 초 변수가 발생했다. 롯데 선발 김승회가 부상으로 마운드를 물러나면서 롯데는 조기에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롯데에 큰 악재였지만, 롯데는 이명우, 홍성민이 무실점 투구로 고비를 넘겼다. 불펜진의 호투에 롯데 타선은 6회 말 빅이닝을 만들며 화답했다. 

롯데는 6회 말 선두 아두치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황재균의 2점 홈런, 강민호의 시즌 21호 홈런이 연이어 폭발하며 kt 마운드를 맹폭했다. kt는 조무근, 이창재 두 불펜 투수를 연달아 마운드에 올렸지만, 불붙은 롯데 타선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6회 말 6득점 한 롯데는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롯데는 이명우, 홍성민, 이정민이 8회까지 kt 공격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여유 있는 리드를 지켰다. 9회 초 kt 공격이 시작할 때까지 롯데의 승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양 팀 모두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선수 교체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롯데가 1사 1루에서 마무리 심수창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롯데는 6월들어 부진한 심수창을 편안한 상황에 등판시켜 자신감을 찾게 하려 배려했다. 이런 팀의 배려에 심수창은 부응하지 못했다. kt 대타 배병옥에 불의의 2점 홈런을 허용한 심수창은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kt는 심수창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점수 차를 좁혔다. 롯데는 이성민을 급히 마운드에 올려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이성민은 준비가 부족했다. 

흐름을 잡은 kt의 공격은 멈춤이 없었다. 결국, kt는 9회 초 5득점으로 기적같은 동점을 이뤄냈다. 원점이 된 경기에 kt는 마무리 장심환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 의지를 보였다. 롯데는 9회 말 장시환으로 부터 결정적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1사 1, 3루 기회에서 박종윤, 김문호 두 좌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장시환은 박종윤을 상대로 연속 볼 3개를 먼저 던지는 과감한 볼배합으로 상대가 작전을 할 기회를 빼앗고 범타를 유도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보여줬다. 

끝내기 패배 위기를 넘긴 kt는 10회 초 외국인 타자 블랙이 롯데 불펜 투수 이성민으로부터 장외 솔로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박경수가 2점 홈런을 추가면서 1 : 7까지 뒤지던 경기를 10 : 7로 역전시키는 기적을 완성했다. 전의를 잃은 롯데는 10회 말 공격을 쉽게 끝냈고 kt의 역전 드라마는 그들의 헤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kt는 올 시즌 전패를 당했던 롯데의 홈에서 이틀 연속 승리를 가져가며 패배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냈다. 롯데 불펜진의 부진이라는 긍정의 변수가 있었지만, 기회에서 언제든 대량 득점할 수 있는 타선의 힘을 재확인한 kt였다. 

(6월 실점 행진, 위기의 마무리 심수창)

롯데는 최하위 kt를 상대로 승수 쌓기를 노렸지만, 예상치 못한 연패로 너무 큰 타격을 입었다. 화요일 에이스 린드블럼이 무너진 데 이어 불펜의 중심인 심수창, 이성민이 수요일 경기 무너지며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커졌다. 특히, 또 다시 마무리투수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은 롯데의 고심을 더 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재기의 드라마를 써내려가던 롯데 마무리 심수창은 최근 구위 저하가 뚜렷한 모습이다. 수요일 kt전에서도 심수창은 직구 승부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면서 변화구에 의존하는 투구를 했다. 문제는 주 무기 포크볼마저 밋밋하게 떨어지면서 타자들의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들어 매 경기 실점하고 있는 심수창의 투구는 지난해 안 좋았을 때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자신감마더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여기에 트레이드 이후 불펜진의 필승 카드로 활약하던 이성민마저 부진하다는 점은 앞으로 경기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로서는 너무 아픈 패배였다. 시즌 초반과 달리 순위 싸움이 본격화된 시점이라는 점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타선이 여전히 좋은 모습이지만, 마운드 불안이 계속된다면 상승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롯데가 심각한 악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6월 부진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롯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