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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의 조 편성 추첨이 완료됐다. 그 결과 한국은 예선 B조에서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한 조가 됐다. 동아시아 팀이 하나도 없고 모두 중동팀과 대결하게 됐다. 

조 편성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표팀이 껄끄럽게 여길 수 있는 상대들은 대부분 피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FIFA 랭킹에서 앞서는 일본과 이란과 대결이 없고 힘든 상대인 호주도 다른 조가 됐다. 여기에 홈경기 장소가 유동적이고 경기 외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북한도 한 조에 속하지 않았다.

우리를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피하게 됐다. 전 대표팀 감독이었던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도 같은 조가 아니다. 까다로운 상대인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도 없다. 조 2위까지 최종 예선에 직행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조 편성이다. 

반대로 우리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와, 호주와 함께 묶이면서 험난한 3차 예선을 예고하고 있다. 이란도 지난 아시안컵 우승 팀 카타르와 벤투 감독의 UAE가 껄끄럽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를 48개국으로 크게 늘리는 데 있어 중요한 이유가 되는 나라 중국은 힘겹게 2차 예선을 통과했지만,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같은 조가 되면서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무난한 3차 예선 조 편성, 하지만


이렇게 다른 나라의 조 편성을 둘러볼 여유도 있을 정도지만, 변수는 있다. 우선, 같은 조 상대 중 요르단과 이라크는 경계의 대상이다. 요르단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예선에서 접전 끝에 2 : 2 무승부로 경기를 했고 4강전에서 대표팀에 0 : 2 완패를 안겼다. 그 경기에서 대표팀은 내부적인 갈등 등 문제가 있었지만,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그 패배의 여파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함께 축구협회에 대한 강한 비판 여론을 형성하게 했고 지금도 축구협회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런 요르단과의 대결은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다. 요르단은 아시안컵에서 완성도 높은 전술을 선보였고 공격진에서 재능 있는 선수들도 한국 수비를 크게 흔들었다. 원정 경기에서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또 다른 중동 축구의 강국 이라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라크는 지난 아시안컵 조 예선에서 일본에 충격적인 패배를 안겼다. 16강전에서 요르단에 아쉽게 패했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이라크를 이끄는 감독은 공석 중인 한국 대표팀 감독 유력 후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팀의 완성도도 크다는 방증이다. 

이런 팀 간 상성 관계와 함께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중동 원정에 대한 부담도 있다. 요르단과 이라크, 팔레스타인은 정치적 상황이 불안하고 내전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홈경기 장소도 유동적이다. 다른 중동 국가인 쿠웨이트와 오만은 비교적 안전한 나라지만, 낯선 환경 적응이 관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동 원정은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이동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시차 적응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안전만 보장된다면 중동 원정이 꼭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이들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우리 


결국, 문제는 대표팀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팀은 최종 예선을 앞두고 여전히 신임 감독 선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후보들이 언급되고 축구협회와 연결됐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유럽 빅 리그가 종료되고 축구협회가 말한 대로 감독 후보군들이 다수 시장에 나왔지만, 감독 선임과 관련해 진전된 소식을 들리지 않는다. 전현직 K리그 감독들의 이름이 후보군에 언급되는 정도다.

빅네임 감독의 깜짝 선임 가능성도 있지만, 이전 감독 선임 작업과 달리 외국인 감독과 관련한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이에 축구협회가 국내 감독 선임을 사실상 확정하고 여론 동향을 살피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요란한 과정을 거치고 결국, 축구협회장의 뜻대로 국내 감독 선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축구팬들의 상당한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축구협회와 회장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강하게 퇴진 여론도 잠잠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신인 감독 선임이 축구팬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을 축구협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가피성에 따른다 해도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축구협회는 비밀 유지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 같은 또 한 번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하고 있다.

이런 신임 감독 선임의 지지부진함은 계약 기간의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축구협회는 내심 북중미 월드컵까지 단기 계약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오랜 기한 호흡을 맞추기 힘들다. 자신의 축구 철학과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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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끈 히딩크 감독 같은  빅네임 감독 중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이들과의 연결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당시는 K 리그를 사실상 포기하고 FC 코리아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분한 훈련 시간을 확보했다. 이제는 그런 대표팀 운영은 불가능하다.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감독을 찾고 있겠지만, 그런 감독에 대한 수요는 매우 많다. 머니 게임이 필요하지만, 그럴 역량을 축구협회가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결국, 신임 감독 선임 이후에도 대표팀은 선수들이 중심이 되어 경기를 풀어가는 상황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대표팀에는 마지막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과 유럽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김민재, 이강인을 포함해 다수의 유럽 리그 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세계 축구 흐름의 중심에 있고 풍부한 경기 경험을 했다. 새로운 전술적 흐름도 쉽게 받아들 수 있다. 2차 예선을 통해 주민규 등 K 리그 선수들의 역량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 선수 구성은 역대 최고 레벨의 대표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임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전술적 역량이 전무했다. 선수들의 개인적 능력에 의존하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이는 수준차가 크게 떨어지는 팀에는 통했지만, 보다 강한 상대에 고전하는 경기를 했다. 대표팀을 잘 분석한 요르단 전 완패가 대표적이다. 심지어 한국 대표팀을 잘 아는 김판곤 전 전력 강화위원장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에도 3골을 내주는 졸전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표팀 신임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신임 감독은 당면한 최종예선 통과를 물론이고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려 하는 과제도 있다. 또한, 이전 클린스만 감독과 달리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대치에 맞는 업무 수행 능력도 필요하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리더십도 필요하다. 여전히 국내 감독에 대한 팬들의 불신이 큰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최종 예선 앞둔 시점에도 여전한 축구협회의 무능


하지만 축구협회의 신인 감독 선임 작업은 그런 요건들을 제대로 검토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후보들만 나열하고 최종 결정권자의 선택 후 계약 협상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는 속도도 느리지만, 제대로 된 선임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축구 팬들의 답답함을 더할 수밖에 없다. 상대 팀들은 우리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역할을 할 감독과 코치진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상대한 대한 대비 부족의 문제를 제대로 느낀 바 있다. 아시아 축구의 수준도 크게 올라가 있음도 알 수 있었다.

중동 국가들은 유럽과 가까운 입지로 인해 세계 축구 흐름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국 리그가 활성화되고 축구에 대한 국민적 열기도 뜨겁다. 원정에서는 상대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이라는 변수에도 대비해야 한다. 보다 세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축구 협회는 최종 예선과 관련해 신임 감독조차 제때 선임하지 못하는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상대에 대한 분석이나 대비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그 사이 축구협회 회장은 연임에도 몰두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파동의 주역이면서 그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그 사이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져 있다. 대표팀은 상대 팀보다는 내부의 여러 문제를 극복하는 게 더 급한 상황이다. 

분명한 건 부족한 준비는 큰 화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아시안컵에서 경험하기도 했다. 무난한 조 편성에만 안주한다면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만날 수도 있다. 중동 원정은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많다. 6개 팀 중 2위는 하겠지 하는 마음은 방심이라는 큰 함정이 될 수 있다. 자칫 조 3위로 밀린다면 두 차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등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불필요한 걱정도 문제지만, 지나친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준비할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에 최종 예선에 임하는 대표팀의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 : KFA,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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