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2번째 경기만에
3차 예선 첫 승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9월 10일 밤
오만과의 원정 경기에서
경기 후반 2골을 몰아치며
3 : 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대표팀은 B조 2위로
3차 예선 첫 라운드를 마무리
했다.
스코어는 3 : 1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예선 첫 승의 의미도
있었지만, 침체한 대표팀
분위기를 끌어올리 위해서
였다.

아시안컵의 그림자
대표팀은 여전히 지난
아시안컵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들의 여론에 밀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긴 했지만,
신임 감독 선임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기운 것으로 보였던
축구협회의 분위기도 점점
국내 감독으로 기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크지 않고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협회는 다시 외국인 감독으로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에도 그 성과를
축구 발전의 동력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국가대표팀을 퇴보시킨
축구협회의 리더십 부재와
무능은 신임 감독 선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긴 했지만, 여론에 반하는
결정이었다.
이에 축구 팬들은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에 대한 퇴진을
강력히 주장하고 반발했다.
시작부터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은 불신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 책임이 있는 협회는
애써 비판을 외면했다.
비판의 화살은 고스란히
홍명보 감독에게 향했다.
팔레스타인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그 분위기는
그대로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의 퇴진 구호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고 홍명보 감독이
등장하는 화면에는 야유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는 선수들에게도
분명 영향이 있었다. 여기에
경기가 열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한숨 나오는 잔디
상태는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과
협회의 난맥상을 상징했다.
대표팀이 속한 B조에서
수월한 상대로 여겼던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무난한 승리를 하며
분위기를 반전해야 했지만,
경기는 한 마디로
졸전이었다.

팔레스타인 홈경기 졸전
공격에서는 결정력이 부족했고
수비는 상대 빠른 역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위기의 순간을 수차례
맞이했다.
경기는 0 : 0 무승부로
끝났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도 강도를 더했다.
이전 클린스만 감독 시절과
달라지지 않은 대표팀이었고
전술적인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템포는 너무 느려 상대 밀집
수비를 뚫기 어려웠다.
팔레스타인은 자국의
어려운 상황에도 대표팀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응했다.
수비는 단단했고 공격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웠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축구를 보여줬다.
물론,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
선임이 예선 첫 경기를 얼마
안 남긴 상태에서 이루어지면서
선수 파악과 상대 분석,
전술적 대응이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초래한 건
협회였다. 이는 애꿎게 선수들을
비판의 한복판에 몰아넣었다.
이에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는
응원단의 야유와 비판에
맞 대응하는 행동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러 가지로 어수선하고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대표팀은 오만 원정에 나섰다.

미지의 팀, 오만
오만은 아직은 생소한
나라고 축구에서도 그 전력이
완벽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없었다.
역대 전전에서
한국이 절대적 우위에 있지만,
과거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구성된 대표팀인 오만 원정에서
1 : 3으로 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이런 기억과 함께 대표팀의
여러 상황들은 원정 경기에 대한
우려를 크게 했다.
대표팀은 선발 라인업 변화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공격진인 원톱에 베테랑
주민규 대신 신예 오세훈이
나섰고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3명의 해외파 주력들이 모두
2선 공격수로 나섰다.
3선 미드필더는 황인범과
박용우가 합을 이뤘다.
수비진은 김민재와 김영권
센터백 조합은 김민재
졍승현 조합으로
변경했고 좌측 풀백에는
이명재, 우측 풀백에는 설영우가
나섰다.
팔레스타인과의 홈경기와
비교해 큰 변화였다.
이 변화는 비교적 빠른 시간인
전반전 10분 황희찬의
선취골로 성공 분위기를 높였다.
빠른 패스 전개와 손흥민의
어시스트에 이은 황희찬의
마무리가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올 시즌 부상이 겹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황희찬은
팔레스타인과의 홈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지키지 못한 선취골
그의 골은 대표팀 주력 공격수인
황희찬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의미있는 선취골이 있었지만,
대표팀은 경기를 주도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공격은 다시 손흥민과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연계 플레이로
단순화됐고 미드필더
싸움에서도 밀리기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4백으로
내려 빌드업을 전개하는
리볼피아, 변형 3백
전술이 점점 상대에 막혔다.
이 전술은 측면 풀백들의 공격
가담을 원활하게 하고
공격 시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중앙 미드필더진의 수적
열세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2선 공격수들과의 연계가
중요하지만, 대표팀은 중앙 미드
필더진의 공동화를 피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공격 숫자만 늘리고 그들에게
향할 수 있는 공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처럼
빌드업 과저에서 공이
끊겨 역습을 당하기도 했다.
공격 점유율을 높이던 오만은
전반전이 끝날 무렵
프리킥 기회를 반칙으로
얻었다.
대표팀의 우측면에서
문전으로 향한 프리킥은
날카로웠고 이를 걷어내려는
대표팀 수비수를 맞고 골문으로
향했다.
결국, 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유지하던 리드를 잃고
1 : 1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우려커지는 후반전 전개
후반전 대표팀은 무더운
현지 날씨와 긴 이동 등의
문제로 체력 부담이 가중됐다.
오만이 적극 공세를 했다면
고전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오만은 역전골을 노리기보다는
상황을 관리해 강팀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얻는 수비 위주 전술로
후반전을 보냈다.
오만은 라인을 내리고
단단한 수비벽을 구축했다.
승점 3점이 필요한 대표팀은
공격을 강화하며 빈틈을
노렸다.
하지만 상대 밀집 수비에
대응한 전술이 나오지 않았다.
체력 부담도 커지는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승리를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대표팀은 떨어진 기동력
보강을 위해 오세훈 대신
이재성을, 설영우 대신
황문기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재성을 많은 활동량으로
미드필더 싸움에 힘을 더했고
황문기도 측면 공격에 힘을
더했다.
이런 변화에도 답답한 경기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만약,
이대로 동점으로 경기가 끝난다면
3차 예선 전체 흐름이 어려워질 수
있었다.

