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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문을 닫은 프로야구 FA 시장의 흐름을 주도한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KIA는 시즌 후 감독과 단장,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과정에 더디게 진행되면서 우려가 컸다.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장과 감독의 선임 이후 곧바로 맞이한 FA 시장에서 KIA는 엄청난 물량을 쏟아부으며 시장을 주도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나성범의 KIA행은 거대한 나비효과를 불러왔고 대형 선수들이 연쇄 이동과 몸값 폭등으로 불러왔다. 코로나 사태로 여파로 각 구단마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뜨거워진 시장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경쟁이 붙은 선수의 계약 조건은 계속 상승했고 총액 100억원 계약이 속출했다. 그 시작은 발표만 늦었을 뿐 KIA와 나성범이 체결한 6년간 150억원의 계약이었다. 

폭등장을 주도한 KIA는 나성범에 이어 메이저리그 도전을 멈추고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에게도 총액 100억원이 넘는 장기 계약을 안겨줬다. 총액 중 반 정도가 옵션이고 이로 인해 양현종과의 계약 체결이 늦어지긴 했지만, 옵션의 내용은 양현종이 평균 성적만 유지한다면 따낼 수 있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양현종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KIA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큰 계약이었다. 

KIA는 나성범과 양현종과 계약하면서 총 25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그만큼 KIA는 하위권을 맴도는 팀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수년간 리빌딩 기조를 우선하며 선수 육성에 상당히 공을 들였지만, 야수진에서는 성과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투수 자원을 내주고 야수를 트레이드 영입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KIA의 타선은 지난 시즌 약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운드 역시 선발 마운드의 힘이 현저히 떨어졌다. 불펜진에 다수 영건들이 등장하며 경쟁력을 보인 것과는 분명 대조적이었다. 

 



KIA는 2021 시즌 종료 후 구단 수뇌부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다. 운영의 연속성을 지키는 것보다는 혁신과 변화를 우선시하는 조치였다. 이례적으로 모기업이 전면에 나서 구단의 변화를 주도했다. 단장과 감독 선임에 있어 외부의 입김을 배제했다. 그 결과는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의 선임이었다. 장정석 단장은 잠깐 KIA에서 선수 경험이 있지만, 고질적인 구단 파벌과 인맥 등과 거리가 먼 인물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구단을 바라보고 운영할 수 있는 인물이기다 하다.

김종국 감독은 KIA에서 선수와 코치를 하면서 팀을 떠나지 않은 원클럽맨으로 일찍부터 감독 후보로 주목받았었다. 단장 선임은 다소 파격적이었지만, 감독 선임은 예측 가능한 인물을 선임하며 변화와 안정을 모두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인 KIA였다. KIA는 안정속의 변화를 정착하기 위해 일정 성적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단기간에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FA 시장을 문을 두드렸다.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나성범과 양현종을 전력에 포함시켰다. 

두 선수는 투. 타의 기둥으로 손색이 없다. 양현종은 당장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부담이지만, 양현종은 구위로 승부하는 유형의 투구는 아니다. 부상만 없다면 10승 이상은 충분히 보장된 투수다. 그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는 보고 그를 보고 배우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양현종이 가세하면서 KIA 선발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2인에 양현종, 지난 붕괴된 선발 로테이션을  풀 타임 선발 투수로 사실상 홀로 지켰던 임기영, 신인왕에 빛나는 이의리, 시즈 후반기 가능성을 보인 윤중현으로 질적으로 양적으로 강해졌다. 양현정과 이의리는 좌완 투수로 선발 마운드의 다양성을 더해준다. 무엇보다 국내 선발 투수들이 모두 10승 이상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 해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선발 마운드의 강화는 불펜진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2021 시즌 KIA 불펜진은 새로운 마무리 정해영을 중심으로 홀드왕 장현식이 강력한 불펜 원투 펀치를 구성했고 다양한 조합이 가능했다. 긴 부상의 늪에 빠져있던 전 마무리 전상현도 돌아왔다. 부상 변수가 없다면 불펜진만큼 리그 정상급니다. 선발 로테이션만 차질 없이 돌아간다면 마운드만큼의 경쟁력이 확실하다. 양현종이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KIA는 그런 기대를 FA 계약금으로 표출했다. 

