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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 야수 부분에 고민이 있었다. 통상 선발 투수 2명과 야수 한 명으로 구성되는 외국인 선수 엔트리에 있어 롯데는 야수 자리를 내야수로 채웠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내야진의 전력을 강화하는 한편, 내야 수비의 고질적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는 타 구단과는 차이가 있는 일이었다. 외국인 야수는 수비보다는 타격, 장타력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구단의 외국인 야수들은 중심 타선에 배치된다. 이에 수비 부담이 덜한 외야수나 1루수가 외국인 야수의 주 포지션이 됐다. 

하지만 롯데는 이대호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있고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로 이어지는 강력한 외야진이 있었다. 롯데는 팀의 강점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내야수로서 기본적인 수비 능력과 타격 능력까지 갖춘 선수라면 최고의 선택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외국인 야수를 영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롯데는 2017, 2018 시즌 외국인 야수 번즈를 영입해 2루수로 활용했다. 2017 시즌 번즈는 준수한 수비 능력으로 내야 수비 안정에 큰 역할을 했고 타격에서 장타력을 선보이며 하위 타선에 큰 활력소가 됐다. 연봉 수준도 그렇게 높지 않았던 번즈는 롯데에게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를 가져다주었지만, 2018 시즌 공수에서 번즈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타격은 삼진을 양산하는 공갈포 성향이 더 뚜렷했고 장점인 수비도 실책이 늘어나는 등 흔들렸다. 결국, 번즈는 2018 시즌 이후 더는 롯데와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2019 시즌 롯데는 번즈를 대신해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아수아헤를 2루수 자원으로 영입했다. 아수아헤는 공격력보다 수비력에 더 큰 비중이 있는 선수였다. 좌타자라는 장점에 빠른 기동력을 갖추고 있어 이전 번즈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였다. 롯데는 아수아헤가 번즈 이상의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수아헤는 타격에서 기대를 크게 믿도는 모습이었고 수비에서도 큰 비교우위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팀 성적 부진 속에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분을 더해 아수아헤를 시즌 도중 교체하고 또다시 내야수 윌슨을 영입하는 변화를 꾀했다. 윌슨은 아수아헤와 달리 중압감을 주는 타격에 견실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다. 롯데는 그를 3루수로 주로 기용하며 타격에서의 역할을 더 기대했다. 하지만 영입 후 잠깐 반짝했던 윌슨은 이내 한계를 드러내며 재계약을 검토할 정도의 성적표를 남기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외국인 야수 영입을 위한 고민에 빠졌다. 여전히 롯데 내야진은 부족함이 느껴졌지만, 중심 타자 이대호의 노쇠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여지도 생겼다. 포수 보강을 위한 외국인 포수 영입 가능성도 있었다. 

롯데의 선택은 또다시 내야수였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20대의 젊은 내야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그 역시 공격력보다 수비 능력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선수였다. 실제 그의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성적은 타격에서 돋보이지 않았지만, 수비에서는 장점을 보여주었다. 롯데는 마차도에서 유격수 포지션을 맡겼다. 그러면서 롯데는 내야진 개편을 시도했다. 

마차도가 내야의 중심 유격수가 되면서 기존 주전 유격수 신본기는 수비 부담이 덜한 2루, 3루로의 이동이 가능해졌다. 롯데는 안치홍을 영입하며 2루수 자리를 채웠고 자연스럽게 신본기는 3루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 시즌 롯데의 센터 라인은 마차도, 안치홍에 새롭게 영입한 포수 지성준, 강로한, 고승민 등이 경합하는 중견수로 큰 변화를 보이게 됐다.

마차도는 이 센터라인에서 수비에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다. 그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한다는 건 롯데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는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공격력에서 일정 손해를 감수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게 게 해야 할 만큼 롯데의 지난 시즌 내야 수비는 실책 1위가 말해주듯 심각했다. 내야수비의 안정을 위해 롯데는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있어 또 한 번 차별화된 시도를 했다. 

대신 롯데는 KIA에서 중심 타자로서도 활약했던 안치홍을 영입해 내야의 부족한 공격을 보강했다. 3루수는 수바 부담을 덜고 공격에서 더 큰 활약이 기대되는 신본기를 축으로 한동희, 김민수 등 젊은 선수들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롯데 입단 후 외야수로 큰 역할을 했던 전준우의 1루수 전환도 내야 공격력 강화라는 의도가 함께 하는 변화다. 

이제 남은 건 마차도가 수비에서 공격력의 약화를 대신할만한 능력을 보여줄지 여부다. 롯데는 마차도에게 평범 이상의 수비 능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마차도의 영입으로 내야 실책이 크게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롯데 투수들 상당수가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땅볼 유도형 투수가 많고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 역시 파워피처가 아니라는 점에서 내야 수비의 안정은 성적과 직결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마차도는 이런 롯데의 시즌 운영 전략과 맞물려 영입됐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외국인 야수들이 일정 공격력이 필요한 2루수와 3루수 자원이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더해 젊은 선수인 만큼 메이저리그보다 레벨이 아래라 할 수 있는 KBO 리그에서 타격에서 발전할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이런 롯데의 기대를 마차도가 오 시즌 수비에서 그리고 공격에서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 롯데의 선택 결과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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