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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극적인 16강 진출의 성과를 낸 대표팀의 더 큰 꿈이 좌절됐다. 한국 시각 12월 6일 오전 4시에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16강전에서 대표팀은 분명한 전력 차를 보이며 1 : 4로 완패했다. 이 패배로 대표팀은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16강전 패배에 이어 12년 만의 16강전에서 또 한 번의 패배를 기록했다. 

한 마디로 역부족이었다. 브라질은 공. 수 할 것 없이 개인 기량이나 체력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압도했고 조직력은 조 예선보다 더 단단해져 나왔다.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났다. 조 예선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해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를 고루 활용한 브라질에 비해 16강 진출을 위해 예선 3경기에서 온 힘을 다한 대표팀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기량 차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움직임이 필요했지만, 그게 어려웠다. 여기에 초반 실점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대표팀은 이전 조 예선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4-4-2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손흥민과 조규성을 최전방 투톱으로 세우고 좌우 공격수로 황희찬, 이재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정우영, 황인범을 세웠다. 4백 수비는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재와 베테랑 김영권의 센터 백에 김진수, 김문환의 좌우 풀백이 나섰다. 

투톱 체제는 첫 시도였고 공격력이 뛰어난 황희찬, 이재성을 좌우 공격수로 세운 4명의 일자형 미드필더 진영도 처음이었다.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전술이었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에이스 손흥민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고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했고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적었던 황희찬과 이재성을 선발 출전시켜 공격을 주도하도록 했다. 두 선수는 좌. 우 측면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과 황인범을 도왔다. 

 

 

 



대표팀은 수비 시 2중 수비 블록을 형성해 브라질의 공간 침투를 막고 수비 안정을 꾀하려 했다. 지역을 막는 수비로 체력 부담도 덜 수 있었다. 그렇게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손흥민과 황희찬, 조규성 등을 중심으로 역습을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의 구상은 너무 쉽게 어긋났다. 

대표팀은 전반 6분여 만에 첫 실점을 했다. 상대 측면 돌파 후 파고드는 선수를 잡지 못했다. 지역을 막는 수비벽을 구축했지만, 브라질은 빠른 템포의 돌파와 패스, 좌우 측면을 활용하는 다양한 공격 루트로 대표팀을 흔들었다. 대표님 수비벽은 금세 균열이 발생했고 실점과 연결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다음 실점이 너무 이른 시간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대표팀은 실점 후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나서며 흐름을 다시 가져오려 했지만,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문전 혼전 중 공을 걷어내던 정우영이 공에 달려진 브라질 선수를 차는 동작이 나왔고 주심은 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공을 차기 위한 동작이었고 오히려 브라질 선수가 위험하게 달려든 모습이었지만, 판정을 변함이 없었다. 그 페널티킥을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가 넣으면서 경기는 브라질의 2 : 0, 확실한 리드로 변했다. 

이후 대표팀 선수들의 플레이가 급격히 위축됐다. 대표팀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돌파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브라질은 능수능난한 패스로 이를 돌파했고 대표팀의 문전을 계속 위협했다. 떨어진 체력에 초반 거듭된 실점, 브라질의 우세한 기량에 대표팀 선수들인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하는 플레이를 했다. 위축된 심리는 움직임까지 둔화시켰다. 황희찬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고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많은 움직임으로 공격에 돌파구를 열려 했지만, 브라질의 골문은 여리지 않았다. 황희찬과 손흥민 등의 득점 기회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 사이 브라질은 순간 속도를 높이는 빠른 공격으로 세 번째 골과 네 번째 골을 연달아 넣으며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첫 번째 실점 장면과 비슷하게 좌. 우 측면을 흔들며 대표팀 수비벽을 허물과 빠른 침투를 이용한 득점이었다. 대표팀은 거듭 상대 공을 가지지 않은 브라질 선수를 놓치며 위기를 맞이했고 브라질은 높은 골 결정력 대표팀 골문을 열었다. 상대 공격 전술에 나름 대비했지만, 브라질 선수들의 기량은 뛰어났고 상대 속도를 잡기에는 체력적으로 버거운 대표팀이었다.

 

 

 



그렇게 전반전을 0 : 4로 밀린 대표팀은 그대로 자포자기할 수 있었지만, 후반전 그동안 경기에 많이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을 교체 출전시키며 부족한 기동력을 보충하고 경기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예선 3경기에서 엄청난 활동량으로 대표팀의 미드필더진을 책임졌지만, 기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정우영과 황인범, 수비형 미드필더 콤비는 K 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손준호와 백승호가 대신했다. 후반 조커로 큰 활약을 했던 이강인은 우측면 공격수 이재성을 대신했다. 

좌측면 풀백으로 많은 활동량을 보였던 김진수는 베테랑 홍철로 대신했다. 공. 수를 가리지 않고 헌신적일 플레이를 하며 조 예선 2골을 넣었던 조규성의 자리는 황의조가 대신했다. 새롭게 들어간 선수들이 활발히 움직이면서 대표팀은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물론, 이미 승리를 거의 확정한 브라질이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면도 있었지만, 대표팀은 전반전보다는 보다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빈도도 늘었고 공격에서 좋은 장면을 수차례 만들었다.

