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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팬들에게 조정훈은 안타까움의 대상이다. 강력한 포크볼을 앞세워 일약 팀의 에이스로 등장했던 2009시즌을 뒤로하고 기나긴 부상 재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정훈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하나, 둘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를 접었지만, 너무나 강렬했던 2009시즌의 기억은 여전히 롯데 팬들에 남아 있다. 가끔 들리는 그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롯데 팬들이 아직도 많다.



2009시즌 조정훈은 대단했다. 2005시즌 입단 이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한 명의 유망주 투수 중 한 명이었던 조정훈은 그 해 14승 9패 방어율 4.09를 기록했다. 놀라운 발전이었다. 4점대 방어율이 흠이었지만,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 완투형 투수, 그것도 전도 유망한 20대 투수의 등장은 롯데 팬들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특히, 조정훈의 포크볼은 알고서도 공략하기 힘든 최고의 무기였다. 2009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정훈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롯데 에이스 계보를 이를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09시즌의 영광은 지금까지 조정훈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불꽃이 되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그를 에이스 투수로 만들었던 강력한 포크볼이 그의 선수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이 됐다. 2010시즌 도중 부상과 수술로 시즌을 접은 조정훈은 이후 끝을 알 수 없는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반복되는 통증과 부상 재발 그리고 수술,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재활이 이어졌다. 








그사이 20대 전도 유망했던 영건은 30대 나이에 접어들었다. 이런 조정훈의 재기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롯데 팬들 역시 그의 이름을 기대 리스트에서 지워가기 시작했다. 재활 과정의 문제나 조정훈의 재활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 여론도 일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긴 기다림이 이어진 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조정훈과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는 그와 해마다 재계약했고 재활을 도왔다. 조정훈 역시 꾸준히 재활에 매진했다. 수차례 추가 수술로 감행했다. 더 나은 투구를 위한 조치였다. 이런 의지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대로 그의 야구인생이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질 즈음 조정훈은 사실상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올 시즌 앞두고 복귀에 필요한 훈련에 돌입한 조정훈은 최근 퓨처스 경기에 나서면서 부활의 가능성을 가시화시키기 시작했다. 투구 내용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4월 22일 퓨처스 리그 첫 실전등판에 나선 조정훈은 0.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그 다음 등판인 4월 29일 KIA전에서는 탈삼진 2개를 곁들인 2이닝 무실점 투구로 더 나아진 투구를 했다. 5월 8일 고양전에서는 2.2이닝을 투구하면서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다. 



조정훈은 폭투로 실점한 것이 아쉬웠지만, 투구 이닝도 늘었고 투구수로 늘리면서 점점 실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부상 후유증으로 온 몸을 활용한 다이나믹한 투구 폼과 다소 거리가 있고 볼 스프드로 예전같지 않았지만, 변화구의 날카로움만은 여전했다. 무엇보다 투구 후 그를 괴롭히는 통증 관련 소식이 없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조정훈으로서는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며 마운드에 계속 오른다는 점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롯데는 그의 완벽한 재활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등판 일정을 잡고 있다.  



아직 3경기 등판이지만, 지금까지 투구 내용은 조정훈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을 조금은 돌려놓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물론, 아직은 1군 마운드에 서기에는 점검해야 할 사항이 많이 남아있는 건 사실이다. 구속도 좀 더 올라와야 하고 무엇보다 부상재발 문제를 항상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부상 재발은 그의 부활 의지를 급격히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 마운드 사정은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불안요소를 함께 안고 있다. 선발진은 레일리, 애디튼 두 외국인 투수의 무게감이 타 팀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새롭게 로테이션에 가세한 김원중, 박진형은 풀 타임 경험이 없다.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아직 20대 초반의 박세웅이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베테랑 송승준이 최근 2경기 좋은 투구를 했지만, 30대 후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그 역시 관리가 필요하다. 2군에 머물러 있는 또 다른 베테랑 노경은은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불펜진 역시 kt로부터 불펜 투수 장시환을 영입하면서 안정감을 찾는 듯 보였지만, 장시환이 기복이 심한 투구로 불펜 에이스로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FA 듀오 손승락, 윤길현은 사실상 전성기를 지난 상황이다. 시즌 초반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했던 박시영은 최근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배장호가 꾸준한 투구를 해주고 있지만, 사이드암으로 좌타자 승부에 약점이 있다. 좌완 불펜진은 신예 김유영이 홀로 지키고 있어 질적으로 양적으로 부족함이 있다. 2군에 있는 정대현, 이명우, 강영식, 이정민 등 베테랑들의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롯데로서는 가지고 있는 마운드 자원으로 최대한 잘 활용하며 시즌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조정훈이 건강을 되찾고 1군 마운드에 가세할 수 있다면 긍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랜 부상의 터널을 지나 복귀하는 것 자체만으로 선수단에 긍정적인 기운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조정훈이 현재까지 차질 없이 재활하며 실전 투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2017시즌 조정훈은 과거의 에이스라는 칭호를 떼고 현재 진행형이 투수가 되기 위해 마지막 날개짓을 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만화와 같이 그를 최고 투수 자리로 돌려놓기는 어렵겠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1군 경기에 투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이다. 과연 조정훈의 부활을 위한 노력이 이번에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또다시 설마가 역시나가 될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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