손흥민의 원맨쇼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힘을 냈다.
손흥민은 이강인과의 연계
플레이로 상대 중앙 수비진을
흔들었고 두 선수의 프레이는
후반전 82분 기다렸던 골로
연결됐다.
순간 상대 수비벽을 흔든
손흥민의 왼발 슛이 절묘하게
상대 골문을 파고들었다.
이후 대표팀은 이강민, 황희찬,
오세훈까지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을
주민규, 정우영, 엄지성으로 교체하며
기동력을 보강하게 수비를 강화했다.
그러면서 보다 안정적을 플레이와
역습을 시도했다.
경기는 매우 이례적인 1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지며 1점 차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다행히 무더운 날씨 탓인지
만회골을 위한 오만의 공격은
날카롭지 않았다.
대표팀은 교체 선수들을
중심으로 빠른 전개로
추가 골 기회를 만들어갔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자신에
몰린 수비수들을 피해 주민규에게
어시스트를 했고 주민규가 이를
잘 마무리하면서 추가골이 더해졌다.
추가 실점 이후 오만은 추격의
의지를 잃었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자칫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에이스 손흥민의 다시 한번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좌측면 공격수는
물론이고 스트라이커 역할도
했다. 필요시 2선으로 내려와
공을 전개하는 역할도 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3골에 모두
관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의 원맨쇼가 없었다면
대표팀의 승리는 없었다.
승리하긴 했지만, 여전히
대표팀은 전술 부재와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공격, 수비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
오만이 강한 팀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이런 대표팀과 달리 일본은
첫 경기 중국전 7 : 0 승리에
이어 두 번째 바레인전 5 : 0 승리로
강팀의 위용을 그대로 보이며
큰 대조를 보였다.

진짜 실력 평가는
10월에
대표팀의 진정한 실력은
다음 달 요르단과 이라크로
이어지는 3차 예선 대결에서
제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아시안컵 4강에서
대표팀에 완승한 요르단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전력이고 이라크와 함께 대표팀과
같은 1승 1무로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요르단과
이라크로 이어진 연이은
맞대결이 한층 중요해졌다.
그 대결에서 승점 6점을 더한다면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지지만
패가 쌓인다면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하다.
이제 2경기를 통해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철저한 준비와
상대팀 분석이 필요하다.
아울러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오만과의 경기가 열린
오만의 축구 경기장은 상암보다
훨씬 나은 잔디 상태를
보였다. 그 나라 역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이렇게 오만과의 원정 경기
승리로 한숨을 돌렸지만,
떨어진 신뢰를 완전히
회복한 수준의 경기는 아니었다.
손흥민과 이강인 등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팀을 지탱한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며
축구협회가 극찬했던 전술적
역량과 리더십도 보이지 않았다.
협회의 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힘겹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지만, 곳곳에
불안요소가 가득하다.
대표팀이 이런 분위기를
극복하고 강팀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직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사진 : KFA
글 : 지후니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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