타선의 기둥이 된 나성범의 어깨는 한층 더 무겁다. 6년간 150억원의 FA 계약금은 미래 가치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KIA는 지난 시즌 중심 타선의 노쇠화와 부상, 부진으로 타선의 구심점이 없었다. 젊은 선수들은 주전급으로 도약하기에는 타격에서 능력치가 부족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보였지만, 그들의 그늘이 될 선수들이 없었다. KIA와 2번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KIA에서의 현역 선수 은퇴를 예약한 최형우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시즌 초반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시즌 내내 그 후유증에 시달렸다. 부상 회복 후에는 이정 클래스를 보여주었지만, 40살이 되는 그의 나이가 부담이 되는 모습이었다.

중심 타선을 구축했던 나지완은 깊은 부진에 빠지며 선수 생활 유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고 2시즌 연속 중심  타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터커는 깊은 부진 속에 2021 시즌 후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KIA는 중심 타선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격수 요원 류지혁은 1루수로 기용하며 4번 타순에 기용하는 등 변칙 라인업을 운영했던 KIA는 시즌 내내 4번 타순에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절실했고 나성범을 그 적임자로 선택했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나성범의 전 소속팀 KIA와의 머니게임도 불사했다. 그 덕분에 FA 시장 가격의 폭등을 불러왔다는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그만큼 타선 보상이 시급한 KIA였다. 

나성범이 4번 타순에서 30홈런 100타점의 활약을 해준다면 타선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다. KIA는 나성범의 우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형우는 견제를 덜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장력보다는 호타 준족형의 외국인 타자 브리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야구 이미지 - 픽사베이

 


KIA는 브리토에게 군에 입대한 최원준의 1번 타자 자리를 맡길 가능성이 크다. 중심 타선이 무게감을 유지해야 가능한 일이다. 여전히 타선 전반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KIA지만 부상 선수들이 제 컨디션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나성범이 기둥 역할을 한다면 약체 타선의 이미지는 극복할 수 있다.

대신 나성범은 NC 시절 그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성하며 집중 견제를 피할 수 있게 했던 양의지, 알테어가 없는 첫 시즌이다. 그에 대한 견제가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나성범에게는 큰 부담이다. 하지만 그의 150억원이의 FA 금액에는 그런 부담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NC 시절에서 그는 중심 선수였지만, 여러 선수와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받았고 부담도 나눌 수 있었다. KIA는 상황이 다르다. 하위권에 쳐진 팀 성적을 끌어올려야 하고 그 책임감도 한층 강해졌다. 

이렇게 나성범과 양현종은 2022 시즌 팀 성적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당연히 상수가 되어야 하고 플러스알파가 커야 한다. 그들의 FA 금액에는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양현종에는 선발 10승 이상, 나성범에게는 풀타임 외야수로 30홈런 100타점 이상의 미션이 기본에 깔려 있다. 이들에게는 최소한의 목표다. 이들이 그 최소한만 해준다고 해도 KIA 전력에는 상당한 상승효과가 있다.

벌써부터 올 시즌 KIA 성적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이라면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 FA 계약에 있어 필연적인 일이다. 투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KIA는 기대에 큰 베팅을 했다. 당장 올 시즌 성과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나성범과 양현종으로 팀 기둥을 다시 올렸다. 그 en 기둥이 올 시즌 내내 흔들림 없이 팀을 지탱한다면 KIA의 기대는 현실과 가까워질 수 있다. KIA가 나성범과 양현종을 통해 투자가 곧 성적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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