이런 대표팀에서 기다리 전 만회골이 나왔다. 이강인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를 맞고 흘러나왔고 그 공을 교체 출전한 백승호가 멋진 중거리 슛으로 골과 연결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손꼽을 수 있는 멋진 슛이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첫 출전한 백승호로서는 월드컵 데뷔 경기에서 기억에 남을 장면을 만들었다. 이후 대표팀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섰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시간은 흘러 결국, 대표팀은 1 : 4 패배로 그들의 월드컵 16강전을 마무리했다.

분명 큰 기량 차가 존재했고 그 기량 차를 메울 수 있는 기동력은 조 예전 접전으로 그 에너지가 크게 소진됐다. 벤투 감독은 최적의 조합과 전술로 나섰지만, 브라질은 세계 랭킹 1위 다웠다. 월드컵을 앞둔 국내 평가전에서 대표팀에 1 : 5 패배를 안긴 브라질은 더 강해져 있었다. 대표팀 역시 조 예선에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달라진 경기력으로 맞섰지만, 넘지 못한 거대한 벽이 대표팀을 가로막았다. 

 

 

 



비록 16강전에서 크게 패했지만, 대표팀은 조 예선 최하위 후보라는 평가를 뒤집고 같은 조의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했고 기적 같은 16강 진출을 일궈내며 국민들을 열광하게 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좀처럼 오르지 않는 경기력과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 악재가 겹쳤지만, 벤투 감독을 중심으로 대표팀은 조용히 팀을 강하게 만들었고 큰 반전을 이뤄냈다. 특히, 예선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전 극적인 승리와 이어진 16강 진출의 장면은 우리 월드컵사에 남을 일이었다.

이런 16강 진출의 성과와 함께 대표팀은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의 등장이라는 성과도 있었다. 그동안 성인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강인이 충분히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대표팀 주력 선수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젊은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우리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2골을 넣으며 황의조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멋진 골을 넣은 백승호도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월드컵 해외 유럽 리그에서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리그 활약으로 주목받고 이강인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커질 전망이고 다음 시즌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이 유력하다. 2골을 넣은 젊은 스트라이커 조규성 역시 유럽 리그 진출이 유력해 보인다.

이 밖에 좌우 풀백으로 큰 활약을 했던 김문환과 김진수, 이미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인범과 이재성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 있다. 그 밖에 인상적인 활약을 한 K 리그 선수들도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건 궁극적으로 대표팀의 전력 강화로 일어질 수 있다. 

이렇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현재와 미래를 가능성을 모두 잡으며 성공적인 월드컵을 보냈다. 16강전 아쉬움이 있었지만, 상대팀이 워낙 강했다. 브라질전 패배는 여전히 우리 축구가 세계 상위 레벨과는 수준차가 있음을 확인하는 결과였다. 이는 이번 월드컵 16강이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아시아 축구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는 대한민국과 호주, 일본까지 역대 월드컵을 포함해 가장 많은 3개 팀이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 3팀 모두 기존 강자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호주는 아르헨티나에 패했고 가장 승리 가능성이 높았던 일본은 지난 월드컵 준우승 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경기를 주도했지만, 후반전 동점골을 허용하고 연장 접전 후 승부차기에서 3명의 키커가 실축을 하는 아쉬움 속에 8강 진출이 좌절됐다. 대표팀 역시 브라질을 넘기에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팀들은 큰 이변을 일으켰지만, 유럽과 남미로 대표되는 기존 세계 축구 질서를 깨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지속 가능한 강 팀이 되기 위한 또 다른 4년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제 대표팀은 4년 넘게 동행한 벤투 감독 체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벤투 감독은 재계약을 제안을 거절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을 밝혔다. 앞으로 다음 월드컵을 위한 새로운 감독 선임과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감독은 기존 대표팀에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 선수층을 두껍게 할 필요가 있다. 30대를 넘긴 선수들을 대신할 새로운 얼굴들이 스쿼드 곳곳에 등장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은 4년 내내 큰 스쿼드 변화 없이 빌드업 축구를 위한 조직력을 다져왔고 성과도 만들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버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풀 타임을 소화하면서 빡빡한 일정에 체력 부담이 가중됐다. 대표팀의 다음 월드컵에서 더 높은 곳으로 향하려 한다면 가용 선수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선수를 찾고 기회를 제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감독에게 당장의 성적을 강요하기보다는 벤투 감독 체제와 같이 4년이라는 긴 안목을 가지고 팀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런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감독 선임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벌써부터 새로운 감독 선임과 관련해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 후보들은 이미 실패의 기억이 있는 감독들이고 대표적인 창조적 변화를 이끌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외국인 감독, 국내 감독이 되었던 새로운 감독은 최근 축구 흐름에 능통하고 선수들의 신망을 얻는 리더십을 두로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 기존 체제의 연속성을 고려한다면 벤투 감독과 함께 한 코치진 중 한 명을 선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새로운 감독 선임은 새로운 4년을 설계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조금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의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큰 감동을 안겨준 대표팀 선수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대표팀은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러 복잡한 국. 내외 문제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큰 위로를 준 대표팀의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국민에서 선사한 4경기는 국민들에게는 큰 선물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은 충분히 잘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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