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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시즌 종료 후 시작된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FA 선수와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FA 시장은 마지막 남은 선수인 정훈이 롯데와 계약하며 마무리됐고 외국인 선수는 KIA가 외국인 투수 한자리를 채우면  10개 구단 모두가 선수 구성이 마무리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다수의 선수가 팀을 옮기도 대형 계약이 줄을 이었다. 2021 시즌 하위권 팀 KIA와 NC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KIA는 그 과정에서 FA 최대어인 거포 나성범을 영입했고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에이스 양현종과 계약했다. KIA는 이를 위해 25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NC도 이에 지지 않았다. 중심 타자 나성범의 KIA행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 두산의 외야수 박건우와 롯데 외야수 손아섭을 영입했다. 이들은 모두 각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상징성 큰 선수였지만, NC의 막강한 물량 공세를 원 소속팀이 당해낼 수 없었다.

상위권 팀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수년간 윈나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LG는 삼성의 외야수 박해민을 영입한데 이어  내부 FA 김현수와의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백업 포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FA 시장에 남아있던 포수 허도환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박건우를 NC로 떠나보낸 두산도 FA 자격을 얻은 중심 타자 김재환의 잔류를 위해 총액 1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계약을 안겨주며 전력 누수를 막았다.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주전급 야수인 강진성을 영입하면서 타선 약화의 문제를 일정 해결하는 행운도 있었다. 

이런 타 구단들의 선수 영입 경쟁에서 2021 시즌 챔피언 KT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KT 역시 전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지만, 시장의 열기 속으로 빠져들어가지 않았다. KT 역시 마운드에 비해 다수 부족함이 있는 타선 강화를 위해 욕심을 낼만한 선수들이 다수 있었지만, 머니게임에는 나서지 않았다. 대신 내부 FA 선수 황재균, 장성우의 잔류에 주력했다.

 

전격 KT행 박병호

 


지난 시즌 팀 주장이자 주전 3루수 황재균과 주전 포수 장성우와 각각 FA 계약 체결에 성공하며 전력 유출을 막았다. 백업 포수 허도환과의 FA 계약에는 실패했지만,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인 키움의 4번 타자 박병호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타선을 보강했다. 

애초 박병호는 에이징 커브 조짐이 확연하고 30대 후반의 나이 막대한 FA  보상금 문제로 타 팀으로의 이적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키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박병호로서는 키움이 일정 제안을 하면 잔류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키움과 박병호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KT는 박병호의 장점에 주목했다.

내림세라고 하지만 박병호는 여전히 시즌 20홈런 이상이 가능한 타자다. 홈런 생산에 어려움이 큰 고척돔을 떠난다면 홈런수가 늘어날 수도 있는 박병호였다. 그의 화려한 커리어와 성실한 자세는 소속팀 선수들에게 긍정의 본보기가 될 수 있었다. 시장가가 폭등한 FA 시장에서 박병호 영입에 필요한 22억 5천만원의 보상금액은 큰 부담으로 보이지 않았다. 마침 박병호는 C등급으로 보상 선수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KT는 2021 시즌 후 은퇴한 베테랑 타자 유한준을 대신할 선수가 필요했고 박병호가 적임자였다.

KT는 3년간 30억원에 박병호를 영입했다. 박병호는 기존의 연봉 15억원을 고집할 상황이 아니었다. 키움은 팀 레전드라 할 수 있는 박병호에게 연간 10억원 이상의 제안을 하지 않았다. 키움은 팀의 역사를 지키기 보다 실리를 택했다. KT는 리스크를 안고 한 계약이지만, 박병호의 커리어를 그들 구단 역사 속에 포함할 수 있게 됐다. 제 10구단으로 구단 역사가 아직 길지 않은 KT에게 박병호의 존재는 큰 의미가 있다.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박병호의 가치는 크다. 

