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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프로야구 일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시즌 후 열릴 FA 시장은 야구 팬들의 마음속에 관심사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후 FA 시장은 FA 취득 연한이 단축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양적으로 많은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특히, 포수는 각 구단의 주전 포수들 다수가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FA 시장에서 한상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포수 풍년이 될 가능성 크다. 

그 포수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이미 NC와 4년간 최대 125억 원에 FA 계약을 했던 양의지는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다. 3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들지만, 여전히 가장 주목받는 FA 포수다.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이 장점인 KIA 포수 박동원이 있고 두산에서 다수의 포스트시즌, 우승 경험까지 쌓은 베테랑 박세혁도 관심이 가는 자원이다. 여기에 LG 주전 포수 유강남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의 장점에 다수의 경기 경험까지 갖추고 있는 FA 후보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이지만, SSG의 주전 포수 이재원 역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포수 포지션에 약점이 있는 팀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강민호 이후 그를 대신할 확실한 포수를 육성하거나 영입하지 못한 롯데는 올 시즌 후 FA 시장에서 주전 포수 영입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 소속팀 역시 이들을 대신할 선수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아 시장가 상승이 기대된다.

하지만 예비 FA 포수들의 올 시즌 성적은 기대만큼은 아니다. 보통은 FA를 앞두면 없던 힘도 생기는 FA 로이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그들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무엇보다 예비 FA 포수들은 공격과 수비 능력을 겸비한 포수들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공격적인 면에서 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예비 FA 포수 양의지도 마찬가지였다. 양의지는 프로 통산 3할이 넘는 타율에 최근 수년간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달성한 NC의 중심 타자였다. 타격 능력과 균형을 이룬 수비 능력에 투수 리드, 뛰어난 리더십까지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가 양의지였다.

이에 NC는 두산의 레전드가 될 수 있었던 양의지를 파격적인 조건에 FA 영입했다. 영입 효과는 분명했다. 2019 시즌 NC는 그전 시즌 최하위의 기억을 지워내고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020 시즌에는 창단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양의지가 있었다. 양의지는 타선을 이끄는 중심 타자로 투수진에 안정감을 주는 포수로 최고의 활약을 했다.

2021 시즌 NC가 선수들의 일탈 행위로 홍역을 치르는 중에도 양의지는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2021 시즌 양의지는 30홈런에 111타점을 기록했고 수비 능력도 여전했다. 이런 활약을 2022시즌에도 이어간다면 또다시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보다 앞서 2021 시즌 후 3번째 FA 계약을 한 삼성의 주전 포수 강민호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양의지에게 긍정적이었다. 양의지는 꾸준한 활약과 함께 NC를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놓으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입증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22 시즌 양의지는 그전과 달랐다. 시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코로나 확진 등으로 시즌 준비에 차질이 있었고 시즌 시작도 원활하지 않았다. 컨디션을 완벽히 끌어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시작한 시즌은 부담이었다. 여기에 주전 못지 않은 역량을 가진 백업 포수 김태군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면서 양의지의 부담이 커졌다. 약해진 불펜진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김태군은 양의지가 필요할 때 언제든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는 방법으로 체력을 세이브하게 하도록 해준 존재였다. 

김태군이 떠난 후 양의지는 아직 기량 발전에 시간이 필요한 젊은 백업 포수들은 이끌며 더 많은 경기에 포수로 나서야 했다. 이런 변수와 변화가 겹친 탓인지 양의지는 4월 한 달 1할대 빈타에 허덕였다. 수비 역시 지난 시즌과 달리 약점을 노출했다. 일시적이라는 전망에도 양의지의 공. 수 슬럼프가 길어졌다. 팀 성적 역시 그의 부진과 맞물려 하위권으로 밀렸다.

5월 한 달 양의지는 월간 타율 3할을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름이 되면서 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2021 시즌의 파괴력 넘치는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그의 중요한 장점이 사라졌다. 약해진 백업 포수진 상황과 시즌 중간 감독대행 체제가 들어서는 등 부진한 팀 성적이 겹치면서 양의지는 컨디션을 완벽히 다시 만들 여유가 없었다.

한편에서는 1987년 생으로 3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는 양의지의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도 생겨났다. 마침 그의 비슷한 연배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올 시즌 급격히 내림세를 보인다는 점도 참고할 만한 상황이었다. 이는 올 시즌은 물론이고 향후 FA 시장에서 양의지의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8월 들어 양의지는 공격력이 되살아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8월 한 달 양의지는 5할이 넘는 타율에 8월 19일 기준 4개의 홈런과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최고의 타격 페이스다. 8월 타격 상승세로 양의지는 타율도 2할대 후반으로 회복했고 홈런 수 역시 14개로 2015 시즌 후 이어지고 있는 시즌 20홈런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의지의 반등과 함께 NC도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며 멀어지는 듯 보였던 5위 경쟁의 가능성을 되살리고 있다. NC는 최근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투. 타가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들의 하려 했던 야구가 뒤늦게 발현되는 모습이다. 양의지를 포함한 주전 선수들이 기량을 회복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양의지

 



양의지의 반등은 역시 클래스는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부진을 벗어나 시즌 후반기 반등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포수 FA 후보군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검증된 기량에 누구도 쌓지 못한 화려한 경력과 경험은 양의지만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NC는 양의지의 반등이 반갑지만, 올 시즌 후 양의지를 포함해 주전 내야수 박민우와 노진혁 등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 시즌 후 FA 시장에서 내부 FA 자격 선수 지키기가 한층 힘들어질 수도 있다. 모두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타 팀의 관심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양의지는 포수라는 프리미엄이 더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NC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시즌 전 NC는 프랜차이즈 거포 나성범을 FA 시장에서 떠나보냈지만, 박건우와 손아섭까지 리그 정상급 외야수를 보강해 전력 누수를 막았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NC였다.

시즌 중 성적 부진으로 우승 감독을 교체한 것도 팀에 주는 강한 메시지였다. 그럼에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NC였지만, 최근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양의지의 반등이 크게 작용했다. 마침 KIA의 후반기 발걸음이 무거워진 상황에서 NC가 조금씩 5위 추격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양의지가 있다.

2022 시즌 후반기 양의지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하고 팀 역시 극적인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는 올 시즌 순위 경쟁 뿐만 아니라 시즌 후 FA 시장의 흐름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양의지의 남은 8월 그리고 9월의 활약이 궁금하다. 


사진 : NC 다이노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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