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시범경기 첫 패배 긍정과 부정사이

롯데의 시범경기 연승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경기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끝내기 안타로 패했다는 점이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시범경기 연승을 이어오면서 롯데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좋아지고 끈기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 중 상당수도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될만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도 작년과 여러 선수들을 실험하면서 선수층을 넓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전과 같은 시범경기를 치렀던 2009년과는 다른 운영이었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은 기분좋은 현상이었습니다.

시범 경기에서의 첫 번째 패전이었지만 그 속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교차했습니다. 이용훈 선수가 선발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진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끝임없이 이어지는 부상때문에 주저앉았던 이용훈 선수였습니다. 조정훈, 손민한 선수의 초반 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4,5선발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이용훈 선수입니다. 젊은 선발 후보인 이명우, 진명호 선수가 만만치 않은 기량을 보이는 상황에서 시범경기, 시즌초반의 부진은 코칭스탭의 시선을 돌릴 것입니다. 4이닝 무실점 투구가 그의 선발 잔류 가능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투진의 투구내용이 좋았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나승현 선수가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를 드러내면서 실점했지만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투구에 대한 집중력이 향상되 보였습니다. 김일엽, 배장호, 하준호 선수도 제몫을 다 했습니다. 김일엽, 배장호 선수는 좋은 투구는 다름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불펜 B조도 강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강영식 선수의 부상 재활로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이 기대되는 하준호 선수는 제구력이 좋아지면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취약한 롯데 좌완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펜진들의 거듭된 호투는 중반 이후 대등한 경기나 뒤지는 경기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중간진의 좋은 내용과 대조적으로 마무리 부분에서는 불안감이 노출되었습니다. 이정훈 선수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아직은 컨디션이 정상에 오르지 못한 듯 보였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뒤를 이은 임경완 선수가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것도 마무리에 대한 불안감을 생기게 합니다. 이번 시즌 롯데는 이정훈, 임경완 선수를 번갈에 마무리로 투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1옵션은 이정훈 선수겠지만 풀타임 마무리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모든 경기를 맡기기는 부담스럽습니다. 임경완 선수가 그 짐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이날 경기에서 로이스터 감독은 긴박한 상황에서 두 선수를 함께 기용했고 가능성을 실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시범경기긴 하지만 기분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남은 시범 경기에서 두 선수의 깔끔한 투구가 절실합니다.

투수진에서 명암이 교차했다면 타격에서도 이런 현상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중심타자 이대호 선수의 타격감은 최고조에 올라있습니다. 연일 장타를 치면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팀의 유일한 타점인 솔로 홈런도 이대호 선수로부터 나왔습니다. 오버페이스를 걱정할 정도로 그의 타격감은 아주 좋습니다. 3루 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타격에 좀 더 집중한 결과일수도 있습니다. 중심 타자의 페이스가 좋다는 것은 분명 팀에 플러스 요인입니다.

하지만 이대호 선수의 홈런 외에 이렇다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상대 선발 양현종 선수의 공이 좋은 탓도 있지만 좌완 선발투수에 대한 약점이 드러났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작년 시즌 롯데는 좌완 투수들에 약한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 선수에게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좌완 투수들에 대한 타율은 큰 편차를 보였습니다. 좌타자를 배제한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해도 그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그런 현상이 올해도 이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기는 경기였습니다.

이와 함께 홍성흔 선수의 타격이 아직 괘도에 오르지 못한 듯 한 느낌입니다. 시즌에 들어가면 살아날 것이라 믿지만 좀 더 폭이 커진 타격폼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스프링캠프때 부터 타점과 장타에 좀 더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홍성흔 선수입니다. 이것이 좋았던 타격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남은 기간 타격 페이스를 끌어 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제 다음주면 시범 경기 일정이 끝납니다. 6게임 정도를 치르고 나면 시즌에 돌입니다. 각팀 모드 주전급들을 더 많이 출전시키면서 시즌에 대비할 것입니다. 개막 엔트리에 대한 윤곽도 드러나겠지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트레이드 가능성도 상존합니다.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롯데이기에 내부적인 전력 상승은 좋은 성적의 가장 큰 요소입니다. 부상 선수들이 다시 자리잡을 시즌 초반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봄데 소리를 들을지언정 초반 좋은 성적이 필수적입니다.

시범경기지만 그 약점이 드러난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 일주일의 시간이 있습니다. 작년보다 좋아진 점도 있습니다. 차분하고 조용히 시즌을 대비하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주전 선수들의 경기 경험도 많이 쌓였습니다. 2010년 시즌의 중요성을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인식할 것입니다.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막전까지 좀 더 많은 경기를 이기는 것이 시즌 초반 롯데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