전력적인 면에서도 박병호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병호는 1루수로 리그 정상급 수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주전 1루수 강백호의 부담을 박병호가 덜어줄 수 있다. 강백호는 타격 능력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외야에서 1루수 포지션을 변경했다. 타격에서는 큰 도움이 됐지만, 수비에서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가 1루 수비를 나눠 부담한다면 강백호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박병호가 기대대로 20홈런 이상을 때려낸다면 KT에 부족한 홈런 생산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KT는 지난 시즌 팀 홈런이 하위권으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박병호가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일 수 없지만, 홈런 파워를 더해준다면 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T는 박병호와 함께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공. 수를 겸비한 선수로 평가되는  헨리 라모스를 영입했다. 2021 시즌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라모스는 장타력을 과시하는 타자는 아니지만, 스위치  히터로 평균 이상의 수비 능력과 주루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KT는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해 고심했다. KT는 알몬테와 호잉으로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알몬테는 수비와 주루에서 부족함이 컸고 호잉은 투지와 수비는 빛났지만, 타격에서는 중심 타자로서 부족함이 있었다. 라모스는 이들보다 젊은 나이고 과거 로하스와 같은 스위치히터다. 젊은 나이에 해외리그로 눈을 돌린 건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일일 수도 있다. 그만큼 동기부여 요소가 크다.

KT는 라모스, 강백호, 박병호가 중심 타선에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경험과 파워 스위치 히터와 좌타자, 우타자의 다양성도 있다. 그 뒤는 황재균과 장성우가 뒷받침하고 심우준과 박경수의 하위 타선도 경쟁력이 있다. 조용호, 배정대 등으로 이루어질 테이블 세터진은 높을 출루율과 파워를 겸비한 조합이다. 라모스와 박병호가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타선은 분명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이 기대된다. 여기에 내야와 외야에 단단한 백업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로테이션도 가능하다. 

마운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히 리그 최상급이다.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성할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데스파이네는 이닝 소화능력이 큰 장점이고 쿠에바스는 KBO 리그에서 기량을 크게 발전시켰다. 지난 시즌 불행한 가정사에도 이를 극복하고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과 한국시리즈에 놀라온 호투를 하며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팀과 끈끈한 교감을 보였다.

 

KT 새로운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

 


국내 투수진도 강하다. 지난 시즌 에이스 투수로 급부상한 고영표와 소형준, 배제성 선발 트리오가 건재하다. 150킬로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도 선발 투수진에 가세할 수 있다. 6선발 체제도 가능한 KT의 선발 마운드다. 

불펜진도 물 샐 틈이 없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는 영광까지 얻었던 마무리 김재윤을 중심으로 홀드왕 출신 주권과 지난 시즌 재 발견된 셋업맨 박시영,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기량을 회복한 이대은까지 필승 불펜진이 든든하다. 좌완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조현우와 심재민의 기량도 수준급이다. 롱맨 역할이 가능한 김민수도 지난 시즌보다 발전된 모습을 기대할만하다. 그 밖에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인 유망주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지난 시즌 KT는 시즌 내내 기복이 없는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고 우승으로 가는 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2022 시즌 KT는 그 마운드를 온전히 보존한 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마운드는 마운드에 특별한 변수가 없다는 건 큰 장점이다. 대부분 투수들이 검증되고 예측 가능한 투수들이다. 경쟁팀들이 마운드에 불안정 요소가 존재하는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 타선도 새로운 외국인 타자에 박병호가 더해졌다. 박병호가 그의 커리어 평균만 해준다면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외국인 타자 역시 타 구단 외국인 선수 정도 역할만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지난 시즌 KT는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짜임새 있는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력, 두꺼운 선수층으로 시즌을 견뎌냈다.

KT는 2022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더 강한 도전에 직면하겠지만, 수성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미 지난 시즌 KT는 선수들의 거듭된 부상 도미노와 시즌 막바지 투. 타의 내림세를 극복하며 우승에 할 경험도 축적했다. 이강철 감독과 이숭용 단장의 현장과 프런트의 조화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과감한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조화의 결과였다. KT는 지난해 제10구단의 마법 같은 우승에 이어 지속 가능한 강팀을 꿈꾸고 있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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