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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속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 예선 H조 팀들의 전력 윤곽이 마침내 드러났다. 조 예선 1라운드 경기에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는 승점 1점을 나눠 가졌고 톱시드의 포르투갈은 승점 3점을 챙겼다. 포르투갈과 조 예선 1라운드 경기를 치른 가나는 만만치 않은 전력과 투지를 선보였지만, 패배와 함께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온 국민의 관심은 역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였다. 여러 사회적 이슈로 이전 월드컵만큼은 아니지만, 어렵게 거리 응원이 실시됐고 모처럼 많은 국민들이 월드컵 경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표팀은 그런 국민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고 우루과이와 접전 끝에 0 : 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전 전망에서 큰 열세가 예상됐던 대표팀으로서는 성공적인 결과였다. 항상 지적되던 수비가 안정적으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빌드업 축구의 중요한 요소인 패스 게임이 잘 이루어졌다.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경기 주도권을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골과 가까운 기회도 있었고 그에 상응하는 실점 위기도 있었다. 결국, 대한민국과 우루과이는 승리를 결정할 골 결정력이 나오지 않았고 무승부로 만족해야 했다. 

비록, 무승부였지만, 대표팀은 그동안의 우려를 일정 극복했고 논란이 있었던 이강인의 경기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조규성이 스트라이커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큰 부상으로 대회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손흥민이 여러 악조건에서 분전하며 큰 감동을 안겼다.

 

 

 



우루과이전 만 놓고 본다면 카타르 현지에 일찌감치 입국에 적응훈련과 조직력 강화에 주력했던 대표팀의 전력이 일정 적중한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빌드업 축구는 완성도를 더했고 상대팀에 대한 준비가 잘 됐다. 전. 후반 내내 페이스를 잘 조절하며 경기력의 기복도 줄였다. 이는 경기 마지막까지 대응한 흐름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전반전 초반 분위기는 대표팀이 주도했다. 양 팀 모두가 긴장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대표팀은 과감한 공격으로 우루과이를 공략했다. 대표팀은 주 공격수 황희찬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순간 스피드가 뛰어난 나상호를 우측면 공격수로 기용했다. 나상호는 빠른 스피드와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우루과이를 괴롭혔다.

대표팀은 나상호를 오른쪽, 손흥민을 주 포지션인 좌측면 공격수로 이재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황의조를 원톱 공격수로 내세워 공격을 주도하게 했다. 여기에 대표팀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과 황인범이 그 뒤를 받치고 김민재, 김영권, 김진수, 김문환으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김진수는 부상 회복 후 첫 대표팀 경기 출전이었고 김문환의 여러 우측 풀백 경쟁자들 중에 선택을 받은 출전이었다. 

대표팀은 골키퍼 김승규까지 가담하는 빌드업 축구를 기반으로 했지만, 수비 진영에서 롱 패스로 기습 공격을 순간순간 시도했다. 그동안 경기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공격 작업이었다. 이는 우루과이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대표팀은 그동안 상대의 강한 전진 압박에 빌드업이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우루과이는 압박 수비로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대표팀의 롱패스 시도에 전진 압박을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경기 초반 대표팀이 높은 공 점유율을 가지고 경기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팀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수비벽을 형성해 차단하고 빠른 공격을 시도했다.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는 손흥민이 완벽한 컨디션과 움직임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주변 선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도움으로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줬다.

 

 

 



여기에 그동안 잘 시도하지 않았고 그 위력이 없었던 좌.우 측면 돌파와 침투 패스를 시도하며 우루과이의 전진을 막았다. 한때 우루과이가 전진 압박을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빠른 패스로 이를 돌파하는 탈압박 능력도 보였다. 상대 압박에 당황해 실수를 연발하던 대표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런 빌드업 축구의 중심에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과 황인범이 있었다. 특히, 정우영은 엄청난 활동량으로 미드필더와 수비를 오가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패스 연결을 하며 공. 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동안 A 매치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던 그였지만, 그의 소속팀이 있는 카타르에서 그의 몸놀림이 매우 가벼웠다.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대표팀이 경기를 보다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정우영의 존재는 황인범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했고 이는 공격을 더 날카롭게 했다.

