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경기 후반 불펜진의 난조로 연승이 좌절됐다. 롯데는 5월 11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0 : 0 으로 맞서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7회 초 1득점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장시환, 손승락, 필승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면서 1 : 2로 패했다. 롯데는 5할 승률 문턱에서 패 수를 더하며 16승 18패가 됐고 큰 차이는 아니지만, 7위로 순위가 밀렸다.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롯데는 팀 패배와 함께 최근 불펜진이 박빙의 승부에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고민으로 다가왔다. 특히, kt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시환이 불안감을 연일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장시환은 롯데가 불펜진 강화를 위해 영입했고 실제 kt에서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장시환은 롯데 불펜 투수 중 몇 안 되는 파워피처로 구위로 타자를 앞도할 수 있는 투수다. 아직 젊은 나이고 그동안 경기 경험도 쌓여있다. 국가대표로서 올 봄 WBC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롯데는 대형 내야수로 가능성이 있는 오태곤을 내주면서 그를 영입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한 트레이드였지만, 그동안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장시환을 영입한 롯데가 더 이익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만큼 장시환은 롯데 불펜진의 핵심 선수라 할 수 있다.
롯데는 장시환의 불펜 에이스로 역할을 해준다면 마무리 손승락의 부담을 덜어주고 예측 가능한 불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로 팀을 옮긴 후 이 기대가 현실이 되는 것으로 보였다. 장시환은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하지만 장시환은 4월 29일 두산전에서 큰 난조를 보이며 역전패의 원인을 제공했고 이후 불안한 투구를 지속하고 있다. 5월 11일 한화전에서도 장시환은 1 : 0 리드를 지키기 위한 필승 카드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0.2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 투구로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롯데는 장시환에 이어 마무리 손승락을 8회 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렸지만, 손승락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장시환으로서는 5월 7일 KIA전 1이닝 3실점 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구원 실패와 패전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가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2번 놓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2경기에 승리했다면 롯데의 승률은 5할을 넘길 수 있었다. 이는 장시환이 필승 불펜투수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다.
장시환의 부진에 있어 가장 큰 요인은 볼넷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장시환은 올 시즌 15이닝을 투구하면서 12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롯데 이적 후 그 숫자가 크게 늘었다. 1~2이닝을 투구하는 불펜 투수임을 고려하면 매 경기 볼넷을 허용한다해도 될 정도다. 팀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해야 하는 필승 불펜 투수로서는 결고 좋지 않은 내용이다. 5월 11일 한화전에서도 장시환은 볼넷을 위기를 자초했다.
그의 구위나 올 시즌 컨디션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가 안되는 투구 내용이다. 장신환은 충분히 타자를 힘으로 제압할 수 있지만, 타자와 긴 승부를 하는 일이 많고 이 과정에서 투구 수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볼넷 숫자도 따라 늘고 있다. 장시환은 매 등판에서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이를 탈출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한 마디로 아슬아슬한 투구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투구 내용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높일수밖에 없다. 긴 수비시간을 야수들의 호수비 확율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장시환의 볼넷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롯데는 장시환을 승부처 고비를 넘기는 카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결과가 계속 좋지 않다. 장시환이 흔들리면서 롯데 불펜진 전체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시환의 문제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시환은 트레이드 이후 상당히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 좋은 일이지만, 투구 시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 강하고 위력적인 공을 던지려는 그의 마음이겠지만, 순간순간 투구 밸런스를 잃게 하고 있다. 이는 장시환이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고도 볼이 연속되며 볼넷을 내주는 일을 반복시키고 있다. 이런 볼넷은 자신은 물론이고 함께 수비하는 야수들도 힘 빠지게 하는 일이다. 또한, 볼넷을 막으려다 승부구가 가운데 몰려 안타를 허용하는 일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롯데는 장시환이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스스로가 흔들리는 투구를 지속하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로서 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5월 11일 한화전에서도 롯데는 8회 말 1사에 마무리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리는 초 강수를 던져야 했다.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위기를 만들어 놓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장시환 역시 마음이 무거울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칫 장시환이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불펜 투수의 자신감 상실은 중요한 무기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
롯데는 물론이고 장시환으로서도 부진 탈출이 절실하다. 우선 등판에 있어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해 보인다. 롯데는 장시환을 경기 후반 전천후로 활용하고 있는데 그의 등판 이닝을 고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필요하면 언제든 등판하는 것이 아닌 손승락 앞에 나오는 8이닝 등판 등으로 역할을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준비를 보다 원할하게 하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여기에 볼배합에 있어서도 변화구 비율을 크게 줄이고 직구 위주로 가져가는 등 단순화가 필요하다. 장시환이 완벽한 제구보다는 우직하지만 힘으로 타자와 상대하는 투수임을 고려한 투수 리드도 고민해야 한다.
이 외에도 장시환 스스로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장시환은 정교한 제구를 위주로 하는 투수가 아니다. 강한 구위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승부를 해야 하는 투수다. 그동안 장시환은 타자가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지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보다는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답게 힘으로 타자들과 맞서야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수 있는 장시환이다.
장시환이 흔들리면서 롯데의 불펜진 운영은 적신호가 커졌다. 장시환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순위 경쟁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롯데다. 장시환이 롯데가 기대하는 필승 불펜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이는 5할 유지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롯데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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