또한,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고 선발 출전한 우측 풀백 김문환과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우측 공격에 활력을 더했다. 그와 짝을 이룬 우측 공격수 나상호와의 호흡도 좋았다. 김문환의 돌파는 전반전 득점이나 다름없는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노마크 득점 기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 골은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경기를 통틀어 대표팀에게는 가장 득점과 가까운 순간이었다. 그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황의조는 최근 경기에서의 부진으로 인한 우려에도 활발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렇게 각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해내면서 대표팀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 플랜 A가 부상 등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기존 주전들을 대신한 선수들이 그 공백을 충실히 매웠다. 김민재와 김영권 두 센터백을 중심으로 한 수비도 미드필더의 활발한 움직임과 도움 속에 우루과이의 공격을 무난히 막았다. 

대표팀은 후반전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0분을 기점으로 대표팀의 기동력이 저하되는 모습이 있었다. 이에 우루과이는 공세를 강화했다. 대표팀은 세 명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동량이 많았던 이재성과 역시 많은 움직임으로 보였던 우측면 공격수 나상호,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경기장을 나갔다. 그들 자리에는 미드필더 손준호와 스트라이커 조규성까지 두 명의 K리그 선수들과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하는 이강인이 대신했다. 

 

 

 



이후 대표팀은 수비형 미드필더 황인범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위치를 변경하고 교체된 스트라이커 조규성, 이강인, 손흥민으로 공격진을 새롭게 했다.  특히, 이강인과 조규성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이강인은 빠른 패스와 드리블 돌파로 공격진에 활력을 더했다. 그동안 그의 기용을 놓고 있었던 논란을 잠재우는 경기력이었다. 조규성은 강한 몸싸움과 골 간수 능력, 과감한 슈팅으로 우루과이 골문을 위협했다. 이강인과 조규성의 호흡은 몇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이에 손흥민도 집중 견제를 벗어나 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긍정적 장면 속에 대표팀에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우루과이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과감한 중거리 슛과 세트피스로 대표팀을 압박했다. 전반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를 맞혔고 후반전에는 중거리 슛이 대표팀 골대를 강타했다. 대표팀에는 큰 행운이었다. 

후반전 중반 이후에는 수비의 중심 김민재의 부상으로 수비 진영이 흐트러지며 몇 차례 위험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고비를 잘 넘겼고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공격이 되살아나며 다시 경기 흐름을 가져오며 우루과이에 맞섰다. 경기 막바지 양 팀은 승리 의지보다 패배를 방지하는 방향으로 경기 운영의 방향을 변화했고 모험적인 시도를 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낮은 승리 가능성에도 패배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다음 경기 희망을 가지게 하는 결과였다. 내심 승리로 같은 조 최강 포르투갈전 부담을 덜어내려 했던 우루과이는 그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대표팀은 이 경기를 통해 벤투 감독 체제에서 4년을 만들어온 빌드업 축구가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이 A 매치에서 지금의 월드컵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한 것도 큰 성과다. 손흥민이 아직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고 황희찬이 부상으로 앞으로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진 점을 고려하면 후반전 활약한 이강인과 조규성이 경기 출전 시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벤투 감독은 축구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축구 스타일에 부합하지 않은 이강인의 활용을 꺼렸지만, 대회 준비 기간을 통해 그의 활용법을 찾은 모습이다. 추가로 조규성은 과감한 플레이와 함께 수려한 외모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골 기회에서 마무리와 몇 차례 흔들린 수비 등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표팀 보다 높은 랭킹의 상대와 대결이었다. 분명 잘 한 경기였고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날 포르투갈이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고 가나 역시 날카로운 공격이 돋보이는 만만치 않은 경기력이었다. 2차전 상대 가나는 1차전 패배로 대한민국과의 대결에서 승리가 절실하다. 대표팀 역시 16강 진출을 위해 가나전 승리가 필요하다. 우루과이전 이상의 치열함이 예상된다.

대표팀으로서는 우루과이 전과 같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우루과이전 도중 부상을 당한 수비 핵심 김민재의 상태와 아직은 몸싸움이 헤더가 조심스러운 손흥민의 몸 상태, 우루과이전 접전으로 크게 소진된 체력 회복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몇 가치 변수가 있지만, 대표팀은 우루과이전을 통해 우리의 축구를 잘하면 어떤 상대와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에 이어 아시아팀의 선전 흐름을 이어갔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이는 축구팬들의 국민들의 대표팀에 대한 우려를 일정 덜어내고 기대감을 높이는 결과이기도 했다.

과연 대표팀이 다시 높아진 그들에 대한 기대감을 원하는 결과로 만들 수 있을지, 예선 2라운드 가나전이 경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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